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쬐던 여름날의 햇빛을 온몸으로 받고 조롱조롱 열려있던 조롱박이 몇개 생겼기에
아이들에게 두개씩 나눠주니 아이들은 열심히 속을 긁어낸다.

손끝하나 내도움 없이 숟가락으로 긁어내고,
하루에도 몇번씩 잘 말랐는지 확인하며 그늘에 골고루 말려둔다.

아이들 생각을 알길없어 하는양을 지켜보며 했던 생각이.. 
장식용으로 말리려나, 장난감으로 쓰려나 궁금했는데

잘 마른 조롱박을 손에들고 바라보던 아이는,, 
옛 서민들의  애환을 조롱박에 담았음인가 애닲픈 시조 한자락 긁적여 놓았네..

겨울바람 매섭고 
사람인심 매서울때 
모두가 날 버리니 이몸 하나 어이할꼬

* 악필인지 조롱박의 휘어짐 때문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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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꽃
송현경 글, 김순금 그림 / 박물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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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꽃>
" 처음부터 이름이 있는 것들이 어디 있겠소. 
그리고 이 세상에 하찮은 것이란 없다오. 
특별히 고귀한 것도 없고..."
-33p에서 발췌-
맞다. 처음부터 이름이 있는 것이 어디 있었을까. 처음부터 고귀했던 물건이 어디 있었을까,, 사람들의 욕심으로, 이기심으로 고귀한 것과 하찮은 것이 나뉠 뿐인데 우리들은 자주 그 사실을 망각한다. 흔한 예로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같은 크기로 잘랐어도 내게 주어진 떡 보다 동생에게 주어진 떡이 더 커보였을까, 더 맛있어 보였을까, 그것은 욕심이라는 덩어리가 자라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니 상대의 것이 더 커보이고 ,값나가 보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왕과 백성이 살고있는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의 백성은 크고 작은 자기만의 정원을 아름답고 정성껏 가꾸며 이웃에게 자랑하고, 서로의 정원을 칭찬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서 성년식을 치르게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꽃,나무를 선택해 수호화, 수호목로 지정해 자기만의 정원을 만드는 풍습이 있다. 부모는 훌륭하고 학식이 풍부한 학자, 명망있는 가문의 정원에서 가져온 꽃나무로 아이가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기를 희망하는 것은 지금도 다를바가 없다. 누구를 본받아야 하고, 누구를 인생 롤모델로 정하면 좋을지, 부모의 잣대로 재어놓고 아이들의 선택을 강요하기도 한다. 꽃나무를 선택하는 것에도 부모의 입김이 작용해 수수한 꽃을 원하지만 부모의 눈에 시시함으로 비춰지기에 쇼메는 좋아하는 라일락을 수호화로 정하지 못하고 부잣집의 정원에 피어있는 화려한 장미를 수호화로 삼는다. 여기에 나오는 수호화, 수호목은 아이의 장래와도 비견된다 여겨지기에 또한번 내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해본다.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가 마음으로 택한 수호화를 묵언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좌절시키지 않았는지... 

그리고 쇼메의 남동생 나르치가 성년이 되던 해 , 똑똑하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는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먼 길을 떠나던 중 냇가의 바위틈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주홍꽃을 발견하고 황홀경에 빠져 자신의 수호화로 정한다. 그리고  소중한 몸짓으로 꽃의 뿌리를 캐어 집으로 가져와 자신의 정원을 만든다. 아름답고 화려하며 고귀해 보이는 이 꽃을 두고 마을 사람들은 칭찬과 부러움을 담아 나르치에게 어디에서 발견했는지를 묻는다. 왕의 정원에 피어있는 꽃은 왕의 꽃이고, 이름모를 들판에 피어있는 꽃은 들꽃이되는 현실에서 사람들의 부러움은 사라지고 자신의 수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던  나르치 역시 사람들의 비판 속에 주홍꽃을 홀대하기에 이른다.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므로 버리지도 못하고 한쪽에 외로이 자라던 주홍꽃은 지나가던 나그네의 요청에 흔쾌히 응하고 그에게 주어버린다. 그리고 왕의 정원이 공개되는 날,,, 나르치는 자신이 홀대하던 수호화를 만나게 되는데...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 하찮은  꽃 한포기를 소중히 가꿀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그것은 이웃집 정원에 피어있는 화려한 장미꽃에 비교할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남겨주고있다. 생각이 미숙했던 아이적 시절이 떠오르고, 그 어리고 미숙했던 생각의 상념들은 아직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음이 문득문득 느껴진다. 억누르고, 잊으려 몸부림 치고 있었을 뿐 현명한 눈으로, 꺠끗한 마음으로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기에 욕심이라는 덩어리는 자꾸만 자꾸만 내 안에서 자란다. 내 욕심 때문에  잃어버린 것이 왕의 꽃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켠에 휑~한 바람이 스산히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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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를 리뷰해주세요.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신예희 글.그림.사진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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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나처럼 못먹는 음식이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가면 가장 큰 걱정이 한끼의 밥이다. 처음 본 재료는 무조건 머리에서 반기를 들고, 먹어보기도 전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는데  여행에서 느낄 수있는 참맛을 모른다고 해야할듯하다. 자고로 여행의 즐거움은 색다른 고장에서 그곳의 문화를 느끼고, 색다른 맛을 위해 여행지의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고 외치지만, 해외는 고사하고 도시에서 한참 떨어진 섬 여행에서 조차 그 고장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했던 기억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나의 첫 해외여행이었던 신혼여행은 우리나라에서 멀지 않은 동남아였고, 비행기 기내식도 그때 처음 먹어봤다. 비록 눈병으로 고생을 했던 신혼여행이었지만 그때 먹었던 기내식이 맛있었기에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던 기억이 난다.

시그마 북스 출판사에서 출간된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에서는 나처럼 소극적인 입맛과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대리만족의 효과를 볼 수 있을듯 하고, 자칭 타칭 여행 마니아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나라의 고유한 맛과 멋을 함께 알아볼 수 있겠고, 골목골목 숨어있는 맛집의 먹거리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 큰아이도 이제 슬슬 여행에 관심이 가나보다. 배낭하나 메고 훌쩍 떠날 수 있는 나이가 가까워오니 이 책도 우리 아이에게는 꽤 좋은 정보겸 안내자 역할을 할듯하다. 뭐,, 아직은 몇년 더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어제부터 아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방학이 되면 친구들과 배낭여행 한다고 들썩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꼭 그 나라에 가서 그 음식을 맛보고 싶을만큼 구미가 당기기에.. 
그녀가 홍콩& 마카오,스페인,터키,태국,일본을 여행하며 느꼈던 생각,느낌,맛집,재래시장,거리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으로의 간접 여행을 즐기듯 흥미롭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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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의 돌
아티크 라히미 지음, 임희근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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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의 돌>
"당신 알지, 그 돌을 앞에 놓고...그 앞에서 모든 불행, 모든 괴로움,모든 고통, 모든비참한 이야기...이런 걸 다 탄식하며 털어놓는...마음에 담은 것,남들에게 차마 말 못할 이야기, 모두 털어놓는 그런 돌..."..." 그 돌에게 이야기하고, 이야기 하고.그러면 그 돌이 이야기를 듣고 그 말을, 비밀을 모두 빨아들이다가 어느 날인가 탁 깨지는 거야. 산산조각 나는 거야.. 그렇게 되는 날, 이야기한 사람은 모든 고통에서, 모든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거야.." ( 118p~119p 중..) ..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마을은 파괴되어 정신과 육신이 모두 피폐해지고, 어긋나간 총알 하나로 인해 식물인간이 되어 돌아온 남편의 곁에 머물며 그를 간호하고, 알라신의 이름을 부르며 남편의 회생을 기원하는 이 이성은 어린 두 딸과 함께 좀더 안전한 곳으로 피신을 하지도 못하고, 자유를 찾아 훨훨 날아갈수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지만 사랑을 갈구하고 있음을, 행복을 추구하고 있음을  그녀에게 있어 인내의 돌이 되어버린 남편에게 쏟아놓으며 점차 자신의 내면에 잠재하고 있는 인간의 본질적인 쾌락,사랑,희망, 열정을.. 인내의 돌에 한마디 한마디 새겨 넣으며 독백처럼 울려퍼진다. 여인들의 온몸을 차도르로 가리듯, 마음 조차도 꺼내어 볼 수 없는 곳에 밀어두어야만 했던 전통과 사회 통념 속에 가두어 버린 여성의 내면이 자조어린 슬픔의 항아리 속에 메아리치는 속절없는 외침이라 할지라도 그녀에게 있어 말(言)이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움직일 수 없는 남편의 신체를 닦아내고 , 두 눈을 부릅뜨고 위를 바라보고 있지만 무엇을 보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르는 퀭한 두 눈에 안약을 두방울씩 넣어주고 , 설탕물과 소금물로 이루어진 영양분을 남편의 입속에 흘려 넣어주는 반복된 일상에서 남편에게 쏟아내었던 소나기의 향연은 독백으로 허공에 울려퍼지고 허공에서 맴돌던 말의 그림자는 그녀를 다시 감싸며  점차 자신의 내면을 말이라는 거울에서 투영하듯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데 ,이 소설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녀는 무엇 때문에 오열하고, 속삭이며, 화를내고, 히스테릭한 웃음을 지으면서도 남편의 곁을 떠날 수 없는가를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흡사 한편의 모노드라마를 관람한 기분이 든다. 동적인 움직임 없는 정체된 집이라는 공간과 빗나간 총을 맞아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남편은 그녀의 내면을 엿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도구 역할로 소설의 전체는 쉬우면서도 아릿하고, 아릿하면서도 분노가 치솟아 올라 종주먹을 쥔 채 하늘을 향해,  수많은 이슬람 여성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분노를 쾅쾅..내리치듯 그렇게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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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쇠퇴 - 오마에 겐이치의 21세기 집단지성론
오마에 겐이치 지음, 양영철 옮김 / 말글빛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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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쇠퇴>
제목이나 표지를 보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오마에 겐이치 <지식의 쇠퇴>는 생각보다 쉽게 읽혀진다. 쉽게 읽혀지지만 더불어 생각도 많아지게 만든다. 천천히 몇날 몇일동안 이 책을 옆에끼고 읽어가면서 정체된 일본의 실태를 보고, 느끼며 우리나라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우리나라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학생들을 지켜보며 그래도 일본의 학생들 보다는 진보된 생각과 발전적인 지성을 느꼈다고 하는데 그가 느낀것은 일부 학생들의 모습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 중 자신의 미래에 관해 얼마나 생각하고 있을까?. 단지 부모가 정해준 미래를 향해 목적없이 뛰고 있는 초원의 영양은 아닌지, 아이들을 몰고있는 우리 부모들은 현명하고 지혜로운 부모라는 탈 아래 사자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우리 아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다. 

교육정책 또한 우리나라 역시 일본과 다를바가 없다. 단답형 주입식 교육으로는 더 이상의 발전 가능성을 찾아볼 수 없다, OX 형태의 문제는 창의적은 생각을 방해할 뿐이다. 어른들을 비롯한 학생들은 이러한 주입식 교육에 물든 채 왜? 라는 단어를 점차 잃어만 간다. 맞는말이다. 어린시절 그리도 호기심 많던 아이들은 어느새 이것이냐 , 저것이냐 하는 이분법에 노출되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인터넷의 영향아래 더이상 생각하기를 멈춘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조금 막히는 부분은 여러 사람에게 질문을 하고, 정작 왜 이런 답이 도출되었는지는 아이들의 관심사가 아님을 알아갈 때마다 답답하다. 

미래의 인재란 정답을 맞추는 사람이 아니라 틀렸더라도 자신만의 창의적인 답을 찾아낼 수 있는 과정, 그것을 삶에, 일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만 할텐데 우리의 교육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어제도 우리 아이와 대학에 관한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오마에 겐이치 저자님은 일본의 대학이 어른들의 놀이터가 되었다고 말한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왜? 학생들은 좋은 대학을 목표로 죽어라 공부를 한다. 그리고 입학과 동시에 풀어진다. 물론 일부 미래지향적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적인 생각을 위해 여행을 떠나고 , 배움의 길을 걷는 학생도 있지만 과연 이런 학생들이 몇 %나 될까.. 

- 일본에 필요한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 일본에 필요하고 지금 가장 부족한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  가장 필요한 인재는 이재 (異才)라고 저자님은 말한다. 답이 없는 세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을가진 이재 말이다. 유니크한 인재라고 해도 좋다. 정치에서도 경제에서도 답 없는 세계에서 답을 찾아내는 돌출된 발상과 능력을 가진 이색적인 인재가 일본에는 결정적으로 필요하다. (본문 232p에서 발췌) - 이는 비단 일본의 문제만은 아니라 생각된다.

왜? 얼마나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물음인가..우리나라 초.중.고 교육 또한 창의를 바탕으로 교육되고 있지 않음이 눈에 보인다. 어른들의 태도 역시 왜? 라고 질문을 퍼붓는 아이들을 향해 귀찮음으로 보답?을 한다.이런 호기심은 아이의 창의성을 더 발전시킬 터인데 열린 교육을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할텐데.. 집단 IQ를 높여 21세기의 승자를 위한 저자님의 책 <지식의 쇠퇴>는 정체된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데 일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보여지기에 읽고 생각할 것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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