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자체의 완성도나 성취도보다는 그 소설이 지니는 선구자적인 위치나 다음 대에 끼친 영향력으로 평가받는 작품들이 있다. 이 <탱고>에 실린 단편들도 그런게 아닐까. 12편의 많은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음에도 상당히 아담한 책의 크기는, 아무리 단편이라고 해도 구성과 효과의 설득력을 위해 얼마간의 길이를 확보해야 하는 소설의 특성을 생각해볼 때 이 책이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를 설명해 줄지도 모른다. 혹은 이 쟁쟁한 작가들의 이력에서 최고도로 평가되는 작품들만 실린 것은 아닐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후에 만개한 라틴소설의 선구 역할을 한 소설들이 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고, SF나 판타치보다는 고전적인 환상소설이 읽고 싶다면 갈증을 달래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