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한 불교 수행자로부터 ˝경박한 의견에는 경청할 만한 가치가 별로 없다˝는 혹평을 받은 ‘불교가 좋다‘란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감명 깊었다거나 감동적이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는데 문제는 논자가 수행자인지 여부이다.
언급한 수행자는 공부가 일정 경지에 오른 성실한 분이고 ‘불교가 좋다‘의 두 저자는 임상심리학자(가와이 하야오), 철학자이자 종교학자(나카자와 신이치)라는 점이다.
처음에는 그 수행자의 이야기를 듣고 어떤 점이 그런가, 묻고 싶었으나 그냥 흘려버렸다.
지금은 수행자와 수행자 아닌 사람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수행자가 수행자가 아닌 사람을 차별적으로 보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제 ‘과학의 불교‘(2017년 5월 출간)란 책을 샀다. 문학박사/ 불교학자인 저자 사사키 시즈카 역시 내가 인상적으로 읽은 ‘붓다와 아인슈타인‘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려니 앞서 언급한 수행자의 말이 떠오른다. 그래도 ‘아비달마불교의 과학적 세계관‘이란 부제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 대승 경전들과는 다른 정확함과 논리성을 선물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팔만사천 법문이 모두 수행자의 체험의 결과 편찬된 경전들이라는 말이 있지만 비수행자의 몫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비달마란 부처의 성문(聲聞) 제자들(부처로부터 직접 법문을 배운 제자들)이 부처 사후 스승의 가르침을 어떻게 정확하게 이해, 설명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저술한 책이다.(권오민 지음 ‘아비달마 불교‘ 21 페이지)
아비달마 불교가 수준 높은 진리의 세계를 추구한다면 대승불교는 보다 대중적인 세계를 추구한다.(이정우 글 ‘문명이 바꾼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 107 페이지)
아비달마는 북방(한국, 중국 등)에서 심화된 산스크리트 교학체계이고 아비담마는 남방(미얀마, 태국 등)에서 전승된 빨리어 교학체계이다.(각묵 스님 지음 ‘아비담마 길라잡이‘ 1권 36 페이지)
아비 담마/ 달마는 법(法)에 대한 가르침 곧 주석서(註釋書)를 의미한다.
[좌절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게 살아가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사사키 시즈카의 이 서언(序言)이 눈길을 끈다. 나 같은 사람을 두고 한 말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