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당신이 왜 우울한지 알고 있다 - 나의 알 수 없는 기분에 대한 가장 과학적인 처방전
야오나이린 지음, 정세경 옮김, 전홍진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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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국어권의 정신의학과 박사 야오나이린의 ‘뇌는 당신이 왜 우울한지 알고 있다’는 뇌와 나의 관계를 쉽게 설명한 친절한 책이다. 1부 뇌는 당신이 왜 우울한지 알고 있다, 2부 뇌가 지각하는 세상이 당신이 볼 수 있는 세상, 3부 뇌는 답을 알고 있다 등으로 이루어졌다.

 

우울증이 가장 먼저 나오고 제목에도 등장하는 것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일 것이다. 전 세계에서 해마다 3억명이 우울증의 영향을 받고 그 중 80만명은 목숨을 끊는다. 우울증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유전자다. 우울증은 기억력을 책임지는 해마의 신경세포 20퍼센트를 손상시킬 수 있다.

 

우울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많다. 그 중 네 가지를 들어보자. 모노아민 가설, 염증가설, HPA축 변화 가설, 신경가소설 가설 등이다. 저자는 친절하게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불안도 같은 유형으로 다루어졌다. 저자는 전문가답게 사회불안장애 환자에게 관계 기술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덧붙여 대인관계의 불안을 대처한 버트런드 러셀의 예도 든다.

 

조증(燥症) 환자가 극도로 흥분된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소모한 후 불쑥 극도로 의기소침한 상태에 빠져든다는 설명을 통해 우리 몸이 에너지와 관련이 깊으며 양극성정동장애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다. 양극성정동장애 환자는 더 빨리 늙는다고 한다. 명상 등을 통해 감정을 잘 조율하고 다스리는 것이 필요함을 절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책은 가벼운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뇌일까? 나일까?란 말이 그것이다. 트라우마에는 물론 우울증에도 적용될 수 있을 말이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유산소 운동을 해 해마 손상을 막는다. 명상을 한다. 스트레스도 해석 방법에 달렸음을 인식한다 등이다.

 

저자는 중독은 도파민이 만든 뇌의 욕망일 뿐 행복이 아니라고 말한다. 도파민은 행복 호르몬이 아니라는 뜻이다. 도파민은 당신이 뭔가를 원하게 한다. 또한 당신이 나서서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게 한다. 연구에 따르면 하나의 행동이 무의식적인 습관이 되는 과정에서 뇌의 활동은 복측선조체(측좌핵)에서 점차 배측선조체로 옮겨간다. 이 습관이 고착될수록 뇌의 전전두엽이 그 행동을 통제할 능력이 약해진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공부를 싫어하는 것은 공부할 때 도파민 분비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원시적 생존과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당신이 배움의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접하는 것 자체를 보상으로 여긴다면 좀 더 쉽게 공부에 중독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공부 중독은 좋은 중독이다. 난이도가 높지 않아야 하며 너무 큰 기대를 품지 말아야 하며 비교적 빨리 보상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한다면 나쁜 중독을 대체할 수 있다.

 

환각은 머릿속 탐정인 시각피질이 추리한 세상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추리하는 것이 시각피질이다. 조현병 환자는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지 못한다. 기억력도 떨어진다. 사고력도 부족하다. 그래서 한 가지 일이나 생각에 관해 이야기해 보라고 하면 두서 없이 말하기 십상이다. 심지어 하던 이야기를 잊기도 한다.

 

조현병의 유전 기여율은 85퍼센트에 이른다. 하지만 어떤 하나의 유전자나 몇 개의 유전자로는 그 발병 원리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저자는 최신 연구 성과도 소개한다. 가령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알츠하이머병에 대항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숨은 영웅이라는 반전의 결과가 그것이다.(201 페이지)

 

공기 오염이 알츠하이머 발병율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다. 만성 당뇨병도 뇌의 위축을 가속화한다. 운동으로 뇌의 노화를 늦추어야 한다. 특히 유산소 운동이 좋다. 절식(節食)은 뇌의 노화를 늦춘다. 모든 형식의 배움은 대뇌의 노화에 맞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기다. 적극적 대인관계도 중요하다.

 

흥미로운 것은 창의력(있는 사람)과 사이코패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점이다. 바로 도파민이다. 사이코패스와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의 공통점은 도파민 분비량이 많아 보통 사람보다 새로운 자극을 좋아하고 신기한 것과 보상을 추구한다. 또한 보통 사람들과 달리 모험이나 처벌을 그다지 꺼리지 않는다. 그들은 승률과 상관없이 모험심을 자극하는 일이어야 흥분한다.

 

저자는 어떤 심리적 특징도 환경을 벗어나 혼자 존재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평생 발달하는 뇌의 비밀은 연결에 있다고 말한다. 관건은 꾸준한 기능 훈련에 있다. 흥미롭게도 청소년기부터 성년기가 될 때까지 뇌의 부피는 오히려 감소한다.(239 페이지) 이는 뇌가 쓸모없는 시냅스를 계속 잘라내고 쓸모 있는 시냅스만 강화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뇌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인간의 뇌는 30세가 되어야 안정을 찾는다. 뇌는 부피가 줄어들수록 안정되는 아이러니한 존재다. 브루스 후드의 ‘뇌는 작아지고 싶어 한다’에 의하면 지난 2만년 사이 인간의 뇌는 15퍼센트나 줄어들었다.(이 책은 진화에는 목적이 없다는 글로 포문을 연 인상적인 책이다.)

 

저자는 일생에서 뇌 가소성이 가장 활발한 아동기에 주입식이나 경쟁을 붙이는 공부는 아이에게 불안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킴을 지적한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뇌 신경세포의 유전자 발현과 뇌 신경망의 구축은 물론이고 아이의 열린 마음과 학습능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자의 견해에 두루 공감하지만 특히 최상의 수면이 최상의 뇌를 만든다는 말에 가장 크게 공감한다. 잠은 몸과 마음을 수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말이겠지만 잠을 자면 뇌가 회로를 수정하는 능력을 강화해 정보를 빠르게 배우고 조합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말(253 페이지)에 관심이 간다.

 

잠은 단순히 발육을 위한 원시적 보조기능이나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 반응에 머물지 않고 뇌의 신경가소성을 향상시켜준다.(254 페이지) 사람의 뇌가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을 신경을 재생한다 하고 이런 특성을 신경가소성이라 한다.(32 페이지)

 

잠을 자면 뇌의 독소를 배출할 수 있다. 자는 동안 일어나는 기억의 공고화는 단순히 하루 종일 겪은 일의 모든 구체적인 사항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의 많은 구체적인 사항을 전체적인 개념으로 정리하고 창의적으로 재구성한 후 이미 있는 신경 기억망으로 보내는 것을 말한다.(259 페이지) 잠 자는 시간은 감정 회복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양질의 잠을 자게 하고 낮에 졸음을 덜 느끼게 하는 효과를 낸다. 심각한 우울증 환자는 해마의 신경세포 중 20퍼센트가 죽음에 이르러 자연스럽게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기억력의 핵심은 신경가소성이다. 정보는 막 뇌에 들어왔을 때 일단 단기기억의 형식으로 해마에 저장되고 다시 몇 시간에서 며칠 안에 종류별로 부호화되어 대뇌피질의 장기기억 저장소(신피질)로 들어간다.

 

적정한 정도로 잘 잊어버리는 사람일수록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뛰어나다. 뇌는 새로운 자극에 먼저 반응한다. 새로운 반응을 편애한다고 할 수 있다. 진화 과정에서 익숙한 일보다 돌발적 사건에 주목하는 것이 생존에 훨씬 중요했기 때문이다. 집중력의 필수 조건은 멍 때리기다. 뇌는 우리가 일이나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을 때도 뇌의 여러 영역에서 광범위한 활동이 일어난다. 이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 한다.

 

어떤 일에 흥미가 있을수록 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런 사실은 감정이 행동을 하도록 한다는 말을 기억하게 한다. 그런데 행동은 기억과 밀접하다. 감성을 담당하는 부분과 기억을 만드는 영역이 중첩되어 있다는 말도 예로 들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은 언제나 답이다. 한 번의 운동으로도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중강도의 운동은 뇌의 실행 기능에 도움을 주고 고강도의 운동은 뇌의 정보 처리에 도움을 준다. 명상은 집중력을 올려준다. 창의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이 보통 사람보다 강하다.

 

가난은 뇌의 창의력을 떨어뜨린다. 전두엽이 아니라 소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소뇌는 운동을 조절하고 자세와 균형 유지에 필요한 기관이다. 전문 영역과 관련 없는 지식이라 해도 가능한 한 많이 흡수해야 한다. 소재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어려운 문제와 맞닥뜨려도 자신의 창의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양질의 검증받은 과학 지식을 많이 가지라고 권하는 전문가(박문호 박사)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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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권의 정신의학과 박사 야오나이린(姚乃琳)이 쓴 ‘뇌는 당신이 왜 우울한지 알고 있다’를 읽고 있다. 姚는 예쁠 요란 글자다. 琳은 옥(玉)을 뜻하는 림이란 글자다. 요(姚)가 예쁠 요란 글자이기 때문에 요조숙녀란 글자의 요자로 알 수 있지만 요조숙녀는 窈窕淑女라 쓴다.(姚는 예쁠 요자이기도 하고 경솔할 조자이기도 하다. 요와 조니 요조라 해도 될까?) 요조숙녀라는 말은 군자호구(君子好逑)란 말과 같이 쓰인다. 요조숙녀는 군자에게 딱 맞는 짝이라는 의미다. 逑는 짝을 의미하는 글자다.

 

요조숙녀 군자호구란 ‘시경(詩經)’에 수록된 글로 주(周)나라 문왕과 그의 아내 사씨(氏)의 결혼을 찬양한 것이라고 한다. 시경의 명성은 높다. 시경이 출처인 문구 가운데 유명한 것이 징비록(懲毖錄), 쇄미록(瑣尾錄) 등이다. 瑣는 자질구레할 쇄자다. 부스러지다, 가루 등의 뜻도 있다. 이 글자와 유사한 의미들을 가진 글자가 설(屑)이란 글자다. 화산쇄설암의 설자다. 정신의학과 박사의 이름으로부터 화산쇄설암이란 말까지 온 이 글쓰기는 너무 요동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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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주상절리(柱狀節理)와 당포성(堂浦城)을 다녀왔다. 주상절리까지는 전곡에서 81번 버스를 타고 10여분 가서 입구에서 내려 10여분 걸어들어갔고 당포성까지는 40분간 걸어서 갔다. 당포성에서 숭의전까지 걸어가고 싶었으나 당포성 앞에서 14시 10분쯤 81번 버스를 다시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14시 50분쯤 숭의전에 도착해 백학에 갔다가 전곡으로 돌아오는 58번 버스를 탈 수 있었으나 피곤하기도 하고 버스 시간을 몰라서(집에 와서 검색하고 알았음) 그냥 81번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주상절리에서 당포성까지 걸어가는 중에 폐교된 학교(왕산초등학교 마전분교)와 유엔군 화장장 등을 지나쳤다. 임진강 주상절리는 내가 80(%) - 90(°) - 100(점)이란 숫자로 표현한 곳이다. 절리(節理)를 성리학과 연결지었던 나는 절리의 리가 대리암(大理巖)의 리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등을 퀴즈로 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은 제주도 말로 주상절리를 모가 난 수직절벽이란 의미에서 모시기정이라 부른다는 사실에 관심이 많이 간다. 벼랑과 절벽을 뜻하는 엉과 아래쪽을 의미하는 알이 결합되어 절벽 아래쪽의 산책로를 의미하는 엉알이란 말도 제주도 말이다.

 

임진강 주상절리는 미산면 동이리에서 보는 군남면 남계리 지역이다. 베개용암이 연천 전곡 신답리에서 보는 포천 창수면 지역이듯. 임진강 주상절리에는 두 가지 정도의 논란이 있다. 개경 팔경의 하나인 장단석벽으로 불렸다는 것, 옛 한탄강 지역을 흐르던 용암이 임진강 쪽으로 역류했다는 말 등이다. 나는 연천 지역이 개경 지역이 아니지만 임진강 주상절리를 장단석벽(이라고 한다면) 즉 개경 팔경의 하나로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역류했다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한다.(역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계속 지리 또는 지질 이야기를 하자면 석회암이 오랜 세월 용식(溶蝕) 작용을 받으면 생기는 붉은 흙이 테라 로사(terra rossa)다. 나는 테라 로사란 철자를 보고 내 전화 번호를 떠올린다. 내 전화 번호 앞 자리에는 55가, 뒷자리에는 11이란 수가 있다. 앞쪽에는 rr이, 뒷쪽에는 ss가 있는 terra rossa란 단어를 닮은 것이다. 견강부회인가? 유쾌했던 나들이를 생각하며 할 수 있는 유쾌한 말 정도라 생각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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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관 교수의 Let's go! 지리여행
박종관 지음 / 지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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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地理)를 모른 채 지리(地利)만을 취하는 얄팍한 세상의 혼돈이 땅 원리에 대한 공부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말하는 책. 우리가 보는 북한산은 1억 6천만년전 지하에서 굳은 화강암이 만든 산이다. 그 이후 암석체 위의 지표면이 깎여 나가 우리 눈에 보이게 된 것이다. 절리란 한 방향으로 평행을 이루며 갈라진 틈을 말한다. 절리는 땅 위의 모든 암석에서 발견된다.

 

절리의 원인은 습곡이나 단층 등 여럿이지만 대표적인 것은 땅 속 기반암이 지표면에 노출되기 시작하면 봉압(封壓)에서 풀려나면서 부피가 팽창해 생기는 것이다. 절리는 여러 방향으로 생기지만 화강암의 경우 가로 방향으로만 탁월하게 발달한다.(여럿이 둘러 앉기 좋은 개울가의 바위) 인편상(鱗片狀) 구조라고 해야 할 것을 판상절리라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계적 풍화작용 결과 암석 표면이 양파껍질처럼 벗겨지는 것을 박리(剝離; exfoliation)라 한다.

 

풍화(風化; weathering)는 암석이 지표면에서 위치가 그대로인 채 지표의 영향을 받아 변질되는 것을 말한다. 나무뿌리에서 나오는 산성물질들도 암석의 화학적 풍화작용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토르/ 토어(tor)는 탑 모양의 기반암체다. 영국 남서부의 다트무어 국립공원의 화강암 지형에서 유래했다. 차별적 풍화작용 때문에 생긴다.

 

바위가 썩은 풍화토를 새프톨라이트(saptorite)라 한다. 토르/ 토어는 화강암 산지에 잘 발달되어 있다. 설악산 흔들바위도 토르/ 토어의 일종이다. 타포니(tafoni)는 풍화혈이라 한다. 벌레가 파먹은 것처럼 바위 표면이 움푹 팬 곳을 말한다. 마이산에서 볼 수 있다. 그루브(groove)는 화강암 돔의 새로 방향으로 만들어진 홈이다. 나마(gnamma)는 가마솥 바위라 불린다. 테일러스(talus; 애추; 崖錐)는 절벽으로부터 암설(巖屑; debris)이 떨어져 쌓여 생긴 직선 단면의 원추형 퇴적지형이다.

 

석회암의 화학적 풍화작용은 주로 물과 반응해 일어난다. 물 속에서 석회질 성분이 쌓여 굳은 암석을 석회암이라 한다. 탄산칼슘이라는 석회질 성분이 50퍼센트 이상 포함된 퇴적암을 말한다. 카르스트란 유고슬라비아의 아드리아해 북부 카르스트 지방의 이름을 따온 말이다. 석회암이 오랜 세월 용식(溶蝕) 작용을 받으면 붉은 흙(테라 로사; terra rossa)가 만들어진다. 테라 로사가 붉게 보이는 이유는 석회암이 용식된 후 철이나 알루미늄 성분이 산화작용으로 붉게 변하기 때문이다.

 

붉은 흙이라고 해서 모두 테라 로사라 하면 안 된다. 적색토도 있기 때문이다. 돌리네(doline)는 카르스트지형에 발달한 움푹한 와지(窪地)를 말한다. 포노르(ponor)는 하천이 지하로 사라지는 장소를 말한다. 기존의 석회동굴이 무너져 깔때기 모양으로 깊게 패인 곳을 싱크홀(sinkhole)이라 한다. 석회암 지대에 있는 싱킹 크리크(sinking creek)는 어느 지점에서 강물이 갑자기 줄어들다가 아래로 조금 더 내려가면 다시 흐르는 곳을 말한다.

 

종유석(鐘乳石)은 석회동굴 천장 내부에 달린 고드름 모양의 탄산칼슘 집적체를 말한다. 석순(石筍)은 종유석에서 동굴 바닥으로 떨어진 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죽순 모양의 집적체를 말한다. 필리핀 피나투보(Pinatubo) 화산은 1991년 6월, 600년만에 분화 활동을 재개했다. 마그마는 땅 속 깊은 곳에 녹아 있는 돌을 말한다. 용암(lava)은 마그마가 땅 위로 솟아나온 것을 말한다. 마그마나 용암이 굳어서 생긴 지형을 화산지형이라 한다.

 

화산에 관한 두 편의 영화를 이야기해 보자. 볼케이노와 단테스 피크다. 볼케이노는 용암을 소재로 한 영화고 단테스 피크는 화쇄류(火碎流)를 소재로 한 영화다. 현무암은 볼케이노를 만들고 유문암은 단테스 피크를 만든다. 화산암은 대개 석영, 장석, 운모, 휘석, 감람석, 각섬석 등의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석영이 용암 속에 얼마나 들어 있느냐에 따라 볼케이노처럼 용암이 활활 분출하는 화산이 되기도 하고 단테스 피크처럼 펑 하고 터지는 화산이 되기도 한다.

 

석영 함량이 50% 미만일 경우 하와이나 제주도처럼 용암이 줄줄 흘러내리는 분화 형태를 보인다. 이 경우 검은 색의 현무암이 만들어진다. 폭발식 분출이 아닌 일출(溢出)식 분화가 일어난다. 폭발식 분화에서와 같은 화쇄류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석영의 함량이 65퍼센트 이상일 때는 마그마의 유동성이 작아 땅 속 내부 압력이 높아져 폭발식 분화(explosive eruption)를 하게 된다.

 

산성 용암은 터진다.(석영 함량이 65퍼센트 이상인 경우로 '폭발식 분화; explosive eruption'를 한다.) 밝은 계열의 화산암을 만든다. 유문암이 대표적이다. 염기성 용암은 흐른다.('일출식; 溢出式 분화; effusive eruption'를 한다.) 검은 색 계열의 화산암을 만든다. 현무암이 대표적이다.

 

파호이호이 용암은 점성이 작은 용암류다. 아아 용암은 점성이 큰 용암류다. 화구가 함몰해 본래보다 커진 것을 칼데라라 한다. 백록담은 화구호, 백두산은 칼데라호다. 물을 가지고 있는 지층을 대수층(帶水層)이라 하고, 땅 속으로 들어간 빗물이 지하수가 되었다가 지표로 다시 올라오는 샘물을 용천(湧遷)이라 한다.(湧; 물솟을 용)

 

규모와 위치에 따라 강(江)과 천(川)을 나누고 둘을 통칭해 하천이라 부른다. 강원도 태백시는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이다. 한강의 발원지는 검룡소, 낙동강의 발원지는 황지(黃池)다. 우리나라는 동고서저 지형 때문에 대부분의 하천이 서해와 남해로 흐른다. 이 하천들은 길이가 길고 경사가 완만하고 동해로 흐르는 하천들은 길이가 짧고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상류에서 하류로 갈수록 퇴적물의 크기는 줄어든다. 두 학설이 설득력이 있다. 선택운반설과 마모설이다. 폭포는 물이 떨어지는 힘에 의해 폭포 아래에 폭호(瀑壺)라는 물 웅덩이를 만든다. 폭호가 점점 커지면서 아래쪽으로 파들어가게 되면 윗부분의 암석은 무게를 이기지 못해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폭포는 상류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보통 물살이 빠른 곳에는 자갈밭이, 느린 곳에는 모래톱이 만들어진다. 하천 상류 지역의 지반 융기와 함께 만들어진 사행천(蛇行川)을 감입곡류천(嵌入曲流川)이라 한다. 동해안은 동쪽으로 치우쳐 있는 태백산맥 때문에 해안 경사가 급하며 바닷가 면적이 좁다. 해안 발달이 미약하다는 의미다. 사빈(沙濱)이란 모래가 깔린 바닷가를 말한다. 서해안은 해안경사가 완만해 사빈이 발달했다. 동해안에서는 갯벌을 볼 수 없다. 황하나 양쯔강처럼 다량의 점토질 토사를 유출하는 큰 강이 없고 서해와 달리 폐쇄된 만(灣)으로 이루어지지 않아서다.

 

중국 서부내륙의 황토층이 황사의 근원임은 물론 갯벌의 근원이기도 하다. 남해안 곳곳에서는 자갈해안을 볼 수 있다. 모래해안보다 자갈 또는 암석해안이 더 일반적이다. 패사(貝砂) 해안도 있다. 해안단구는 동해안, 서해안에서 공히 볼 수 있다. 이는 융기(隆起)의 증거다. 우리나라 지형은 동고서저 지형이다. 예전에는 한반도 동쪽이 융기했고 서쪽이 침강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동서의 융기 차이가 동고서저 지형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바닷물이 들어온 해안을 침수해안(浸水海岸), 빠져나간 해안을 이수해안(離水海岸)이라 한다. 융기는 이수해안의 효과를, 침강은 침수해안의 효과를 갖는다. 바닷물이 움직이면서 일어나는 밀물과 썰물은 지구와 달의 인력(당기는 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지구와 달이 일직선상에 놓이면 인력에 의해서 바다 물이 부풀어오르게 되어 밀물(만조)이 되는 것이며 반대로 달과 직각방향에 있는 곳에서는 바다 물이 줄어들게 되어 썰물(간조)이 된다.

 

간석지(干潟地)는 갯벌, 간척지(干拓地)는 매립지를 말한다. 갯벌은 산에서 침식, 운반된 부유토사가 해안가에 쌓여 생긴다. 영국과 같은 고위도에서는 저수온으로 인해 바다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단 여름에 30도씨 이상이 되면 바다냄새가 난다.

 

세상은 비가 올 때 바뀐다. 지구의 모습이 바뀌기 시작한다. 빗방울의 엄청난 에너지가 지표면을 때린다. 급격히 불어난 지표수는 지표면을 깎아 흙탕물을 만들며 흘러내린다. 땅 속으로 침투한 빗물은 토양의 공극을 채우며 지하수가 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하수는 지표면으로 배어나와 하천이나 호소(湖沼) 등의 지표수와 합류한다. 바다로 빠져나간 물은 증발하여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 지구의 물은 세상을 바꿔가며 이렇게 순환한다.

 

유역이란 산으로 둘러싸인 집수구역을 말한다. 땅속으로 침투(浸透)해 들어간 빗물이 지구 중력에 의해 지하수위를 향해 흘러 가는 것을 침루(浸漏)라고 한다. 비는 대기 중의 아주 작은 입자에 물 입자가 붙어 생긴다. 아차산은 계곡 좌측에는 화강암이, 우측에는 편암이 자리한다.(좌화우편) 아차산 화강암은 원래 이곳의 기반암이었던 편암을 뚫고 관입해 자리잡은 암석이다. 편암 풍화토는 화강암 풍화토보다 점토질 성분이 많아 두껍다.

 

아차산에 비가 내리면 어떻게 될까? 화강암 암벽 위로 떨어진 빗물은 긴 물줄기를 이루며 급류한다. 암반 위에서 시냇물 소리를 내며 흐르는 빗물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반면 오른쪽의 숲속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비가 올 때 아차산 계곡물의 대부분은 왼쪽의 화강암 암벽으로부터 흘러나간 빗물고 구성된다. 비가 오지 않을 때의 계곡물은 오른쪽 숲속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날이 맑을 때의 아차산 계곡물은 비가 올 때와 달리 오른편의 편암지대로부터 서서히 흘러나오게 된다. 그러나 아차산 공원 유역 자체가 좁고 편암이 차지하는 면적도 작아 많은 양의 지하수를 계곡으로 흘려보내지 못해 실제 아차산의 계곡물은 거의 말라 있다.

 

지하수는 땅 속 토양 입자와 입자 사이의 공극이 물로 100퍼센트 포화되어 있을 때 해당하는 말이다. 지하수는 진흙층과 같은 불투수층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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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나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원제가 ‘It Happens Every Day’이긴 하지만 같은 말로 제목을 정한 번역서도 있다. 우리나라처럼 각자의 생활 조건으로 바쁜 사회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끼?

 

요즘 랜선 모임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나 멀티채널네트워크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통 관심사를 감상하고 채팅하고 메신저로 소통하는 모임을 말한다. 팍팍한 시대를 반영하는 말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증거하는 말이다. 방구석이란 말도 그렇다.

 

온마을이란 팀이 만든 ‘방구석 랜선 육아’는 3, 40대의 초중등 교사들로 이루어진 교육 전문가 엄마 9인이 쓴 나홀로 육아 탈출기다. 개인적으로 리세롯 마리엣 올슨의 ‘들뢰즈와 가타리를 통해 유아교육 읽기’란 책을 읽은 바 있지만 교육과 육아는 공유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다른 부분도 있을 터이다.

 

초중등 교사 엄마들은 육아에 어떤 비결을 가질까? 책 뒷면에 이런 소개 문구가 있다. 직접 만나지 않고도 일상과 육아를 공유한다. 책은 나 홀로 육아는 힘들어(1부), 함께할수록 즐거운 동맹육아(2부), 어제의 엄마는 가고 내일의 엄마가 온다(3부), 나도 한번 육아 모임 꾸려 볼까(4부) 등으로 이루어졌다.

 

저자들 프로필은 인터넷 닉네임으로 소개한 데다 출신학교나 전공 등을 이야기하지 않고 책에 필요한 최소의 정보로 채웠다. 엄마의 모유 수유, 엄마의 단호함, 엄마의 후회, 엄마의 소망, 엄마의 수면 교육, 엄마의 관찰, 엄마의 확신, 엄마의 죄책감, 엄마의 육아 메이트, 엄마의 행복, 엄마의 둘째 임신, 엄마의 기록, 엄마의 고통, 엄마의 독서 같은 제목들이 인상적으로 포진된 책이 ‘방구석 랜선 육아’다.

 

책 내용 중 이런 부분이 있다. “이런 게 엄마의 현실이라는 걸 알았다면 우리는 과연 시작했을까?” 메리 에이어스의 ‘수치(羞恥) 어린 눈’이란 책이 생각난다. 인도 타밀 부족은 아기가 너무나 사랑스러우면 ‘눈(eye)’이라 부른다고 한다는 말로 문을 연 이 책은 아이를 바라보지 않는 어머니 때문에 아이가 수치를 내면화하면 그것은 평생의 삶에서 되풀이되어 울려 퍼진다고 말한다.

 

정신분석 책이기에 일반적인 상황과 얼마나 연결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엄마 역할의 중요성 즉 육아라는 지난한 과제를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진술이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출산율이 계속 떨여지기만 하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박수칠 일이 분명하다는 점이다.(출생률이라 해야 맞을 것 같다.)

 

물론 용기 있게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육아가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모임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삶과 육아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을 차근히 거친다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멋진 친구가 될 것이다.” 새길 말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내용을 실마리로 책은 전편을 통해 랜선 육아모임의 전모를 차근차근 설명해 놓았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오뉴파파(Onewpapa)의 육아 프로그램을 보았다. 귀엽고 예쁘고 똑똑한 여아(오뉴)의 모습에 내 아이인 듯 즐겁고 행복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숨은 어려움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엄마의 관찰’편을 보자. 이런 내용이 있다. “기관 생활을 처음 시작한 아이가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얼마나 외롭고 불안하고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다행히 당시 아이의 표정과 행동에서 아이의 감정 상태를 놓치지 않아 보호자로서 아이를 대변할 수 있었다.”

 

상태를 놓치지 않는다는 말이 핵심이다. 상태는 무엇보다 눈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고 알리는 것이다. ‘수치 어린 눈’의 메시지를 연상하게 된다. 책에는 이석증으로 고생하며 아이를 키운 엄마 이야기도 있다. ‘엄마의 독서‘라는 글이 눈길을 끈다. 부제는 ’아기가 깰까 봐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렸다’다. 크게 공감되는 이야기다.

 

“오늘도, 아니 육아 중 쓰는 모든 글은 ‘기승전아기’로 끝난다.”는 엄마의 글이다. 4부는 전술했듯 ‘나도 한번 육아 모임 꾸려 볼까‘로 구체적 방법론을 귀띔한 글이다. “하나하나의 인연은 생과 생이 만나는 엄청난 경험이고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다시 이어질지 모르지 않는가, 맺는 것만큼 푸는 것 역시 세심함이 필요하다.”란 글을 보라.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글이다. 목적을 달성했거나 사정이 생겼다면 헤어질 수 있는 것이 삶이기에 그렇다. 시대 상황을 잘 반영한, 그리고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아기와 직접적으로 관계 있지 않아도 읽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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