고삐 풀린 뇌 - 우리의 자유의지를 배반하는 쾌감회로의 진실
데이비드 J. 린든 지음, 김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단단한 뼈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 내부는 잔뜩 주름져 있어 좀처럼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 뇌!
뇌에 대한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신기하고 무궁무진한 것 같다.
그중 이 책이 다룬 부분은 뇌의 쾌감회로에 관한 부분이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은 ‘쾌락’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도박, 섹스, 약물, 사회에서 금지된 것들을 연상시킬 것이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이 있었으니, 우리가 선하다고 여기는 많은 행동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예를 들면 운동, 명상이나 기도 등이 있는데, 이런 것들도 똑같이 쾌감회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고삐 풀린 뇌』
개인은 자신의 뇌니까 얼마든지 통제 가능하다고 여기겠지만, 제목은 이미 그렇지 않음을 예시한다.
인간의 욕망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린든 교수의 흥미로운 뇌 이야기!
시작은 쾌감회로를 신경 해부학적으로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책은 우리의 뇌가 얼마나 많은 과정을 끊임없이 처리해내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복잡한 생화학적인 설명이 조금 낯설기도 하지만, 풍부한 삽화와 사진이 있어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다.
대신 이론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실험과 여러 가지 일화가 있어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우리는 중독을 나쁜 것으로 보고 무엇에 중독된 사람을 의지가 약한, 문제 있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유명한 예술가, 과학자, 지도자 중에도 약물중독자들이 많았다는 점!
샤를 보들레르, 지그문트 프로이트, 알렉산더 대왕 등 많은 인물이 약물이나 알코올에 중독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의 열쇠는 바로 뇌 속의 [쾌감회로]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섹스, 도박, 약물, 마약, 운동, 명상, 기부 등.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바로 3장 ‘음식’에 관한 내용이다.
음식 역시 쾌감회로를 활성화 시킨다.
배고프지 않아도 기름지고 단 음식은 충분히 유혹적이다. 특히 늦은 밤에는 먹느냐 마느냐 깊은 고민마저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 음식을 한입 가득 먹었을 때의 그 행복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문제는 체중을 걱정하면서도 넘치는 식욕 때문에 많이 먹게 되고, 먹고 나서는 늘 후회하게 된다는 점.

 


우리 문화에는 식사 행동은 기본적으로 의식적이고 자발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이 깊이 박혀 있다. 또한 우리는 인간이 모든 일에서 자유의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의지만으로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저 뚱뚱한 남자는 왜 적게 먹고 더 많이 운동하지 못하는 걸까?
의지력이 부족한 거야, 안 그래?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섭식 항상성 조절
회로들은 살을 뺀 상태를 유지하는 일을 아주 어렵게 만든다. (p.101)

 


부디, 스스로 강력하게 그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음식을 보고 음식을 안 먹겠다가 아니라(이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오래가지 못한다.),
아예 오렉신 분비를 억제하고 CRH(코르티코트로핀 분비 호르몬)를 촉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만 된다면 허기를 차단하고 포만감 느낄 테니 음식에 대한 탐닉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불가능하고 엉뚱한 상상이란 걸 안다.
그래도 그냥 이렇게나마 나의 고삐 풀린 뇌를 잡아보는 시늉이라도 하며 잠시 만족감을 느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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