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차 시험을 너무 못 봐 멘붕 상태에 빠져 다음 주 2차 시연 장소인 고궁박물관을 찾아 테마는 찾지 않고 한 동안 멍하게 있었다.
오늘 어지럽고 위가 아파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기에 힘이 드는 독서 대신 누운 채 스마트폰 검색을 했다. 정조와 문효세자, 창덕궁의 동궁과 후원 영역을 테마로 설정했는데 문제는 미션 (제시)이다.
해설은 관념적이거나 어려워서는 안 되지만 처음에는 궁여지책으로 임금이 농사를 장려하기 위해 친히 농사를 짓던 밭인 적전(籍田)과 임금이 농사짓는 친경(親耕)이란 단어를 선택했다.
적(籍)이란 글자는 문서, 장부, 기록, 사물의 모양 등등 외에 경작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임금 특히 후원을 중심으로 한 임금의 활동을 표현하는 글자로 적당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고궁박물관에 전시된 창덕궁의 동궁 및 후원과 직접 관계가 있지는 않고 어렵고 관념적일 수 있어 문제이다.
그래서 다시 눈물을 머금고 다른 것을 찾느라 시간을 썼다. 정조가 가진 최초 기록들 중 전시 유물들과 관계 있는 것을 극적으로 찾았다.
피드백을 해주신 선생님께서는 먼저 것보다 훨씬 좋다고 말씀해주셨다. 골프에서 힘빼는데 삼년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나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만일 컨디션이 좋았다면 책에서 어려운 것들을 찾느라 아니 짜내느라 애썼을 것이다. 오래 전 몸이 아파서 좋은 것이란 글을 블로그에 썼다.
호흡을 조절하고 욕심을 내려놓고 겸허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어떻든 그런 내 글에 누군가 내가 조선 선비 같다는 말을 했다. 한 시름 놓았다.
오늘 아침 선생님께 시험을 잘 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오늘 다시 설정한 미션이 훨씬 좋다는 말씀을 들으니 어설프고 못난 모습을 만회한 듯 해 기쁘다. 감사드린다.
물론 선생님께서는 첫 번째 미션에 대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서 해설의 퀄리티가 다르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감사한 일이다.
당연히 쉽고 메시지 있는 미션 설정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