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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꽃
송현경 글, 김순금 그림 / 박물관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왕의 꽃>
" 처음부터 이름이 있는 것들이 어디 있겠소.
그리고 이 세상에 하찮은 것이란 없다오.
특별히 고귀한 것도 없고..." -33p에서 발췌-
맞다. 처음부터 이름이 있는 것이 어디 있었을까. 처음부터 고귀했던 물건이 어디 있었을까,, 사람들의 욕심으로, 이기심으로 고귀한 것과 하찮은 것이 나뉠 뿐인데 우리들은 자주 그 사실을 망각한다. 흔한 예로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같은 크기로 잘랐어도 내게 주어진 떡 보다 동생에게 주어진 떡이 더 커보였을까, 더 맛있어 보였을까, 그것은 욕심이라는 덩어리가 자라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니 상대의 것이 더 커보이고 ,값나가 보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왕과 백성이 살고있는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의 백성은 크고 작은 자기만의 정원을 아름답고 정성껏 가꾸며 이웃에게 자랑하고, 서로의 정원을 칭찬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서 성년식을 치르게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꽃,나무를 선택해 수호화, 수호목로 지정해 자기만의 정원을 만드는 풍습이 있다. 부모는 훌륭하고 학식이 풍부한 학자, 명망있는 가문의 정원에서 가져온 꽃나무로 아이가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기를 희망하는 것은 지금도 다를바가 없다. 누구를 본받아야 하고, 누구를 인생 롤모델로 정하면 좋을지, 부모의 잣대로 재어놓고 아이들의 선택을 강요하기도 한다. 꽃나무를 선택하는 것에도 부모의 입김이 작용해 수수한 꽃을 원하지만 부모의 눈에 시시함으로 비춰지기에 쇼메는 좋아하는 라일락을 수호화로 정하지 못하고 부잣집의 정원에 피어있는 화려한 장미를 수호화로 삼는다. 여기에 나오는 수호화, 수호목은 아이의 장래와도 비견된다 여겨지기에 또한번 내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해본다.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가 마음으로 택한 수호화를 묵언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좌절시키지 않았는지...
그리고 쇼메의 남동생 나르치가 성년이 되던 해 , 똑똑하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는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먼 길을 떠나던 중 냇가의 바위틈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주홍꽃을 발견하고 황홀경에 빠져 자신의 수호화로 정한다. 그리고 소중한 몸짓으로 꽃의 뿌리를 캐어 집으로 가져와 자신의 정원을 만든다. 아름답고 화려하며 고귀해 보이는 이 꽃을 두고 마을 사람들은 칭찬과 부러움을 담아 나르치에게 어디에서 발견했는지를 묻는다. 왕의 정원에 피어있는 꽃은 왕의 꽃이고, 이름모를 들판에 피어있는 꽃은 들꽃이되는 현실에서 사람들의 부러움은 사라지고 자신의 수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던 나르치 역시 사람들의 비판 속에 주홍꽃을 홀대하기에 이른다.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므로 버리지도 못하고 한쪽에 외로이 자라던 주홍꽃은 지나가던 나그네의 요청에 흔쾌히 응하고 그에게 주어버린다. 그리고 왕의 정원이 공개되는 날,,, 나르치는 자신이 홀대하던 수호화를 만나게 되는데...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 하찮은 꽃 한포기를 소중히 가꿀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그것은 이웃집 정원에 피어있는 화려한 장미꽃에 비교할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남겨주고있다. 생각이 미숙했던 아이적 시절이 떠오르고, 그 어리고 미숙했던 생각의 상념들은 아직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음이 문득문득 느껴진다. 억누르고, 잊으려 몸부림 치고 있었을 뿐 현명한 눈으로, 꺠끗한 마음으로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기에 욕심이라는 덩어리는 자꾸만 자꾸만 내 안에서 자란다. 내 욕심 때문에 잃어버린 것이 왕의 꽃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켠에 휑~한 바람이 스산히 불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