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 웃기는 의사 히르슈하우젠의 도파민처럼 짜릿한 행복 처방전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박규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교 소풍에서 가장 즐거웠던 추억 중에 하나는 바로 보물찾기였다.
상품이 적힌 종이를 찾아내는 설렘, 그리고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이란
지금도 미소를 짓게 하기에 충분하다.
행복.
내 식대로 풀이하자면 그것은 일상에서의 보물찾기라 말할 수 있다.
 
빵집 앞을 지나칠 때 갓구운 빵 냄새가 가득 풍겨올 때의 행복함.
맑은 날씨 속에서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을 보았을 때의 행복함.
아름다운 음악 소리에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행복함.
달콤한 초콜릿 한 조각에 기분 전환되는 행복함 등등 내가 하는 일이라곤
‘발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즐거움이 곧 행복함이었다.

그런 것들이 어떻게 행복이 될 수 있냐고 묻는 사람에겐
바로 이 책,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를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파란 하늘, 초록 들판에 멋진 턱시도를 입은 펭귄 한 마리가 서 있는,
표지 자체부터가 유쾌한 기분이 들게 해서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기대감이 가득 드는 이 책을 말이다.
여러모로 나와 잘 통했던 책이었다.
무언가 반드시 바꾸고 해야 한다는 권위적인 말투는 전혀 없어서 마음에 들었고
다섯 가지 행복(공동, 우연, 순간, 자기극복, 충만)들을 얘기하면서 좀 더 자신의
삶을 만족하게끔 처방해주는 구성에 한 번 더 마음에 들었다.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의 기분은 제각각인 만큼 행복은 기대를 관리하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해본다.

<가족, 자녀, 친구, 주변의 사람 관계, 길거리에서 주운 동전,
운동, 댄스, 노래, 식사, 햇빛, 몰입, 약점 극복하기, 자연, 평정심 등.>
바로 행복 나침반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 행복들 안에 포함되는 요소들을 기억나는 대로
나열해본 것이다. 알고 있는 단어이기에 막연하게 예상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익숙하기에 그 사용법, 의미를 잘 몰랐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이미 알고 있다고, 지루할거라고 여긴다면 그 생각은 어서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볼거리, 읽을거리가 가득한 책이니까.
고리타분한 이론대신에 강연에서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
저자만의 유머, 잊고 있었던 행복의 재발견들을 담고 있으며
작은 주제들이 끝나면 늘 사진이며 종이공작, 대화상자들로
읽는 재미가 쏠쏠한 그런 책이다.

불쾌한 경험이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다행인 일이 되어버린다.
하늘에서 떨어진 비둘기 배설물을 맞은 사람은 기분이 안 좋지만
그 당시 하늘을 바라보고 있지 않아 눈에 들어가지 않은 일은 참 다행이라는
말에 책을 읽는 내가 웃어버리고 말았다.
이러나저러나 이미 발생한 일은 돌이킬 수 없지만 전혀 다른 해석으로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때로는 에피소드가 담긴 글이 아니어도 행복함을 발견할 수 있다.
‘작은 미소 한 번이면 하루가 행복하다’는 사진에선 그 문장을 읽기도 전에
이미 사진처럼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행복도 이와 같습니다. 하루하루는 배부르고 행복해지기에
충분한 만큼의 플랑크톤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작은 행복에 만족하다간 큰 해복을 놓치게 될까봐 수많은
작은 행복의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냅니다.
그리고 큰 행복만 기다립니다. 294p
 
"인간은 단지 행복하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더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우리는 무조건 남들이 자기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행복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 세네카(고대 로마 철학자, 극작가)
가 한 말입니다. 394p

책을 읽을수록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더욱 강하게 느껴본다.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행동으로 옮겨야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되는 행복들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자.
가장 빨리 작은 것이나마 원한다고?
저자는 이미 성격 급한 사람까지 꿰뚫고 있다.
책 귀퉁이에 펭귄 만화 플립북을 만들어 놓았으니까.
종이를 빠르게 넘기면 펭귄이 움직이는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