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 - 독후감부터 논술까지
장선화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글쓰기란 애물 같은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한때 아니 지금도 책을 쓰려는 나에게 글쓰기란 기본이지만 그것은 책 쓰기의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글쓰기와 책쓰기의 차이를 알려면 김애리의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를 읽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글쓰기 책을 읽는 것은 내 기본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장선화의 교실 밖 글쓰기는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읽는 글쓰기 책이다. 기자 생활 20년을 넘긴 저자는 구상, 개요, 자료 수집, 집필, 자료 수집 등의 순서로 글을 쓸 것을 주문한다. 글쓰기의 기본은 6하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변형하는 것이 가능하다.

 

첫 문장도 중요하다. 간결하게 쓸수록 주제가 잘 드러난다. 본문에 나와 있듯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 신영복 선생은 교도소에서 달랑 한 장 나눠준 엽서를 망칠까 봐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문장을 나열하고 정리한 다음 한 자씩 씀으로써 문장의 대가가 될 수 있었다.

 

대화에서도, 글에서도 강약 조절이 중요하다. 강약중강약 4분의 4박자가 음악에서 가장 안정적기고 기본이듯 글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단문과 중문을 적절히 번갈아 쓰면 글이 훨씬 쉽고 재밌어진다.(43 페이지) 글을 쉽고 정확하게 쓰려면 단어를 문맥에 맞게 잘 선택해 쓰는 것이 중요하다.(45 페이지)

 

글 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 또는 충실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단어 선택도 좋아야 하고 강약중강약(짧은 문장과 다소 긴 문장을 번갈아)의 원칙을 지켜야 하고 비문을 피해야 하고 쉽게 써야 한다. 비문을 줄이는 방법 중 주어와 서술어의 거리를 줄이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비문을 방지하고 싶다면 글을 쓴 다음에 천천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 수동태보다 능동태가 권장된다. 물론 수동태가 필요할 때도 있다. 행위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 굳이 행위자를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 행위자가 사람이 아닐 때 등이다. 영어나 일본어 번역투도 피해야 한다.

 

핵심부터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는 바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쓰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 금방 드러나기에 읽는 이를 설득하기 쉽다.(82 페이지) 두괄식 글쓰기를 익히는 데 가장 좋은 자료는 신문이다. 두괄식은 비문학 글쓰기의 기본이다. 두괄식은 일상에서는 물론 인터넷 시대에도 잘 어울리는 글쓰기이다.(84 페이지)

 

저자는 요약하기를 권한다. 요약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글을 읽으면 읽기 방식이 확연히 달라진다. 요약하기는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고 글쓰기 연습에도 효과적이다. 논리적으로 써야 짜임새가 생긴다. 논리적 글쓰기는 칼럼이나 논설 뿐 아니라 시나 소설에도 꼭 필요하다.

 

저자는 왜냐하면이나 그러나‘, ’그리고‘, ’그런데등의 접속사를 활용한 글쓰기를 권한다. 물론 글 쓰는 습관이 몸에 배면 그런 접속사 없이도 문맥이 잘 통하는 글을 쓸 수 있다.(92 페이지)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데 유용한 또 다른 비법은 사슬을 엮듯 쓰기이다. 앞 문장과 뒤 문장이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쓰기이다.

 

하나의 주제로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을 사슬로 연결하듯 글을 쓰면 글의 짜임이 촘촘해진다.(96 페이지) 연역법(두괄식 구성)과 귀납법(미괄식 구성)을 적절히 활용하면 정확하고 짜임새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글은 또한 사실대로 써야 한다.

 

주관적으로 쓰기 vs 객관적으로 쓰기도 중요하다. 주관적으로 글을 쓸 때 되도록 형용사를 자제하자. 객관적으로 글을 쓰려면 반드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주관적인 글에는 공감의 힘이 있다면 객관적인 글에는 논리의 힘이 있다.(111 페이지) 자연스러운 글이 감동을 준다. 솔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좋은 글을 쓰려면 쉬운 말로 바르고 솔직하게 써야 한다.

 

제목 달기도 중요하다. 없는 내용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본문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들을 찾아내 한 문장 또는 한 구절로 압축하는 것이다. 글에 흥미를 느끼게도 해야 한다. 병렬식 명사 제목은 지루하다. 제목 글자 수는 10자를 넘지 않게 한다. 신조어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상을 할 때는 머리를 번잡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구상 다음에 개요(槪要)이다. 개요는 글의 분량 정하기, 문단 수 정하기, 문단별로 쓸 내용 정하기, 제목 정하기 등으로 구성된다. 자료 수집, 집필(꾸준히 읽으면 쓰기 실력이 는다. 읽기와 쓰기를 통해 어휘력, 문장력, 독해력이 키워진다.), 퇴고(推敲: 혼자서 소리 내어 읽어보아야 한다. 퇴고의 3원칙은 더하기, 빼기, 다듬기이다.) 등이 필요하다.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를 보자. 독후감은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성과 주관이 잘 드러나도록 쓰는 글이다. 서평은 책과 저자에 대한 지식과 정보, 책의 주제 등 객관적인 내용이 더 잘 보이도록 쓰는 글이다.(176 페이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쓰는 글은 대부분 에세이이다.

 

에세이는 읽는 맛이 중요한 글이다. 에세이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219 페이지) 저자는 한 때 글 쓰는 일이 두렵고 힘들었다고 말한다. 이태준의 문장강화10번 읽어 그 위기를 이겼다고 한다.

 

글은 노력만 하면 수준급은 아니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쓸수록 는다.(237 페이지) ’장선화의 교실 밖 글쓰기는 쉽고 명쾌한 글쓰기 지침서이다. () 쓰기에 대한 팁은 빠졌지만 전체적으로 유익하다. 두고 두고 읽을 책이다. 물론 크로스 체킹을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글쓰기 책들과 아울러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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