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채식주의(비건) 시인이신 김** 님의 페북에 완전 채식 케익 사진이 올라와 일반 케익은 너무 단데 비건 케익은 어떤가, 하는 물음을 달고 코코넛 밀크나 두유, 유기농 설탕이 듬뿍 든 당근 케익으로 포근하고 달달해도 커피와 먹으면 뇌에서 엔돌핀이 솟아나지만 살이 찌는 문제가 있다는 답을 들었다.

흑인 페미니스트 사상가인 벨 훅스는 지식이란 학생들이 먹는 영양가 높고 크림이 잔뜩 묻은 푸딩이라고 상상할 수 있겠지만 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꼭 즐겁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경계 넘기를 가르치기’ 176, 177 페이지)

그래서인지 훅스는 즐겁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그가 가르침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까닭은 교수와 학생이 가르침과 배움, 수업에 대해 참을 수 없게 지루해 하거나 무관심하거나 아무런 감동도 느끼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이다.(같은 책 17 페이지)

물리학 교수 월터 르윈은 물리학을 지루하게 만드는 교사는 범죄자라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에서 한 말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진도를 나가는 것(cover)이 아니라 진실을 찾아내는 것(uncover)이라는 말이다.

르윈 교수는 자신이 전기와 자기가 서로 소통하는 아름다운 방정식인 맥스웰 방정식을 설명하며 보인 파격에 대해 말한다.

강의실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에 방정식을 비춘 뒤 그 의미를 설명한 사실을 말하며 르윈은 몇 해가 지나면 학생들은 맥스웰 방정식의 자세한 내용은 잊지만 자신이 강의 시간에 지적 성취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수선화를 나누어 준 아름다운 추억은 기억하고 졸업 후에도 편지를 보내오곤 한다고 덧붙인다.

르윈 교수는 학생들이 스크린에 쓰인 방정식을 기억하는 것보다 그들이 본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는 학생들이 물리를 사랑하고 세상을 달리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말한다. 감동적이다. 르윈 교수가 갑자기 내 롤 모델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한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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