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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관 교수의 Let's go! 지리여행
박종관 지음 / 지오북 / 2020년 10월
평점 :
지리(地理)를 모른 채 지리(地利)만을 취하는 얄팍한 세상의 혼돈이 땅 원리에 대한 공부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말하는 책. 우리가 보는 북한산은 1억 6천만년전 지하에서 굳은 화강암이 만든 산이다. 그 이후 암석체 위의 지표면이 깎여 나가 우리 눈에 보이게 된 것이다. 절리란 한 방향으로 평행을 이루며 갈라진 틈을 말한다. 절리는 땅 위의 모든 암석에서 발견된다.
절리의 원인은 습곡이나 단층 등 여럿이지만 대표적인 것은 땅 속 기반암이 지표면에 노출되기 시작하면 봉압(封壓)에서 풀려나면서 부피가 팽창해 생기는 것이다. 절리는 여러 방향으로 생기지만 화강암의 경우 가로 방향으로만 탁월하게 발달한다.(여럿이 둘러 앉기 좋은 개울가의 바위) 인편상(鱗片狀) 구조라고 해야 할 것을 판상절리라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계적 풍화작용 결과 암석 표면이 양파껍질처럼 벗겨지는 것을 박리(剝離; exfoliation)라 한다.
풍화(風化; weathering)는 암석이 지표면에서 위치가 그대로인 채 지표의 영향을 받아 변질되는 것을 말한다. 나무뿌리에서 나오는 산성물질들도 암석의 화학적 풍화작용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토르/ 토어(tor)는 탑 모양의 기반암체다. 영국 남서부의 다트무어 국립공원의 화강암 지형에서 유래했다. 차별적 풍화작용 때문에 생긴다.
바위가 썩은 풍화토를 새프톨라이트(saptorite)라 한다. 토르/ 토어는 화강암 산지에 잘 발달되어 있다. 설악산 흔들바위도 토르/ 토어의 일종이다. 타포니(tafoni)는 풍화혈이라 한다. 벌레가 파먹은 것처럼 바위 표면이 움푹 팬 곳을 말한다. 마이산에서 볼 수 있다. 그루브(groove)는 화강암 돔의 새로 방향으로 만들어진 홈이다. 나마(gnamma)는 가마솥 바위라 불린다. 테일러스(talus; 애추; 崖錐)는 절벽으로부터 암설(巖屑; debris)이 떨어져 쌓여 생긴 직선 단면의 원추형 퇴적지형이다.
석회암의 화학적 풍화작용은 주로 물과 반응해 일어난다. 물 속에서 석회질 성분이 쌓여 굳은 암석을 석회암이라 한다. 탄산칼슘이라는 석회질 성분이 50퍼센트 이상 포함된 퇴적암을 말한다. 카르스트란 유고슬라비아의 아드리아해 북부 카르스트 지방의 이름을 따온 말이다. 석회암이 오랜 세월 용식(溶蝕) 작용을 받으면 붉은 흙(테라 로사; terra rossa)가 만들어진다. 테라 로사가 붉게 보이는 이유는 석회암이 용식된 후 철이나 알루미늄 성분이 산화작용으로 붉게 변하기 때문이다.
붉은 흙이라고 해서 모두 테라 로사라 하면 안 된다. 적색토도 있기 때문이다. 돌리네(doline)는 카르스트지형에 발달한 움푹한 와지(窪地)를 말한다. 포노르(ponor)는 하천이 지하로 사라지는 장소를 말한다. 기존의 석회동굴이 무너져 깔때기 모양으로 깊게 패인 곳을 싱크홀(sinkhole)이라 한다. 석회암 지대에 있는 싱킹 크리크(sinking creek)는 어느 지점에서 강물이 갑자기 줄어들다가 아래로 조금 더 내려가면 다시 흐르는 곳을 말한다.
종유석(鐘乳石)은 석회동굴 천장 내부에 달린 고드름 모양의 탄산칼슘 집적체를 말한다. 석순(石筍)은 종유석에서 동굴 바닥으로 떨어진 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죽순 모양의 집적체를 말한다. 필리핀 피나투보(Pinatubo) 화산은 1991년 6월, 600년만에 분화 활동을 재개했다. 마그마는 땅 속 깊은 곳에 녹아 있는 돌을 말한다. 용암(lava)은 마그마가 땅 위로 솟아나온 것을 말한다. 마그마나 용암이 굳어서 생긴 지형을 화산지형이라 한다.
화산에 관한 두 편의 영화를 이야기해 보자. 볼케이노와 단테스 피크다. 볼케이노는 용암을 소재로 한 영화고 단테스 피크는 화쇄류(火碎流)를 소재로 한 영화다. 현무암은 볼케이노를 만들고 유문암은 단테스 피크를 만든다. 화산암은 대개 석영, 장석, 운모, 휘석, 감람석, 각섬석 등의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석영이 용암 속에 얼마나 들어 있느냐에 따라 볼케이노처럼 용암이 활활 분출하는 화산이 되기도 하고 단테스 피크처럼 펑 하고 터지는 화산이 되기도 한다.
석영 함량이 50% 미만일 경우 하와이나 제주도처럼 용암이 줄줄 흘러내리는 분화 형태를 보인다. 이 경우 검은 색의 현무암이 만들어진다. 폭발식 분출이 아닌 일출(溢出)식 분화가 일어난다. 폭발식 분화에서와 같은 화쇄류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석영의 함량이 65퍼센트 이상일 때는 마그마의 유동성이 작아 땅 속 내부 압력이 높아져 폭발식 분화(explosive eruption)를 하게 된다.
산성 용암은 터진다.(석영 함량이 65퍼센트 이상인 경우로 '폭발식 분화; explosive eruption'를 한다.) 밝은 계열의 화산암을 만든다. 유문암이 대표적이다. 염기성 용암은 흐른다.('일출식; 溢出式 분화; effusive eruption'를 한다.) 검은 색 계열의 화산암을 만든다. 현무암이 대표적이다.
파호이호이 용암은 점성이 작은 용암류다. 아아 용암은 점성이 큰 용암류다. 화구가 함몰해 본래보다 커진 것을 칼데라라 한다. 백록담은 화구호, 백두산은 칼데라호다. 물을 가지고 있는 지층을 대수층(帶水層)이라 하고, 땅 속으로 들어간 빗물이 지하수가 되었다가 지표로 다시 올라오는 샘물을 용천(湧遷)이라 한다.(湧; 물솟을 용)
규모와 위치에 따라 강(江)과 천(川)을 나누고 둘을 통칭해 하천이라 부른다. 강원도 태백시는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이다. 한강의 발원지는 검룡소, 낙동강의 발원지는 황지(黃池)다. 우리나라는 동고서저 지형 때문에 대부분의 하천이 서해와 남해로 흐른다. 이 하천들은 길이가 길고 경사가 완만하고 동해로 흐르는 하천들은 길이가 짧고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상류에서 하류로 갈수록 퇴적물의 크기는 줄어든다. 두 학설이 설득력이 있다. 선택운반설과 마모설이다. 폭포는 물이 떨어지는 힘에 의해 폭포 아래에 폭호(瀑壺)라는 물 웅덩이를 만든다. 폭호가 점점 커지면서 아래쪽으로 파들어가게 되면 윗부분의 암석은 무게를 이기지 못해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폭포는 상류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보통 물살이 빠른 곳에는 자갈밭이, 느린 곳에는 모래톱이 만들어진다. 하천 상류 지역의 지반 융기와 함께 만들어진 사행천(蛇行川)을 감입곡류천(嵌入曲流川)이라 한다. 동해안은 동쪽으로 치우쳐 있는 태백산맥 때문에 해안 경사가 급하며 바닷가 면적이 좁다. 해안 발달이 미약하다는 의미다. 사빈(沙濱)이란 모래가 깔린 바닷가를 말한다. 서해안은 해안경사가 완만해 사빈이 발달했다. 동해안에서는 갯벌을 볼 수 없다. 황하나 양쯔강처럼 다량의 점토질 토사를 유출하는 큰 강이 없고 서해와 달리 폐쇄된 만(灣)으로 이루어지지 않아서다.
중국 서부내륙의 황토층이 황사의 근원임은 물론 갯벌의 근원이기도 하다. 남해안 곳곳에서는 자갈해안을 볼 수 있다. 모래해안보다 자갈 또는 암석해안이 더 일반적이다. 패사(貝砂) 해안도 있다. 해안단구는 동해안, 서해안에서 공히 볼 수 있다. 이는 융기(隆起)의 증거다. 우리나라 지형은 동고서저 지형이다. 예전에는 한반도 동쪽이 융기했고 서쪽이 침강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동서의 융기 차이가 동고서저 지형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바닷물이 들어온 해안을 침수해안(浸水海岸), 빠져나간 해안을 이수해안(離水海岸)이라 한다. 융기는 이수해안의 효과를, 침강은 침수해안의 효과를 갖는다. 바닷물이 움직이면서 일어나는 밀물과 썰물은 지구와 달의 인력(당기는 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지구와 달이 일직선상에 놓이면 인력에 의해서 바다 물이 부풀어오르게 되어 밀물(만조)이 되는 것이며 반대로 달과 직각방향에 있는 곳에서는 바다 물이 줄어들게 되어 썰물(간조)이 된다.
간석지(干潟地)는 갯벌, 간척지(干拓地)는 매립지를 말한다. 갯벌은 산에서 침식, 운반된 부유토사가 해안가에 쌓여 생긴다. 영국과 같은 고위도에서는 저수온으로 인해 바다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단 여름에 30도씨 이상이 되면 바다냄새가 난다.
세상은 비가 올 때 바뀐다. 지구의 모습이 바뀌기 시작한다. 빗방울의 엄청난 에너지가 지표면을 때린다. 급격히 불어난 지표수는 지표면을 깎아 흙탕물을 만들며 흘러내린다. 땅 속으로 침투한 빗물은 토양의 공극을 채우며 지하수가 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하수는 지표면으로 배어나와 하천이나 호소(湖沼) 등의 지표수와 합류한다. 바다로 빠져나간 물은 증발하여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 지구의 물은 세상을 바꿔가며 이렇게 순환한다.
유역이란 산으로 둘러싸인 집수구역을 말한다. 땅속으로 침투(浸透)해 들어간 빗물이 지구 중력에 의해 지하수위를 향해 흘러 가는 것을 침루(浸漏)라고 한다. 비는 대기 중의 아주 작은 입자에 물 입자가 붙어 생긴다. 아차산은 계곡 좌측에는 화강암이, 우측에는 편암이 자리한다.(좌화우편) 아차산 화강암은 원래 이곳의 기반암이었던 편암을 뚫고 관입해 자리잡은 암석이다. 편암 풍화토는 화강암 풍화토보다 점토질 성분이 많아 두껍다.
아차산에 비가 내리면 어떻게 될까? 화강암 암벽 위로 떨어진 빗물은 긴 물줄기를 이루며 급류한다. 암반 위에서 시냇물 소리를 내며 흐르는 빗물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반면 오른쪽의 숲속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비가 올 때 아차산 계곡물의 대부분은 왼쪽의 화강암 암벽으로부터 흘러나간 빗물고 구성된다. 비가 오지 않을 때의 계곡물은 오른쪽 숲속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날이 맑을 때의 아차산 계곡물은 비가 올 때와 달리 오른편의 편암지대로부터 서서히 흘러나오게 된다. 그러나 아차산 공원 유역 자체가 좁고 편암이 차지하는 면적도 작아 많은 양의 지하수를 계곡으로 흘려보내지 못해 실제 아차산의 계곡물은 거의 말라 있다.
지하수는 땅 속 토양 입자와 입자 사이의 공극이 물로 100퍼센트 포화되어 있을 때 해당하는 말이다. 지하수는 진흙층과 같은 불투수층 위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