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것 콤플렉스란 말을 처음 접한 것은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현 선생의 책에서였(다고 기억한)다.
김현 선생이 새것 콤플렉스란 개념을 제시한 것은 공부하는 사람이 진득하게 하나의 주제를 연구하지 못하고 유행에 휩쓸려 새 것을 찾아 다니고 그것에 어느 만큼 익숙해지면 또 다른 새 것을 찾아 가는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새것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들이 어떤 기제로 그렇게 하는지는 내 관심 밖이다.
나는 가끔 새것 콤플렉스는 아니고 새것에 대한 열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자평을 하곤 한다. 익숙한 것들을 남다른 시각으로 보려는 것 또는 서양 이론과 동양 이론을 비교해 하나의 틀에 담아내려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어제 일정을 마친 후 서점에 들러 책을 훑어보다가 정치학 박사 김용신의 ‘성리학자 기대승 프로이트를 만나다‘란 책을 알게 되었다.
퇴계(退溪)와 사칠리기(四七理氣) 논쟁을 한 유명한 학자인 고봉(高峯) 기대승의 사상과 프로이트 이론을 비교한 책이니 흥미를 자극하는 책이다.
퇴계와 고봉의 논쟁을 퇴고논쟁이라고도 한다. 물론 이때의 퇴고는 완성된 글을 다시 읽어 고치고 다듬는 것을 의미하는 推敲가 아니다.
하지만 退高 논쟁을 推敲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논의를 거쳐 진리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글을 쓸 때에는 아무리 어려운 내용일지라도 알기 쉽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특히 학자들의 말을 인용할 때는 너무 어려운 것은 쉬운 말로 약간 바꾸는 노력까지 한다고 말한다. 내가 염두에 두어야 할 말이다.
이제 고독하게 몰입해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