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로이트, 인생에 답하다 - 정신분석으로 정직하게 나를 들여다보기
이병욱 지음 / 소울메이트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가끔 삶이 무엇일까 떠올려보면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힘든 일이 있으면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기분을 풀어나가려 애쓰는 사람들.
술, 사람들과의 수다, 노래방, 폭식 등.
때론 자기 합리화로 현실에서 도피하거나 그래도 풀리지 않으면 꾹 참는 것을 택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시간이 약이라고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그러나 모든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정말 자신의 마음을 상처 입혔던 일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괜찮아지지 않는다.
조금만 떠올려도 마치 날카로운 칼이 마음을 난도질하는 것처럼 고통에 휩싸이는 것이다.
중요한 건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납득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기 위해선 힘들더라도 문제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정확히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래야 아픔을 회복하는 탄성력을 가지게 되고, 다시 고난이 닥치더라도 잘 대처하는 힘,
일어서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통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갖게 되는 물음표,
혼란, 갈등에 대한 이유와 의미를 밝혀주고 있다.
현실은 동화가 아니라 직시해야 하는 실제 삶이라는 것.
그만큼 프로이트의 시선은 단호하다.
그는 ‘이드id’와 ‘초자아superego’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며 무의식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개인을 괴롭게 하는 일상에서의 문제와 의존, 독립, 외로움, 애정, 사랑, 미움, 분노, 열등감, 절망, 슬픔 등 감정문제를 다루며 그것에 대해 이해하게끔 도와주고 있었다.
더불어 인간은 심리적으로나 인격적으로 완전하지 않다는 것도 강조한다.
그러니 서로가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에게 지나친 기대나 요구보다는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야 한다고 말이다.
책을 읽고 나니 문득 이 책을 쓴 저자가 우리나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라서 고맙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프로이트’라고 하면 정신분석의 창시자이자 인간의 발달 과정을 성(性)에 근거해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성기기로 구분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아마도 이 책이 단순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만을 다루거나 외국서적을 번역한 책이었다면 문화와 사고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 이유와 의미를 밝혀주는 것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인의 삶과 밀접한 심리갈등을 세밀하게 파고들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접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실체에 대해 탐색하는 시간이 더욱 배가(倍加)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버티고, 난관을 헤쳐나가고, 삶을 살아가도록 우리를 응원하는 책.
강한 자아를 가지기 위해선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언제나 절망의 다른 한 곳에는 희망이 있다. 사람이 깊은 절망에 빠지면
시력과 청력도 함께 잃는다.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이 다 캄캄 절벽이다.
인간의 감정은 그렇게 우리의 모든 감각과 생각까지도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한 힘을 행사한다. 그럴수록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여 자
신과 세상을 응시하고 들어야 한다. 영원히 지속되는 고통이나 절망은 존
재하지 않는다. (p.131)
우리의 삶이 비록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해서 없는 각본을 굳이 찾아 나설
필요까지는 없다. 지금까지 내가 비밀리에 써온 마음속의 일기장을 다시 들추고
조용히 음미하다보면 뭔가 짚이는 게 생기고 정리도 된다. 그러다보면 앞으로 내
가 나갈 방향과 목표가 더욱 분명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길에는 편리한 길도
있고 불편한 길도 있다. 아무리 표지판 하나 없는 불편한 길이라 하더라도 내 마
음의 표지판만 분명하다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p.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