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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 21세기를 사는 지혜의 서 7 ㅣ 21세기를 사는 지혜의 서 7
오쇼 라즈니쉬 지음, 손민규 옮김 / 태일출판사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붓다는 깨달았다.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했던 한 왕국의 왕자로 태어나 결국 신의 경지에 올랐다. 하지만 붓다는 깨닫고도 홀연히 저세상으로 가지 않았다. 평생을 이승에 머물면서 사람들과 함께 먹고 자며 생활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사람들이 자신의 진리를 깨닫기를, 그리고 열반에 오르기를.
붓다는 오래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았지만 붓다와 마주앉아 그의 정수를 빨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되었을까. 붓다는 여러 사람을 위해 여러 법을 설했고, 그것이 윤회란 강을 건널 수 있는 뗏목이 되기를 바랬다. 도중에 되돌아가거나 뗏목을 준 붓다를 이해하지 못하고 몸을 뉘인 채 끝없는 윤회의 강을 따라 흘러가버린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붓다가 기다리고 있던 건너편 기슭에 다다른 이도 있었다.
금강경은 붓다가 드디어 방편을 버리고 붓다의 하나뿐인 진실을 이해하게 된 수부티와 나눈 대화이다. 아무런 가르침도 없이, 아무런 여분의 말도 없이, 붓다는 말했고 수부티는 들었다. 그래서 금강경은 가장 단순한 언어로 되어있지만 우리에겐 너무나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우리는 아직 윤회의 뗏목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중생의 한명으로 태어나 금강경을 설한 붓다나, 그 법에 감응할 수 있었던 수부티나, 나에게는 너무나 신비로운 존재였다. 오쇼는 누누이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얼마나 더 단순해지고 자유로워지고 순수해져야 금강경을 들으며 기뻐할 수 있을까? 지금 나는 도저히 내가 다다를 수 없을 것 같은 경지를 엿보았다는 것에 가슴이 벅찰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