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똑똑한 세상을 만드는 미래 아이디어 80
지니 그레이엄 스콧 지음, 신동숙 옮김 / 미래의창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영화나 책의 장르 중 공상과학·판타지는 매력적인 분야가 아닐 수 없다.
화면 안에서 보여주는 세계는 왠지 미래에는 정말 그러할 것만 같은 신기한 것들로 가득
하다. 때로는 미처 상상하지도 못했던 물건들과 상황설정들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혼을 쏙 빼놓기도 한다. 과연 다가오는 세상은 지금과 달리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게 될까?
『미래 아이디어 80』은 최근의 과학적 성과들과 트렌드를 분석해 그 결과 개인과 사회에
 어떤 삶의 변화가 생길지 예측해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가 뽑은 80가지의 아이디어는 짧은 문장이지만 누구든 토론하고 창의력을 펼쳐 이야기
를 나눠볼 수 있는 강력한 화두라 생각한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연구
들이 그 근거가 되어주고 있다는 점 역시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
특히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 몇몇 아이디어들이 있었는데 그 중 <DNA로 문학하기>는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아이디어였다. 
 

문학이 유전자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 바로 그것이 캐나다 시인 크리스천 복이
시도한 일이다. IT전문지 <와이어트>에 따르면 크리스천 복은 자신이 쓴 시
한 편을 기호화하여 디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 박테리아의 DNA에 주입하는
과정을 계획하고 있다. (p.62)


DNA로 문학을 한다는 것은 DNA로 저장 매체의 수단인 종이나 기계부품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말도 될 것이다. 식물이나 동물이 살아 움직이는 문학작품이 될 수 있으며, 동·식물
에 관한 유전자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그 이후엔 새로운 문학작품이 창조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편 <외과 의사가 사라진다>의 아이디어에서 저자는 3D CT와 로봇수술을 이야기한다.
물론 사람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할 것이고 수술 과정에서도 사람이 할 법한 흔한 실수는
없을 것이라 말하는 장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외과 의사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의견이다. 해커에 의한 기계적 오류를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저자 역시
문제점을 꼽고 있지만 굳이 그 뿐만은 아니다.
사람의 몸은 기계가 아니다. 아픈 부분이 동시 다발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며 수술 중
응급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판단하는 것은 사고(思考) 가능한 노련한 실력의 외과의가
더 나을 것이다. 그리고 사건 사고(事故)는 어디에서든 발생한다. 로봇이 현장으로 갈 수
없을지도 모르며 반대로 환자를 다른 곳으로 이송할 수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아직도 섭렵하지 못한 많은 질병들, 희귀병에 대한 연구는 사람에 의해서만 가능하
다고 생각한다. 실험은 정확하게 조건을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생각의 전환, 우연에 의해서도 발현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랜만에 책과 소통하는 기분이 들게 해주었다.
주는 내용에만 만족하지 않고 공감과 이의를 제기하며 나름대로 끊임없이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80가지나 되는 아이디어 중에는 이미 자신이 떠올려봤던 것들도 있을 것이고 의외의
독특한 것들도 있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그 무엇이든 재미있으며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누군가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소재가 필요하다면 『미래 아이디어
80』의 소제목들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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