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인문학 - 시대와 분야를 넘나드는 9인의 사유와 통찰
전병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인문학이란 말(궁극의 인문학 28 페이지)을 들으면 대화의 필요성,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오늘날 지능에서 중요한 것은 남이 못 본 것을 연결하거나 없던 것을 상상해내는 능력이란 말(30 페이지)은 독서와 생각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최근 나는 경복궁 단청 시연을 했다. 정전(正殿)인 근정전부터 시작해 사정전, 천추전에서 마무리하는 순서를 뒤집어 사정전, 천추전, 근정전의 순서로 했다. 소나타 형식에 맞춘 것이다. 종결주제를 가장 나중에 배치한 것이다.


뇌과학자 김대식은 인문학은 ‘왜?‘라는 질문을 하는 데에 중요성이 있음을 알게 한다. 이태수 교수의 말과 상통하는 대목이다. 인문학이란 본래 항상 근원을 캐려 드는 성향이 있는 사람이 하게 돼 있다는 말(16, 17페이지)이다. 김대식 교수는 진정한 이과(理科)는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말한다.(67 페이지) 김대식 교수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것들은 진화생물학의 토대를 깔고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으며(71 페이지) 사회의 모든 현상을 뇌과학으로 설명하려 해서도 안된다(72 페이지)고 말한다.


김대식 교수는 반복된 생활이나 뻔한 생각들보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생각,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87 페이지) 정보를 수동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역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뇌 인지 능력에 좋다고 한다. 다양한 운동, 신선한 공기, 멀티 비타민, 충분한 수면, 건강한 음식, 소식 등도 중요하다. 유발 하라리는 생물학은 역사의 기초에 해당한다고 말한다.(95 페이지)


유발 하라리는 인간은 힘(지배력)을 얻는 데는 극도로 우수하지만 그 힘을 자신의 행복으로 바꾸는 데 있어서는 그 만큼 우수하지 못할 뿐더러 훨씬 능력이 떨어지기에 힘은 선조들보다 훨씬 강력하지만 그들보다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96 페이지) 하라리는 인간의 상상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상상력은 인간 특유의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라리는 농업혁명을 인간 불행의 씨앗이라 말한다.


기지(旣知)의 사실이다. 농업으로 인해 인류는 쌀과 같은 단일 식물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어 영양실조, 병해충은 물론 사회적 서열화와 착취, 가부장제 등의 길을 열었다. 하라리는 단순히 신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개별 인간을 초월하는 법칙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인간 사회의 규범이나 가치체계라고 한다면 무엇이든 종교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라리는 역사에 어떤 명확한 방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118 페이지) 하라리는 지금은 어느 때보다 역사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라 말한다. 하라리는 인간의 상상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상상력은 인간 특유의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라리는 단순히 신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개별 인간을 초월하는 법칙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인간 사회의 규범이나 가치체계라고 한다면 무엇이든 종교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로워지기 위해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 하라리의 결론이다.(122 페이지) 하라리는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과거의 손아귀를 느슨하게 하고 우리 머리를 좀 더 자유롭게 사방을 둘러볼 수 있게 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더 많은 가능한 미래들을 볼 수 있게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122 페이지) 역사를 모르면 역사의 우연적인 것들을 진정한 본질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서양사학자 주경철은 역사가 반복된다는 생각을 흔한 오해 중 하나라고 말한다. 반복된다면 예측이 가능할텐데 그렇지가 않으며 지난 경험을 아무리 잘 알아도 예측이 전혀 안된다는 것이다.(128 페이지) 주경철 교수는 역사는 학교 수업이나 교과서를 통해 알아온 것이 아니라 문학(과거), 티브이 사극, 영화, 인터넷(현재) 등 가외(加外)의 것을 통해 알았다고 말한다.(135 페이지) 주경철 교수는 전문 연구자들의 노력과 일반인들의 역사 인식, 양자가 모두 튼튼하고 서로 교감해야 하는데 양자 모두 부실하고 관계도 미약해 보인다고 말한다.(136 페이지)


주경철 교수는 사실 그대로의 역사라는 건 세상에 없고 해석된 역사가 진리라 말한다. 문제는 이렇게 말하면 양자가 대립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사실(자료)과 상상은 배타적이지 않다. 최대한 많은 사실을 확보해야 상상이 가능해진다.(141 페이지) 주경철 교수는 역사는 해석된 기억이자 꼼꼼한 상상이라 말한다. 역사가는 예측이 아닌 해석을 한다는 것이 주경철 교수의 결론이다.(142 페이지)


김대식 교수가 진화생물학, 뇌과학 환원주의를 잘못된 것으로 보았듯 주경철 교수도 자본주의를 정의라고 보는 것도 원흉으로 보는 것 모두 문제라 말한다.(151 페이지) 인지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과학이 이성적으로 전진하는 것은 과학자 개인들이 대단히 이성적이어서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동료의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박하는 과정(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려면 동료 리뷰: peer review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을 통해 합리성이 발현된다고 말한다.(189 페이지) 과학자들도 어쩔 수 없이 자기 이론을 편애한다.


조너선 하이트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직감하고 그 느낌을 사수하기 위해 이성적으로 애써 사후 정당화의 근거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190 페이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21세기는 전통적인 계층적 지식구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대중적 지식(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229 페이지) 빅데이터 분석가 송길영은 여성이 변한 것이 아니라 여성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고 권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한 것이라 말한다.(276 페이지)


한문학자 정민 교수는 글이란 보태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 경험을 이야기한다. 정민 교수는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간결성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군더더기를 빼는 것이다. 형용사와 부사를 적게 쓰라는 말이다. 정민 교수는 한 글자만 빼도 와르르 무너지는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이정우 교수는 주희朱熹의 세계는 음표 하나만 빠져도 전체가 무너질 듯한 조화로운 교향악의 세계라는 말을 한 바 있다.: ‘인간의 얼굴‘ 124 페이지)


정민 교수는 글에는 여운이 있어야 한다, 절대 다 말하면 안 된다, 그러낼 듯 감춰라,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의미가 전달되는 글을 써라 등의 옛 말을 전한다.(300 페이지) 정민 교수는 독서에서 가장 착각하기 쉬운 것 중하나가 다독(多讀)의 개념이라 말한다. 같은 책도 여러 번 읽어야 할 책이 있고 그냥 한번 보고 지나가야 할 책이 있고 목차만 봐도 대개 알 만한 책이 있고 한두 장만 읽어보면 더 볼 것도 없는 책도 있는데 천편일률적인 독서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314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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