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고양이는 없다 - 어쩌다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 3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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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아름다운 색감 속에 고양이가 선명하게 자리잡는다.
가을의 바스락거리는 낙엽, 겨울의 하얀 눈, 봄의 꽃다지 밭, 여름의 녹음 사이사이.
시골의 자연과 사람들이 사는 마을 곳곳에 그렇게 고양이들은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경계를 하면서도 이내 귀를 쫑긋 세우며 호기심을 담아 눈을 맞춰온다.
“안녕하세요.”하고 정말 고양이가 눈으로 인사를 해 오는 기분.
이 책의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마치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담긴 일상과 다양한 표정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고양이들에겐 집 주변, 세상 모든 곳이 놀이터다.
길가에 누워 발라당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저희들끼리 화분 사이를 놀이터 삼아 뛰어 다니기도 한다.
장독대와 마당의 나무는 멋진 캣타워가 된다.
하나같이 특징이 있던 고양이들.
그 중 파란 대문 집 앞의 ‘달타냥’이란 고양이를 떠올려본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에겐 달타냥이 유일한 생구(生口, 옛날 사람들은 소나 오래된 개 등을
식구로 여겨 생구라 불렀다)이고, 자식이나 다름없다. 달타냥도 그것을 모를 리 없다.
녀석은 할머니가 마실 이라도 가면 대문 앞에 나와서 하염없이 할머니를 기다리곤 했다. p.37



달타냥은 왠지 고양이 같은 고양이라기보다는 사람 같은 고양이였다.
놀다 가라고, 사료 없냐고, 좀 만져달라고 으냐앙~거렸던 고양이.
할머니 따라 마실을 다니는 사진은 얼마나 따뜻하고 흐뭇했는지 모른다.
등에 고래 무늬가 있어 ‘고래’라 불리는 고양이도 잊을 수 없다.
고래는 두 번의 사산을 겪으며 우울증이 걸렸던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나무에서 떨어질 것 같은 자세로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린 꼬맹이라든가
똥강아지 괴롭힘을 당하는 삼월이 이야기도 새록새록 눈에 밟힌다.
물론 시골이라 해서 고양이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사는 것만은 아니다.
텃밭을 파헤친다며 고양이 밥 주지 말라는 이웃 할머니도 계시고 쥐약을 놓는 어르신도 계신다.
그로인해 고양이별로 떠날 수밖에 없던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나쁜 고양이는 없다』라는 것을.
추운 겨울이 다가온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언제나 봄과 같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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