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곱시 클래식 FM으로 드뷔시의 ‘아마빛 머리의 소녀‘를 들었다. 오랜만에 들어서인지 상쾌한 바람 같았다.

곡을 들으며 저녁과 어울리는 음악을 아침에 들으니 생소하기도 하고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소함은 듣는 시간대로 인해 갖게 되는 느낌이다. 작곡가의 작품 경향에 비추어볼 때 생소함을 느끼게 하는 경우도 있다.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가 그런 경우이리라 생각한다. 이는 피아노 작품 위주의 레퍼토리를 갖는 그의 성향 때문에 느껴지는 경우이다.

스트라빈스키가 흥겨운 재즈 스타일의 장르인 부기우기 스타일의 곡이라 말한 베토벤의 마지막(32번) 피아노 소나타도 새롭고 파격적이다.

술의 향연이라 통칭되는 베토벤 7번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그런가 하면 아침 음악회를 뜻하는 마티네 세션에 청중으로 참석하면 곡 대부분이 색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나는 한 번도 참여하지 못했는데 음악이 아닌 수업 또는 강연 듣기는 어떨까? 아침 시간이 정상적이지만 학생이 아닌 직장인의 경우 그 시간대에는 참여가 어렵다.

그래서 우리의 성인 대상 인문학 강의는 늦은 밤에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까닭에 여건이 안되는 사람에게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다.

아침 시간에 좋은 인문학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된다면 좋겠다. 낯설게 하기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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