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1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한윤진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재테크를 하긴 해야겠는데 수입은 한정적이고, 은행에 예금이나 적금으로 돈을 불리기에는 이자가 너무 낮은 요즘. 누군가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하면, 우리는 내심 부러워하며 그쪽으로 귀를 쫑긋 세우고는 한다. 자신도 대박이 나길 바라며 잠시나마 달달한 꿈을 꿔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면 좋을까.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이 책은 증권계의 거목이라 불렸던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역작으로, 돈과 투자에 대한 그의 풍부한 인생 경험과 조언, 그리고 그 자신이 직접 지켰던 투자 원칙들을 소개하고 있다.
만약, 직접적으로 어딘가에 투자하라고 콕 찍어 일러주기를 바랐던 사람이라면 이 책에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어딜 들여다봐도 이렇게만 하면 이만큼 돈을 번다, 하는 이야기는 없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증권투자에 대해, 주식에 대해 그 양면성을 제대로 바라보고 진단하며 주변의 소문이나 분위기에 흔들리는 대신 투자자의 감을 키워나가도록 조언해준다.

 


코스톨라니는 살아생전 외환, 원자재, 현물, 선물 등 모든 유가증권에 투자했고, 호경기나 불경기일 때도 늘 투자를 했다고 한다. 그런 그는 이 책에서 몇 번이고 강조한다. 돈에 대해 한결같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그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돈은 뜨겁게 사랑하되 차갑게 다루어야 한다고 말이다. 사실 이 말을 들으면 고개는 끄덕이겠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어딘가에 투자를 했을 때 분명 거기에는 손실도 있을 수 있고, 수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우리는 제발 자신의 돈만은 마이너스 대신 플러스, 플러스, 오로지 플러스로 수익이 나길 기대하길 바랄 뿐이다. 게다가 실패를 했을 때는 손실의 원인을 분석하기보다는 왜 거기에 투자를 했나 자책하고 후회하며 잃은 돈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에 매달리게 된다. 돈에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코스톨라니의 말이 새삼 대단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아마도 대다수는 돈 앞에서 금방 흔들리고 초조함을 느낄 것이다. 이 책에서 코스톨라니는 돈에 영향을 미치는 각각의 요소들에 대해 설명하며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방법을 고려하기를 권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먹이를 유인하기 위해 수많은 마법을 동원하고, 전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주식시장의 이런 변덕에 대해 항상 냉정함을 유지하고,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지에 대해 어떤 논리적 설명도 찾으려고 하지 말라고 말이다. (p.112)

 


그는 옛날 프로이센의 몰트케 원수가 전쟁의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한 네 가지 요소, 즉, 4G를 가지고 있다며 투자자 역시 이 4G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4G는 돈(Geld), 생각(Gedanken), 인내(Geduld), 그리고 행운(Gluck)이다.
그리고 주식시장은 상승운동과 하강운동의 반복으로 이루어지는데 책에서는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으로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주식시장의 역사는 바로 붐과 폭락의 반복 그 자체이다.”(p.188) 그러므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현재 주식 시장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시세가 오르고 있는지 떨어지고 있는지, 거래량이 어떠한지 그 흐름을 읽어내고 연관성을 판단해 매도와 매수를 한다면 투자는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코스톨라니는 돈과 행운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주관인 ‘생각’과 다른 이의 말과 각종 심리적 혼란에도 자신을 굳건히 지킬 ‘인내’가 중요하다고 한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그가 정보를 얻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코스톨라니는 일상의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었다.

 

나는 어디를 가든지 정보를 얻는다. 도둑에게서, 이사회에서, 혹은 장관들이나 유흥가의 여성들에게서도 정보를 얻는다. 다만 은행가와 브로커 그리고 경제학자들은 빼고. 이들의 시선은 자신들의 코끝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며, 흔히 비유하는 말로 하자면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본다. (p.233)
장기적 안목을 가진 투자자들은 이런 일상사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제대로 진단을 하려면 이 모든 뉴스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 중략 ...)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을 이해하고 상관관계를 제대로 파악하며 그에 맞게 행동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p.245)

 


뉴스 자체보다는 그 행간을 읽어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코스톨라니. 마지막으로 그는 투자자들을 위한 열 가지 권고 사항과 열 가지 금기 사항을 들려주는 것으로 이 책의 글을 끝맺는다.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들 사이에서, 투자란 돈에 대한 감각은 물론 자신의 신념 또한 꾸준히 키워나가야 하는 작업임을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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