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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 만들어진 낙원
레이철 콘 지음, 황소연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매혹적이고 환상적인 기분에 빠져든다.
아이오 바다의 연보랏빛 물결.
달콤한 최상의 공기.
멋진 장관이 가득한 최적의 지상낙원 ‘드메인’의 묘사는 그야말로 꿈꾸는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것이 최첨단인 미래 세상에서 복제인간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드메인은 클론을 일꾼들로 쓰고 있는 곳이었고, 돈만 있다면 얼마든지 클론을 구매할 수도 있었다.
오른쪽 관자놀이에는 연보랏빛 백합, 왼쪽엔 파란색 참제비고깔의 문신.
아름다운 외모와 모델급 몸매를 가진 10대 클론 ‘엘리지아’는 시험판, 일명 베타다.
구매자는 총독의 아내 브래턴 부인. 그녀는 엘리지아에게 자신을 어머니라 부르라고 한다.
어찌 보면 브래턴 가족의 일원인 것처럼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그녀의 역할은 말동무다.
그리고 마치 물건을 자랑하듯 남들에게 내보일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10대 베타의 최초의 소유주! 거기다 엘리지아는 뛰어난 외모를 지닌 클론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주도권을 내가 갖는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내가
베키를 위해 뭘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지금은? 앞으로는?
내가 내 운명의 하인이 아니라 주역이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p.188)
인간들과 함께하면서 점점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는 엘리지아.
그녀는 다른 클론들과 달랐다.
미각이 있어 다른 음식을 먹고 맛있다는 기쁨을 느낄 줄 알았고,
미움. 분노. 배신 같은 감정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조의 기억이 있으며 진심으로 자유를 갈망하기도 했다.
물론 이것은 인간에게 들켜서 안 되는 비밀이다.
인간들이 눈치를 챈다면 그녀의 안전은 보장받을 수 없다.
이 책에서 클론은 어디까지나 인간들의 노예이자 소유물이었다.
각자 역할에 따라 할 일이 있고 인간에게 봉사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다.
또한, 그 역할을 벗어나면 안 되고, 배우고 달라지고 성장하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디펙트’로 취급받아 폐기되어야 한다.
드메인에서 인간들은 클론이 감정을 느낄 수 없고 맛도 느낄 수 없다고 말한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게 당연한 듯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그렇게 정한 것 자체가 오만과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부리는 자들은 그랬으면 했을 것이다. 그래야 위에 선 자가 되니 말이다.
하지만 뭔가를 느끼는 것은 영혼의 유무와는 상관없지 않을까.
그들은 기계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지 않던가. 심장도 있고 두뇌도 있다.
마땅히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정이 생길 수 있고, 무언가를 욕망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그것이 오류고 결함이라고 말하는 것.
그건 거짓말과 세뇌일 뿐이다.
어쩌면 클론이 디펙트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디펙트든
아니든 그것은 우리가 살아 숨 쉬고 느끼는 생물체로서 존재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을 것이다. (p.242)
엘리지아는 타힐을 좋아한다.
10대 베타는 반항기가 오면 성인이 되기 전에 자동으로 죽게 된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시조의 기억 속에서 보았던 남자와의 만남.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즈라하가 눈앞에 나타나게 되는데……
흥미진진한 전개에 눈을 떼지 못했다.
예상치 못했던 만남과 진실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만큼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나 궁금하다.
영화화 결정!
스크린에서는 어떻게 재현될지 기다려지고 기대되는 소설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