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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사 100장면 - 가람역사 7 ㅣ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1
이무열 지음 / 가람기획 / 199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는 한반도 면적의 세 배다. 또한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영토를 통째로 갖고 있으며 수십개의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어 소수 집단인 이슬람 교도만 해도 수천만명에 달한다. 이런 현기증나는 특징은 이 나라가 혼란과 기적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지도 모른다.
유럽 중세의 암흑기 중에서도 가장 오래 차가운 억압과 문화의 불모지 속에 갇혀 있던 러시아가, 일약 근대에 이르러 푸쉬킨부터 시작해서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그의 아버지는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톨스토이등의 엄청난 천재들을 배출해냈고, 음악, 무용, 과학, 문학의 위대한 유산을 현대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는 러시아인에게 엄청난 자부심을 갖게 했고 프랑스 못지않게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국민으로 만들었다.
또한 위대한 성군과 위대한 폭군이 있었음에도 외세의 침략과 내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었지만 차르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버리고 혁명으로 돌입한 후 레닌과 스탈린(그는 폭군에 가깝다), 흐루시초프, 고르바초프 하에서 1970년대를 전성기로 미국보다 앞서 달에 우주선을 보내고, 핵을 개발했으며, 전국민이 복지 아래로 들어오게 한 '사회주의 기적'을 연출했다. 그리고 그 후 1990년을 기점으로 순식간에 몰락하기도 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도 러시아란 나라의 정체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 대단하기도 하고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심스럽기도 했다. 책 몇 권 읽고 그 나라를 아는 척 할 수도 없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도 당연하지만. 하지만 앞으로의 행로는 무척 기대된다. 남아도는 천연자원과 인력으로 인한 경제적인 발전말고도, 문화적으로, 그리고 세계의 한 일원으로써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러시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