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하는 분이 대학때 낙제를 받은 적이 있다는 글(2017년 1월 10일 경향신문 기사 ‘결국 문제는 정치다‘)을 중요 참고점으로 삼아도 될까? 신뢰하는 분이란 서강대 정치학과 손호철 교수이다.

그분은 대학때 데모를 밥먹듯 하다가 정치란 무엇인가란 시험 문제에 상식에 기대어 만백성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것이란 답을 냈다가 낙제를 받았다고 한다.

그 분이 지금 제시하는 답은 정치란 갈등 조정의 제도화이다. 내가 손 교수의 글에서 취한 요지는 준비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온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 6곡을 대중 앞에서 완벽하게 연주하기 위해 13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했다. 심지어 그는 아흔 살에도 하루 네 다섯 시간씩 연습을 했다.

왜 그렇게 열심이시냐는 누군가의 물음에 자신은 아직 발전의 여지가 있다고 답한 그는 삶을 마치기 직전까지 첼로 연습을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가 시험 준비를 게을리한 탓에 점수가 나쁘게 나왔기 때문이다. 다른 책을 읽느라 머리가 아팠던 까닭도 있지만 이는 내 잘못이다.

시험 준비만 했다면 머리도 그렇게 아프지 않았을 것이고 시간도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나를 돌아본다. 나는 과연 문화해설을 사랑하는가.

시연으로 만회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행히 내가 할 완성된 시연 시나리오에 좋은 평이 답지하고 있다. 이제 쉬고 외울 일만 남았다.

내가 생각해도 시나리오가 만족스럽다. 미션, 질문, 쉬운 내용, 흥미, 직접성(전시 유물을 설명하는) 등에서 그렇다.

지금까지 두 차례 치른 시연은 점수에 반영되지 않아 내 스타일을 고수했다. 일부러 어렵게 한 것은 아니고 결과적으로 어렵고 관념적이었다. 순응이 최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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