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 박병철의 캘리그라피 마음이야기 우드앤북 단상집 3
박병철 지음 / 우드앤북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페이지 사이사이로 작가의 아름다운 글씨들이 유려하게 헤엄친다.
호수에 꽃잎 떨어지듯 마음에 내려앉는 솔직 담백한 문장들.
사람 마음에 감동을 주는 건 화려하고 긴 미사여구가 아니라
짧더라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표현된 문장임을 다시 한 번 알게 된다.
박병철님의 캘리그라피 속에서는 계절이 순환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며 다양한 색감과 그림들, 글씨들이 꽃처럼 피고 진다.
한 글자, 한 글자 저마다의 모양과 획을 가지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마음에 싹을 틔울 수 있도록 생명을 품고 있는 듯하다.


사람을 대할 때는 자연스럽게
자연을 대할 때도 '자연스럽게' (p.26)



자연스럽다는 게 무엇이더라.
사람이라는 것, 사람이 품는 마음이라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 문득 자신에게 되물어본다.
다 알고 있었다며 눈을 닫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그러한 때도 있었다. 물질적인 것, 인위적인 것에 익숙해져
행복마저도 어디에선가 오는 것, 주어지는 것으로 여겼던 때.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작가가 전해주는 것처럼 하늘, 바람, 꽃과 같은 일상의 풍경이 소소하지만 가득 차오르는 행복감을 준다는 걸 알고 있다.
매일 매일이 반복되는 일상으로 별다를 게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침을 맞이하고
오늘을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하는 것을 말이다.


새날

새날이 별게인가
매일 매일이 새날이지
해지고 달뜨니 내일이고
꽃피고 새우니 봄이지 않은가
내가 살아있고 네가 웃고 있으니
오늘이 새날이지 (p.148)


책을 읽으니 나도 누군가에게 마음 담은 글씨를 써주고 싶다.
눈에 밟힌 글귀들도 좋겠고 진심 담은 안부 인사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박병철님의 글처럼 술이 아니라 ‘대화’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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