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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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소년과 두더지가 만났다. 왠지 모르게 그 시작이 좋았다. 어찌 보면 하나도 새로울 것 없고 너무나 당연한 단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녕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를 전해준다. 상대에 대한 마음을 조금 열며 다가가는 신호, 너와 내가 시작하는 관계의 첫 단추 같은 것들.
만약 일상이나 인간관계로 지쳐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소년과 두더지는 뒤이어 여우를 만나고 말을 만나게 되는데 여우는 말수가 적고, 말은 사실 날개가 있어 하늘을 날 수 있다. 여기서 이들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말수가 많든 적든, 그리고 상대가 어떤 모습이든 친구가 되고 우정을 나누기에는 전혀 상관없다고. 그 모습 자체로 좋은 것이며,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폭풍우든 두려움이든 헤쳐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의 초반, 자신은 아주 작다고 말하는 두더지에게 소년은 이렇게 답해준다.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한참이나 그 문장에 머물러 있었다. 네가 작든 크든 그런 건 상관없다고,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이든 그저 네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해주는 듯해서 나도 모르게 위로를 받았다. 어쩐지 이 말은 아이도 아이지만, 특히 어른들에게도 들려주고픈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사회는 아무렇지 않게 외모로 그 사람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던가. 게다가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봐주기보다는 그 자리를 대신할 누군가가 늘 있는 것처럼 취급하기도 해서 종종 현실이 씁쓸하고는 했다. 그런데 소년의 말은 그 한 사람의 존재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느낌이자 이 세상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무언가로 봐주는 느낌이라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되새겨주며 위로와 감동을 선사해준다.
시간을 낭비하는 가장 쓸데없는 일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이라는 것,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자신에게 친절할 것,
도움을 청하는 건 포기하는 게 아니며,
때로는 그저 일어서서 계속 나아가기만 해도 용기 있고 대단한 일이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널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고 너의 소중함을 평가하지 말 것 등등.
우정, 사랑, 함께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하며 시련과 고난이 닥쳐오고 미래를 알 수 없어 불안하다면 지금 여기 내 눈앞에 있는 사랑하는 것에 집중하라 조언해준다.
그러니 확신을 가져도 좋다. 우리는 하나같이 다 소중하고 이 세상에 의미 있는 그 무언가임이 분명하다. 앞으로는 조금 더 자신을 소중히 대하고 아껴주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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