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 미술관 서울관(종로구 삼청동)에서 ‘불확정성의 원리’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5월 24일 – 10월 9일)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이상(以上)의 다양한 인접 개념들을 포괄한 어려운(?) 전시이리라 예상된다.(네이버 블로그 유지원님은 울렁거린다는 감상평을 남기기까지 했다.)

한국과 외국 작가가 함께 참여한 ‘불확정성의 원리’란 모호함, 애매, 규정불능, 회의(懷疑), 변화 등의 개념을 지시하는 말일 터이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나로 하여금 현대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해준 원리이다.

어김 없이 플라톤의 책 ‘티마이오스’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아페이론 또는 코라라고 하는 ‘물질 – 공간’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정우 교수는 “끝없이 나 있는 길(= 아페이론: 무한)‘에 ’서울에서 대전까지‘라는 양끝(peras, limit)이 주어져야 규정(規定)이 되는 것”이란 말을 들려준다.(’주름, 갈래, 울림‘ 21 페이지)

마름질(옷감이나 재목 따위를 치수에 맞게 재거나 자르는 일)이란 말을 생각할 수 있겠다.

비유적으로 느슨하게 쓰는 바이지만 나는 마름질이란 단어를 보며 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생각한다.

해외 여행을 간다고 말하면 우리나라도 다 둘러보지 않았는데 무슨 해외 여행이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는 편견이다. 해외 여행은 국내 여행을 모두 마친 후라야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공부도 어느 시점에선가 마름질을 해야 한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 시점에서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을 말하면 된다. 상구보리(上求菩提)와 하화중생(下化衆生)의 관계처럼.

보살행 등으로 중생들을 제도(濟度)한 뒤 (실존적) 깨달음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면 깨달음은 영원히 없(오지 않)을 것이다.

소립자의 속도와 위치를 모두 정확히 알 수 없음을 뜻하는 불확정성 원리를 생각하며 나는 깊이와 넓이는 함께 갖추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내일 구실을 붙여 서울에 가게 될 것인데 어느 전시회를 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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