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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
데이비드 디살보 지음, 이은진 옮김 / 모멘텀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자신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결정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
더군다나 내가 아니라 나의 뇌가 했다는 것을 알면 조금 당황스러울지 모르겠다.
나름대로 열심히 고민하고 비교하면서 합리적, 이성적 선택을 한 것 같은데 실은 그게 아니고 단지 그렇게 했다고 착각에 빠져 있었을 뿐이라니!
물론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뇌와 나 자신은 따로인 것 같아 당황스러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뇌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책을 읽다 보면 ‘편향(偏向)’이라는 단어를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편향은 ‘한쪽으로 치우침’이라는 뜻이 있다.
그만큼 뇌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편향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선택적 편향’이 있는데 이것은 특정 부분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차단, 무시함으로써 자신 좋을 대로 상황을 해석해버리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확증 편향’은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자신이 믿는 것만이 힘이고 진리가 되는 셈이다.
그 외에도 우리의 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방어적, 보수적이며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한다.
불안한 것을 싫어하며 늘 덜 위험한 것, 덜 힘든 것을 선택한다.
언제나 안정성과 일관성이 최우선이고 편안한 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슨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는 이유를 찾아내고자 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뇌 입장에선 ‘답이 없을 수 있다’는 결코 바른 답이 아니다.
답이 없다면 만들어 내야 할 정도다.
그래야 납득하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 책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뇌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왠지 뇌는 각종 편향으로 똘똘 뭉친 것만 보더라도 사람으로 치자면 자신만 아는 고집쟁이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도 외부의 영향을 잘 받고 잘 속으며, 함정과 오류에 잘 빠지기까지 하니 여기에 허술함, 빈틈투성이라는 사항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이러한 것들이 나쁘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때론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뇌의 이런 부분들이 인간이 오랫동안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존하고 번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좀 더 행복한 뇌를 만드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과신하지 말고 자신의 기억이 틀릴 수도 있음을 염두 해둬야겠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 ‘의미, 밖에서 찾지 말고 스스로 만들어라’는 말과 ‘알았다면, 이제 행동하라’는 작가의 당부가 인상 깊었다.
그렇다. 뇌가 어떻게 생각하든 결국 어떻게 행동할지는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행복한 뇌의 완고한 성향과 씨름하다 보면 때로 좌절감이 몰려오고, 진이 빠지고,
심지어 화가 나기도 한다. 그 순간에는 이해관계가 분명하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
쳐도, 생각과 행동이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가 종종
있다. …(중략)… 그러나 최종 결정은 여전히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의미를 만드는
존재다. 지구상의 다른 어떤 피조물보다 발달한 뇌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p.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