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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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최근에 읽은 책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소설이다. 아이들이 모두 등교한  후 읽기 시작한 완득이는 아무도 없는 적막강산인 우리집에서 아무때나 툭툭 튀어나오는 큰~~ 웃음 때문에 오전 특유의 고요한 적막이 깨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웃음만 있는것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감동이라는 글자가 샘솟듯 내마음을 적셔준다. 그저 뭉클한 감동과 큰 웃음 뿐이었냐고 묻는다면 그 또한 아니라고 하고싶다.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만큼만 이 책을  표현해본다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할수밖에~~ .  독서하며 이런 몰입을 언제 해봤는지 모를정도로 한번 책을 잡으면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놓을수가 없었다. 심지어 잠깐 자리를 옮길 때마저 책장을 펼친채 눈으로 읽어야했으니 참 대단한 흡입력을 지닌 작품이었다. 

김려령... 이 작가는 이름이 생소했다. 완득이는 2008년에 청소년과 현대소설 두 분야에 동시에 출간되었는데 2007년 1회 ’창비 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청소년 문학으로 출발을 했지만 일반 성인들도 두루 읽어보면 좋을것 같아  독자층을 넓혀 양장본 현대소설로도 출간되었다.  완득이를 읽은 독자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마구 웃고싶을 땐 이 책을 보라고.. 이와 비슷한 글귀를 여러 리뷰를 통해 보았지만 당장 급한 책들로 인해 이제야 읽게되었는데~~  아이고..완득이와 똥주 선생님이 이렇게 내 마음을 사로잡을줄 알았다면 진작 읽어볼걸~ 일찌감치 읽고 또 읽고~ 그러면서 한바탕 웃어볼걸~

오묘한 몰입은 첫장부터 시작된다. 옥상 위의 옥탑방.. 비슷한 구조의 주택이 서로 마주보는 컬러사진이 처음 반기며 소설은 시작된다. - 1부 ,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이번 주 안에 안 죽여주면 나 또 옵니다. 거룩하고 전능하신 하나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니다, 아멘.  - 본문의 시작을 알리는 자그마한 글귀를 눈여겨보며 앞으로 펼쳐질 내용이 사뭇 궁금증을 자아낸다. - 똥주한테 헌금 얼마나 받아먹으셨어요. 나도 나중에 돈 벌면 그만큼 낸다니까요. 그러니까 제발 똥주좀 죽여주세요. 벼락 맞아 죽게 하든가, 자동차에 치여 죽게 하든가, 일주일 내내 남 괴롭히고, 일요일 날 여기 와서 기도하면 다 용서해주는 거예요? 뭐가 그래요? 만약에 교회 룰이 그렇다면 당장 바꾸세요. 그거 틀린 거예요. 이번 주에 안 죽여주면 나 또 옵니다,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 

똥주는 누구이며 하느님께 죽여달라고 기도를 하고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네컷짜리 만화가 등장하는데 후즐근한 남자와 또한사람이 마주보는 옥상위에 대치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야, 이 xx야! 라는 막말이 튀어나온다. 뭐 xx가 욕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누구이길래 상대를 향해 욕을 퍼부을까? ㅎㅎ 똥주 선생님, 정말 재미있고 매력적인 분이다. 물론 처음에는 선생님의 매력을 발견할 수 없고 그저 막말하는 선생님의 툭툭 던지는 말들이 유쾌해 크게 웃기만 했지만 완득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흘러가며 점점 똥주라는 캐릭터가  아주 마음에 든다.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살며 누가 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하루종일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열일곱의 소년. 춤꾼 난장이 아빠와 함께 살며 캬바레를 제집 드나들듯 보냈던 어린시절. 어린 완득이가 귀엽다며 캬바레 기도 아저씨들이 가르쳐준 싸움의 기술 덕분에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싸움 기술을 보유한 완득이, 그리고 지적장애지만 훤칠한 외모의 춤꾼 남민구 삼촌은 서울 변두리 주택에 이사를 오면서 서서히 완득이의 생활이 괴로워진다. 

마주보고 있는 옥탑방에 살고있는 완득이의 담임이자 사회선생은 아침이고 저녁이고 할것없이 옥상 위에서 동네가 떠나가라 완득이를 불러댄다. " 완득아! 완득아 새끼야!~~ 새끼가 왜 이제 나와, 햇반 하나만 던져! ~ 왜 백미밥이야? 그저께 흑미밥 나왔잖아! " ~~ 기초수급자 완득이의 수급 물품을 매일같이 빼앗아먹는 담임. 걸걸한 욕은 말할것도 없고 아이들을 대하는 말 한마디도 곱게 하는 법이 없다. 그리고 똥주 선생님의 부르짖음 덕분에 매일같이 선생님과 대립하며 ’ 어떤 씨불놈이 시끄럽게~~ "를  입에 달고사는  동네 아저씨 또한 소설을 맛깔스럽고  풍성하게 해준다. 없어서는 안될 양념같은 역할을 맡은 앞집 아저씨  때문에 한참을 웃고 또 웃었지만 외로움을 친구삼아 살아내고 있으며 마음속에 가득찬 울음을 소화할 수 없었던 완득이의 이야기를 함께했다. 읽어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는 감동.. 완득이와 동화되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고독, 똥주 선생님에게 빠지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행위들이 서로 톱니처럼 얽혀가며 소설을 이끌어간다. 

- 2부 : 정윤하가 울었다. 손수건을 꺼내 코를 풀고, 코를 푼 손수건을 반 접어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가방에 넣었다. 안 버리고 또 쓸 생각인 모양이다. 생각보다 더러운 애다. -63p-  ㅎㅎ

- 아버지를 난쟁이라고 놀리지만 않았다면 싸우지 않았다. 그건 싸움이 아니었다. 상대가 말로 내 가슴에 있는 무언가를 건드렸고, 나도 똑같이 말로 건드릴 자신이 없어 손으로 발로 건드렸을 뿐이다. 상처가 아물면 상대는 다시 뛰어다녔지만 나는 가슴에 뜨거운 말이 쌓이고 쌓였다. - 122p

- " 한 번, 한 번이 쪽팔린 거야. 싸가지 없는 놈들이야 남의 약점 가지고 계속 놀려먹는다만, 그런 놈들은 상대 안 하면 돼. 니가 속에 숨겨놓으려니까, 너 대신 누가 그걸 들추면 상처가 되는 거야. 상처 되기 싫으면 그냥 그렇다고 니 입으로 먼저 말해버려." 
" 뭐가요!"
" 그 ’뭐’말이야, 새끼야. 니 나이 때는 그 뭐가 좆나게 쪽팔릴텐데, 나중에 나이 먹으면 쪽팔려한 게 더 쪽팔려져. 나가, 새기야. 나 졸려."  
몰라도 될 걸 알아버린 인간들이 얼마나 너저분하게 구는지 정말 몰라서 저따위 말을 하는 거야? 남의 약점을 가지고 즐거워하는 싸가지 없는 놈들이 지천에 깔렸다는 걸 정말 모르는거야? 그렇게 태어나서 그런 모습일 수밖에 없는 아버지에게 사람들이 어떤 시선을 던지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야? 발톱이 빠지고 인대가 늘어나면서까지 연습하며 진정한 춤꾼을 꿈꾼 아버지를 변두리 캬바레로 내몰고 웃음거리로 전락시킨.... 이 세상이 나만 당하면 돼, 해서 정말 당당해지는 세상인가? 남이 무슨 상관이냐고? 남이 바글바글한 세상이니까! -136~ 137p- 

-눈이 꽤 내렸다,. 눈은 내리는데 엄마는왜 안 오시나요, 하는 해님달님 오누이처럼 어렸을 때도 안 기다려본 어머니를 열일곱 살 먹은, 해가 바뀌었으니 열여덟 살 먹은 내가 기다린다. 인터넷에 보면 인물 좋은 베트남 여자도 많던데 어머니는 안 그렇다. 앞니까지 심하게 벌어져 심히 촌스러운 얼굴이다. 이래저래 쪽팔린 상황이지만 어머니라는 말 은근히 마음에 든다. 한 달에 두 번 쉬는 식당이 어딨어. 빌어먹을 식당 주인. -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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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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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참 좋아한다. 추리소설은 말 그대로 추리를 해가며 풀어나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복잡할 때 나에게 큰 도움을 준다. 등장인물과 함께 사건을 추리해보고 내가 생각했던 추리가 맞는지 틀리는지 ,이걸까? 저걸까? 이렇게 했을것이다~ 저렇게 했을것이다~ 라고 나름대로 추리하며 읽다보면 복잡했던 머리가 어느새 한 곳으로 응집되는 경험을 한 뒤로 가끔 추리소설에 빠지곤 한다. 그렇지만 한번도 내가 생각했던 방향이 딱 들어맞았던 적이 없어 자꾸 찾게 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하기야~ 내 추리대로 소설이 전개된다면 그것은 이미 추리소설이라 할수도 없겠지만 말이다. 히가시노는 <회랑정 살인사건>을 가장 먼저 봤다. 그리고 그의 추리세계에 푹~ 빠져버렸다. 일부러 이 사람의 책을 찾아 읽기도 했지만 그 유명한 <용의자 X의 헌신>은 이제야 보게되었는데 그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재미있다. 

<회랑정 살인사건>,<백마산장 살인사건> ,<부르투스의 심장>,<교통경찰의 밤>,<흑소 소설>,<아름다운 흉기>,<아내를 사랑한 여자>를 이전에 읽었는데 모두 괜찮은 작품이었지만 나와는 맞지 않았던 블랙유머 시리즈는 약간 예외로 친다. 그리고 히가시노의 작품중 아주 유명한 < 용의자 X의 헌신>을 또한권 읽었다. 이 작품은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기대를 참 많이 했기에 두근두근 설레이기까지 했지만 다 읽고나니 짜릿하다기 보다  음~ 괜찮네~ 역시 히가시노야~  정도.  

이번  소설은 더위를 쫒아낼만큼의 오싹한 사건은 아니지만 범인을 미리 알고 범행동기와 범행수법, 용의자를 수사해가며 전개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을 뭐라고 하던데 한동안 추리소설에서 멀어졌기 때문인지 잊어버렸다. 아무튼 뚱뚱하고 둥글넙적한 얼굴과 실눈의 소유자 이시가미는 인근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딱딱 맞아 떨어지는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예전에는 수학 천재로 불렸고 수학과 함께 평생을 살아가리라 생각했던 그에게 다가온 현실은 생계를 위한 직업을 선택하게 만들었고 평범한 수준에도 못미치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아직까지 아무도 풀지 못했던 수학에 홀로 도전하는 외로운 삶을 살고있다. 

그러던 어느날 이시가미의 옆집에  야스코 모녀가 이사를 오고 그때부터 이시가미는 혼자 야스코를 짝사랑하며 그녀가 일하는 도시락 가게에서 매일 점심을 구입한다. 얼굴한번 마음놓고 바라볼 수 없었고,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눠보지 못했지만 모녀로 인해 삶의 희망을 잡았기에 그저 이런 상태로도 괜찮다고 되뇌인다. 그리고... 야스코의 이혼한 전남편이 등장하고 야스코와 그녀의 딸은 계획되지 않았던 우연한 살인을 하게된다. 그리고 이시가미는 두 모녀를 지켜주기 위해 범행사실을 은폐하지만 살인사건은 수면위로 떠오르고 천재 물리학자와 천재 수학자 사이의 팽팽한 두뇌싸움이 시작된다. 이렇게 경찰과 물리학자 유가와, 이시가미가 두뇌싸움을 벌이며  사건이 전개되더라도 괜찮은 소설이었을텐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거기서 머물지 않고 곳곳에 트릭을 숨겨두었다. 찾으려 애를 써도 찾아지지 않는 트릭은 마지막에 가서야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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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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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내가 좋아하는 공지영씨의 작품을 이제야 읽게되었다. 출간되었을무렵 읽어봐야지 했던 작품이었는데 워낙...내용이 내용인지라 쉽게 손을 뻗지 못하고,, 읽고나면 분명히 가슴앓이를 할것같아 많이 망설였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뤘던 <도가니>를 어제 밤사이  읽었는데 이건..도대체 뭐라 표현할 말이 없다. 뭐같은 세상에 뭐같은 일이 일어났고, 뭐같은 무리들의 뭐같은 행위를 봐야하는 내 눈이 심히 피로하다. 눈과 마음, 머리와 가슴이 동시에 울려대는 시끄러움이 아직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아마도 이런 시끄러움과 분노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뭐같은 세상에 살아가는 뭐같은 인간들은 분명 인간 쓰레기였다. 

있어서도 안 되는 일들이 버젓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지는 않을까.. 보호받지 못하는 작고 여린 새들이 둥지를 틀고있는 곳은 안전한 곳일까... 누구도 알지 못하는 높은 담장안에서 오늘도 떨고있지는 않는걸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면 나는 용기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공지영의 도가니는 불편한 진실... 그 자체였다. 어렴풋이 여기저기서 얻어들었던 불편한 진실들을 적나라하게 도가니 속에서 밝혀가며  작가는 사회에게, 우리들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했음인가...부패된 권력의 정점이 어디까지 물려있는지, 강자에 의해 억눌려 있는 약자의 눈물을 알고나 있었던 것인지,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장애우의 인권은 어디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인지... 사회에게 물음을 던진다.

사업 실패 후 자본주의에서 튕겨져 변두리를 배회하던 강인호는 아내 친구의 도움을 받아 무진시에 위치한 장애인 학교 자애원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짙은 안개만큼 퇴폐적인 냄새를 풍기는 무진시의 자애원 원장과 행정실장은 형제로서 처음 부임한 인호에게 손가락 다섯개를 펼쳐보이며 학교발전기금 명목의 돈을 요구하고 평범한 소시민의 소소한 행복을 위해 마음이 뱉어내는 말들을 감추고 그들 앞에서 비굴한 모습을 보이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퇴근하던 인호의 귀에 억눌린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인호는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나선다. 

금방 그쳐버린 비명소리를 뒤로한 채 그는 학교를 나섰지만 훗날 그가 들었던 비명소리의 실체를 마주하고 학교장과 행정실장, 생활지도 담당교사의 짐승보다 못한 행위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인호의 선배이자 무진에 정착해 살고있는 인권보호센터의 서유진과 동분서주 뛰어다닌다. 설립자의 수양딸이지만 현 교장의 애인으로 소문난 여교사 윤자애는 돌아가는 세탁기 안에 연두의 손을 억지로 밀어넣으며 교장에게 왜 꼬리를 쳤느냐며 린치를 가하는 장면을 유리의 도움으로 인호는 목격한다. 그후 연두와 유리는 인권보고센터에서 진술을 하는데.... 차마 아이들의 진술 내용은 옮길 수 없었고 옮기고 싶지 않는 일들인데 연두를 비롯해 유리와 민수, 민수의 동생이 당해다던 일들이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며 사건은 전국으로 방영되고 일파만파 커져만 간다... 그렇다고 옛이야기 속에서나 존재할것 같은 권선징악이 현실에서  이루어질까? 법의 사각지대에서 서성일수밖에 없는 억울한 사연들을 품은 이들의 마음은  어쪄면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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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수업
아니샤 라카니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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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수업> -낮에는 학교 선생님, 밤에는 화려한 과외선생! 아이비리그 출신 슈퍼 가정교사가 떴다! -
읽는 내내 이런 세계가 정말로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었다. 있을수도 있을테고 없을수도 있을테지만 외국의 상류층에는 이런일이 비일비재 한가보다. 상류층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족집게 과외선생, 현직 교사와의  과외수업... 참 씁쓸하다. 소설로 읽어내려 했지만 그저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살을 붙여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하기엔 평범한 사람들이 알지못하고 보지 못했던 경쟁사회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는듯하여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고 시원하기도 했으며 재미도 있었다.

뉴욕 맨해튼 사립학교 아이들이 받았던 고액과외 만큼은 아니겠지만 우리나라 사교육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초등학교 부터 학원은 기본으로 두세개씩 다녀야하고 야자타임을 마치고 늦은 교문을 나서는 중고등학생들에게도 학원의 대문은 졸음에 겨운 아이들의 무거운 발걸음을 유도하듯 환하게 열려있다. 미치도록 공부하고 싶어서 학교가 끝난 후 학원과 과외를 받는 아이들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싶다. 사회의 흐름과 부모들의 지나친 과열경쟁이 아이들을 그리 만들고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은 늘 해보지만 사교육의 함정은 앞으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듯하다. 

빠르게 읽어가던 중 본문 275p에서 마주친  애나와 랜디의 대화장면은  내게 많은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 부모님은 내게 늘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난 그렇게 했어요. 숙제와 성적에 연연하며 살았죠. 부모님은 내게 친구,옷,놀기 같은 건 전부 나중에 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난 내 삶의 첫 13년 동안은 책만 파면서 죽어라 공부했어요. 비참한 삶이었죠. " " 제 부모님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떤 경우에도 명문대 입학이 최우선 과제라고 하셨죠." - 

창조적이고,역동적이며 열성적인 마음으로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한 중학교 아이들에게 열정을 다해 수업을 이끌어가리라 다짐했던 애나 태거트는 첫 출근부터 기묘한 랭던홀의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빠르게 흡수하며 맨해튼 최고의 가정교사로 군림하는 랜디와 함께  밤이면 밤마다 타학교 아이들의 고액과외 교사로서 거듭난다. 최고급 아파트, 가구 , 명품 가방, 구두, 옷, 장신구들 모두가 과외비로 충당되니 화려한 자신의 교사 생활이 만족스럽던 어느날 예기치 못했던 사건 하나로 인해 명품으로 둘러쌓였지만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새로운 결심을 하게되는데... 과연 과외로 벌어들이는 부적절한 수입과 이별할 수 있을까? 진정한 교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돈의 노예가 되었던 시간과는 결별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수업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 랭던홀의 학부모들의 반응은?

아이를 가르치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부모,숙제가 많다고 학교에 항의하는 학부모, 고액의 기부금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학부모의 눈치를 봐야하는 랭던홀 사립학교, 타학교의 교사이자 아이의 가정교사가 대신 써준 숙제에 최고점수를 주어야만 하는 담당교사, 진짜 교육이 아닌 피교육자의 눈치를 봐야만하는 일이 소설속에나 등장하는 이야기로만 읽혀지지 않는것은 내가 부모이기 때문일까.? 그저그런 두루뭉술한 담당교사의 평가,교사와 학부모의 웃기는 면담,숙제를 대신해주는 과외교사,, 어쩌면 내가 알지못하는 이런 이상한 세계가 있을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성적 우선순위,서열화가 가져다준 지나친 경쟁으로 발생된 잘못된 일면을 보는것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 " 어떤 선생님들은 조금만 도와줘요. 수학 문제 푸는 요령을 알려주거나 숙제를 손봐주는 정도죠.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해요.그런 선생님은 인기가 없거든요." " 어떤 선생님들이 인기가 있지? " " 그러니까 그게..... 대신해줘요..." -159p-

- 선택받은 소수의 집단인 짱 쿨한 교사와 과외선생. 섹시한 엄마들이 입는 간지 나는 옷만 모아놓은 진정한 패선의 요새. 물론 타월 같은 상하의로 이루어진 그 옷의 200달러 가격표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지만, 학교 로비로 들어서는 나를 흠모의 눈길로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니 그 돈이 아깝지 않았다. 더군다나 200달러는 케이티 칼턴의 과외를 한 번만 하면 벌 수 있는 돈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195p-

- 아빠 말이 옳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아빠 앞에서만 반박했을 뿐이다. 내 학생들이 제출하는 완벽한 숙제가 나 같은 현직 교사들이 대신 해준 것이라는 사실이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아무리 수업에 공을 들여도, 과제물을 아무리 신중하고 신속하게 채점해도, 학생들은 나를 랜디 에이브람스처럼 대하지 않았다. 내가 그녀처럼 변하기 전까지는... 혹시 그게 답일까? - 265p-

꽤 두터운 400p가 넘는 책이지만 대단히 빠르게 읽혀진다. 재미있고 흥미로웠으며  아기자기한 맛과 대담한 흐름을 시종일관 흐트러짐 없이  이끌어가는 작가의 능력이 감탄스럽다. 또한 <화려한 수업>의 작가는  교사이자 과외선생의 길을 지나왔기 때문에 명문 사립교육 현장의 어두운 일면을 폭로하려는 의도였다고 하는데 작가의 의도가 잘 나타나있고 과열경쟁, 명문대 입학에 최고의 목표를 두고있는 우리 현실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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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p 마지막 줄 ~ 104p 첫 번째 줄 :  나는 더듬거리며 대꾸했다. 하지만 집요하게 새러를 관찰하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윽고 새러가 쌀쌀맞게 물었다. 
-> 랜디를 관찰하며... 랜디가 쌀쌀맞게 물었다. 가 맞지 않을까요? 

304p 첫 번째 줄 : 아이비리그 튜터링 선생님들의 돈 관리를 전담한다는 알지만, 이건 우리만의 비밀로 해요. 
-> 돈 관리를 전담한다는 것은 알지만, 이건 우리만의 비밀로 해요.

326p 일곱 번째 줄 : 가죽 소파에 널브러진 에이미의 파란 눈이 텔레비전에 붙박여 있었다. 
-> 에밀리의 파란 눈이~~ 

343p 다섯 번째 줄 : 크면 자기 엄마인 에밀리와 똑같아질 게 뻔했다. 
->케이티의 엄마는 어맨더 칼튼. 크면 자기 엄마인 어맨더와 똑같아질 게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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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으로 미래를 그리다
조동성 지음 / IWELL(아이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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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으.로. 미.래.를. 그.리.다.>
책 표지가 상당히 예쁘다. 교육과 미래, 검푸른 꽃과 먹물, 하얀 화선지 위에 떨어진 먹물이 꽃으로 피어날 때.. 그때가 언제일까..? 하얀 화선지위에 내가 떨어뜨린 먹물을 애써 화려한 꽃으로 둔갑시키고 있는것은 아닐까... 먹물 한방울 그 자체로도 꽃으로 피어날 수 있는데 꽃잎을 그린다... 잎을 그린다... 줄기를 그린다며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는것은 아닐까...

최근에 엄친딸 이인혜의 공부법을 담고있는 책  <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리뷰를 썼을 때 인터넷으로 알게된 친한 언니가 이런 말을 해주었다.  - 요즘 티비광고에 엄마는 학부모입니까, 부모입니까? 하는 걸 봤는데 이인혜의 부모는 아마도 부모인가봐. 학부모들의 앞서가는 마음이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우리집도 부모의 눈으로 들여다 볼 아이들을 생각하면 많이 조심스러워져. 그 광고 한번 봐봐.. "부모는 꿈을 꾸라고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정말 그런거 같지 않니..ㅎㅎ - (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치않는 항아리가 생각나는 나메언니. 언니의  댓글을 허락없이 옮겨왔습니다.)

나는 부모인가, 학부모인가..?  이런 생각은 자주.. 빈번히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날 아침에 내 머르를 퍽퍽.. 때린 충격은 좀처럼 가실줄을 모른다. 나는 티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히 재미있는 유머도 알고있는 것이 많지 않다. 알고있다면 아이들이 해주었던 말, 아이들이 흉내내며 웃기던 행동에서 알게모르게 습득하는 정도였고 광고 또한 마찬가지다. 오며가며 지나는 길에 들리고 보았던  광고들이 있지만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좀처럼 기억에 담아두지 않았고 친한 언니가 말했던 광고 또한 몰랐지만 주말에 떠났던 장거리 여행길에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서 언니가 말해주었던 광고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차례 나를 때렸던 한마디..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잘 모르겠다. 맨 처음 떠올랐던 생각은 이랬다. 나는 때에따라 학부모도 되고 부모도 된다는... 부모가 되어야 할 시기에는 부모가 되었고, 학부모가 되어야 할 시기에는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지켜주었으며 꿈을 꾸어야 할 때에는 꿈을 꿀 수 있도록 독려하고 기다려주었다고 생각했는데.. 길고 긴 고속도로를 빠져나올 무렵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부모가 아닌 학부모였다는 것을 뼈아프게 깨닫고 반성해본다. 꿈 꿀 시간을 주지 않는 학부모가 되기보다 꿈을 꾸라고 조언하는 부모가 되어야 할텐데.... 

먹물처럼 번진 검푸른 꽃 한송이가 그려진 표지와 한글자 한글자 따박따박 갈라놓은 <교.육.으.로. 미.래.를. 그.리.다.>를 읽었다. 학부모가 아닌 부모의 눈으로 읽고자 노력했고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글자 한글자..한단락 한단락 주의깊게 읽었다. 지은이 조동성. 어딘가 낮익은 이름이라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사주려고 마음먹었던  <장미와 찔레>의 저자다. - 언론에 틈틈히 쓰는 시론은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자 문제제기이며 교육자로서 교육에 대해 묻고, 경영학자로서 경영에 대해 말하고,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해 고민하는 글이며 대중과의 소통,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서 시론을 활용했다 -  그리고  2001년 서울대 경영대 학장에 취임 후 소리함이라는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고 함께 고민했던 글이 대거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고 이일을 기점으로 소중한 자료를 글로 보관해야겠다는 생각 후 책의 출간 제안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교육으로 미래를 그리다>는 제목에서 보여지듯 수많은 게시판의 글과 보도자료 중 교육과 미래에 핵심을 두고 있다. 책장을 펼치면 제일 처음 등장하는 부분이  -미래, 질문을 받다 -로 저자님의 저서인 장미와 찔레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다. 늦게까지 잔잔한 꽃가지를 형성하는 찔레의 삶과 오랜시간 한송이 꽃을 피위기위해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는 장미의 삶중 어떤 삶을 택하느냐는 선택자의 몫임을 강조한다. 다만 , 찔레의 삶과 장미의 삶을 두 분류로 갈라놓을 때 장단점은 분명 두 삶 모두에게 있음을 현실적인 직업세계의 비교를 통해 알려주고있었다. 저자님의 비교가 모두에게 수긍되지 않겠지만 내게는 어느정도 수긍이 갔던 부분이기에 이후 등장하는 학생들의 질문을 유심히 보았다. 본문의 구성은 위에서 언급한 첫 단원의 - 미래 , 질문을 받다 -를 시작으로 -미래, 함께 찾다- , - 미래, 함께 꿈꾸다 - 로 구성되어있으며 각장에는 이전 게시판에 있었을듯한 신문내용, 보도자료, 고등학생의 진로문제, 대학생의 적성,진로,꿈,불안한 미래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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