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니 벌써?
이 무더위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고,
한여름이 끝났으면 좋겠고,
적어도 밤이나 새벽만큼은 시원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오늘이 8월하고도 벌써 10일이라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깜짝 놀랐다.
응? 8월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3에 해당하는 시간이 지나간 것이다.
더위와 함께 시간도 대기 어딘가에 녹아버렸는지도 모르겠다.

 

 

2. 내 몸속은 블랙홀
시원한 바람을 기대하며 열어둔 창문.
들어오라는 바람 대신 어디선가 잘 튀겨진 치킨 냄새가 솔솔 들어온다.
밤 11시에서 12시 사이
저녁도 먹었고 배도 부른데 왠지 치킨 한 마리쯤은
거뜬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

 

 

3. 순수함
"아빠 저기 하늘에 비행기가 지나가~ 슈웅 하고 지나갔어!"
아이는 대단한 것을 발견한 듯이 격앙된 목소리로 아빠를 부른다.
그러나 아이 아빠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대수롭지 않고, 하늘에는 자주 비행기가 다니므로 별일 아니라는 듯이.
어휴, 대단한 것을 본 것처럼 신나게 리액션 좀 해주시니 센스가 없으시기는!!
아, 물론 아이도 그 아이의 아빠도 나와는 전혀 상관없으며 모르는 사람들이다.
간혹 길을 가다가 우연히 이렇게 아이의 순수함이 담긴 말이나

부모와의 대화를 슬쩍 듣게 되는데 오늘은 하늘의 비행기 하나로 감탄하는 아이를 만났다.
비행기가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멋진 일이 될 수 있음을, 아이를 통해 새삼 다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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