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 윤대녕 산문집
윤대녕 지음 / 푸르메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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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일이다.
분명 잉크 냄새, 종이 냄새 나는 책이건만
마음 깊숙하게 들어오는 그것은 바로 사람 향기이니 말이다.
윤대녕님의 산문집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은 바로 그런 책이다.


글자 들이 모여 이루어진 작가의 생각들은
마치 따뜻하고 편안한 햇살처럼 피부에 스며드는 설렘이었다.


누군가 외롭고 괴로울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어두운 이마에
다시 빛을 밝혀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인생이란 그 얼마나 슬프고 거룩한가.
어쩌면 우리는 꺼지기 쉬운 등불을
하나씩 손에 들고 비바람 속을 급히 지나가는
밤의 낯선 손님들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세상의 끝에 닿을 때까지
그 빛을 꺼뜨리지 말 일이다. 15p



작가는 빛의 기억들에 대해 얘기하며
그간 빛이 되어준 사람들의 고마움을 떠올려 본다 말한다.
그래서일까. 주변 인연들에 관한 에피소드며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약수터 옆에 서있는 참나무에 박힌 녹슨 못을 빼내며
나무와도 인연을 맺는 작가.
편지나 엽서로 친구에게 소식을 전하며 아날로그식으로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는 작가.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과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바다, 하늘, 여름과 겨울 등 자연을 통해 삶의 순간들을
써내려간 그의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공감하고 이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단순히 그 시간 때에 있었던 사건 나열이 아닌
생각과 마음을 담은 문장들이었기에 산문집을 읽는
즐거움과 기쁨이 컸을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책을 읽는 내내 조금이지만 그 곁에서나마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매순간 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좀 더 탄력 있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나 역시도 다른 누군가에게 빛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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