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고 그림으로 기억하다

마음으로 읽고 그림으로 기억하다 - 일러스트레이터 김지혁이 그림으로 그려낸 30권의 책
김지혁 글.그림 / 인디고(글담) / 2012년 4월

『마음으로 읽고 그림으로 기억하다』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도 이렇게 책을 기억할 수 있구나 하는 신선한 깨달음을 준 책.
무엇보다 일러스트레이터 김지혁님만의 개성 가득한 그림들을 가득 구경할 수 있는 책이라 매우 좋았다.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을 보며 부럽다고 여기는 것들이 몇몇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그림을 잘 그리는 능력이다.
붓끝으로 펼쳐지는 색채의 조화에 언제나 감탄하고는 한다.
사실 그들은 마법사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의문을 품으며 말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편하고 자유로운 기분을 전해준다.
작가가 책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읽은 느낌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누가 뭐라 해도 김지혁님만의 감성 가득한 일러스트가 아닐까 싶다.
책이 지닌 분위기 또는 책 속의 한 장면이 너무나 멋지게 표현되어 있다.
알고 있는 책은 너무나 반가운 기분, 몰랐던 책은 어떤 내용일까 읽어 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일러스트들이다.
만약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묻는다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꼽고 싶다.
별이 쏟아지는 사막에서 비행기 조종사와 어린왕자가 만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신비하고 환상적이었던 것이다.
아멜리 노통브의 『오후 네 시』도 기억에 남는다.
흰 눈을 밟는 소리가 자박자박 들려올 것만 같은 일러스트는 겨울의 계절감을 너무나 잘 살린 것 같다.
반면 장 자끄 쌍뻬의 『프랑스 스케치』의 경우는 작가의 말 때문에 더욱 궁금해지는 책이다.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저자와 책 제목을 추가해보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벌써 기대하는 자신을 발견해본다.

처음 접한 이후로 지금까지도 질리지 않고, 볼 때마다 새로운 무언가에
감동하며 한 장 한 장 소중히 넘기게 하는 작가가 몇 명 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장 자끄 상뻬입니다.
그가 표현하는 공간이나 연출, 포근함은 제가 가장 감동하고 존경하는
부분입니다. 더불어 음악을 그림으로 가장 완벽하게 표현하는 일러스트레이터라고
생각합니다. (p.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