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망토를 두른 턱시도 길고양이가 사뿐사뿐 걸어간다.
야옹아~
이 한마디에 한번 슥 돌아보더니 바로 철푸덕 바닥에 누우며 애교를 보여주는 녀석.
아니, 우리가 자주 보는 사이도 아니고, 친한 사이는 더더군다나 아닌데
낯선 사람한테 갑자기 이렇게 애교를 보여주면, 나로서는...
감사합니다~
고양이지만 감사합니다~
귀여움에 이끌려 가던 길을 멈추고 고양이에게로 스르륵 방향을 바꾸는 나.
고양이의 애교는 뭔가 마음이 사르륵 풀리게 하는 기분이다.

 


어휴. 넌 어쩌자고 이렇게 애교가 많은 거니.
이쪽으로 봐도 예쁘고 저쪽으로 봐도 예쁘고 그래그래 오구오구~
그래도 너 낯선 사람 경계해야 한다? 그렇게 막 아무나한테 발라당하면 안 되는 건데
너 내 말 듣고 있니?
귀 뒤를 살살 긁어주며 말을 건네지만 고양이는 영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저 사람의 손길이 좋은 듯 눈 감은 채 음미만 하고 있고
요즘에 나쁜 사람도 많은데 얘 좀 보게,라며 걱정하는 건 인간의 몫이다.
그러면서도 한동안 쓰담쓰담을 멈추지 못하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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