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2
제인 오스틴 지음, 최정선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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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연애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라고 말하면 카사노바같은 바람둥이같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충고이다, 라는 것이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읽게 되면 항상 떠오르는 생각이다.

 

자신은 너무 이성적이고 경제적 환경적으로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결혼할 생각이 없지만 주위의 청춘남녀들의 행복을 위해 중매를 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의무이다 - 나에겐 결혼이 필요없지만 사람들에겐 필요하다- 라는 것이 여주인공 엠마의 생각이다. 이렇게 건방진 처녀지만 그녀가 호감어린 여주인공인 까닭은 위의 생각과 행동을 너무나 사심없이 행하고, 잘못했을 때는 누구보다 통렬히 자기반성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은 너무 이성적이고 경제적 환경적으로 성숙한 신사지만 엠마-여주인공-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어리고 경솔하기 때문에 가르침과 충고가 필요하며, 그녀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감독하는 것이 나의 의무이다. 나는 그녀에게 인생의 선배로써 흥미와 관심이 있을뿐 남자로써 그녀를 보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이 또 다른 등장인물인 나이틀리씨의 생각이다.

 

이렇듯 당사자들만 자신의 단점과 자기모순을 모른채 최선을 다해(!) 인생의 한때를 실수와 오해, 자잘한 사건들로 채우며 해피앤딩으로 나아간다. 결말이 다행히 해피앤딩인 것은 그들이 뒤늦게나마 자신들의 잘못을 자각하고, 뉘우치고, 바로잡기 때문인데... 이것이 과연 연애에만 해당되겠는가? 모든 인간관계의 괴로움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자각하고, 뉘우치고, 바로잡는다면 대부분 해결될거 같기도 하다.

 

18세기 영국을 경쾌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제인 오스틴의 발군의 묘사는 자연과 작은 마을, 생활양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녀가 가장 공들여셔 묘사하는 것은 부와 명예와 명성은 운이 없으면 가질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사람사이의 행복은 솔직한 성격과 겸손한 마음과 노력으로 가질 수 있다 라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각종 자기계발서에서 줄기차게 강조하는 것을 생기발랄한 묘사를 통해 소설화한 것이 제인 오스틴의 명성의 이유가 아닐까. 진실한 메시지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 이야기에 이 이상의 미덕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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