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 설명서에서 만난 바 있는 헤세를 조울증 책에서 다시 만나고 있다. 언급한 주역 설명서는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소개했는데 상론(詳論)에는 헤세가 표현한 유리알 유희의 저술 동기를 소개한 이런 글이 있다.

 

“..흐르는 것 가운데 있는 확고부동한 것을 표현하는, 이어져 내려오는 것과 정신적인 삶 자체의 지속적인 일관성을 표현하는 형식으로서 다시 구체화시키자는 것이었다..”(맹난자 지음 주역에게 길을 묻다’ 256 페이지)

 

()이란 쉽다는 뜻 외에 변화와 불변을 함께 의미한다. 불변(하는 것)이란 법칙성즉 변화를 지배하는 이치(理致)나 이법(理法)을 의미한다. 현상 자체는 쉼 없이 변화하지만 현상을 지배하는 법칙성은 변하지 않는다.(이정우 지음 접힘과 펼쳐짐’ 269, 270 페이지)

 

이상한 것은 조울증 설명서에서 헤세가 우울증 환자였다는 말로 설명되고 있는 점이다. 헤세는 젊은 시절부터 정신병적 고통을 경험한 작가로 시, 음악, 그림 등으로 고통을 이겨내려고 했다.(박원명 외 조울병으로의 여행’ 120 페이지)

 

지금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읽고 있다. 헤세가 우울증을 이기기 위해 쓴 것이라 해도 그렇지 않다 해도 모두 가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그(프란치스코)를 높이 기렸던 예술가들에게 그는 구원자이자 영감의 원천이었다.”는 헤세의 결어(結語)가 눈에 띈다.

 

생각해 보니(!) 가을이다. 우울감을 느끼기 쉽고 풍요롭기도 한 모순의 계절 가을을 즐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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