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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로드 - 영혼을 치유하는 한국의 명품길 ㅣ 소울 시리즈 Soul Series 2
맹한승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소울로드』.
열두 명의 걷기 여행자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들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읽는 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영혼을 채우는 시간이라는 것을.
사진 가득 자연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그곳에 달려가고 싶어진다.
그리고 사진만큼이나 더욱 특별했던 것이 있으니 바로 여정을 담은 여행자들의 글 솜씨!!!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그들이 걷는 길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풍광에 취하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 담긴
사람들의 숨결이 정기를 만들기 때문에 자연의 기를 충전해 오는 에너지
넘치는 여정이다. (p.20/춘천 봄내길/신용자)
길이란 그런 것이다.
유명하고 이름난 곳이 아니더라도 굳이 상관없는 것.
자동차 소리, 공사 소리, 작은 기계 소음들을 벗어나는 것으로도 마음은 어느새 평온해진다.
길을 걷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해지는 것이다.
푹신하고 부드러운 흙을 밟는 느낌,
햇빛에 따라 반짝이는 나뭇잎들, 곳곳에 보이는 야생화들,
새소리, 바람 소리,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청량한 숲과 나무 냄새 등등.
발에 닿는 것,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그리고 코끝에 스쳐 가는 모든 것들이 특별하기만 하다.
누군가에게는 엄마의 품처럼 느껴지고 누군가에게는 그리운 임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길.
개인적으로는 책에서 소개된 길 중에서 ‘외씨버선길’ 봉화 춘양면 코스를 걸어보고 싶다.
사과꽃 향기, 솔 향기가 나는 길인데다가 마을길, 강변길, 완만한 숲길로 이뤄져 있다고 하니
큰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으리라 본다.
‘안면도 노을길’도 빼놓을 수 없다.
해가 저물며 하늘과 바다가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은 아마도 보석 같은 풍경이리라.
사진과 글도 좋지만,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책을 읽으니 길은 숲이나 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배웠다.
연못이나 호수, 바다, 갯벌은 물론 사찰, 간이역, 섬으로도 길이 이어진다.
문득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게 다가온다.
그렇다. 걸을 수 있어 참 다행이다.
나만의 걷기 여행을 꿈꿔 보며 남은 책장을 넘겨본다.
걷는다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여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기 실존의 느낌, 행복한 감정을 찾는다. 북한산 언저리를 따라 걷는
둘레길은 거친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숨쉬며 내 몸의 감각을 곧추세우며
즐기는 완상(玩賞)의 즐거움이다. 목표를 정복하는 지향점의 성취감보다는
과정을 음미하는 일상성의 만족감이다. (p.150/북한산 둘레길/맹한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