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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수업
아니샤 라카니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화려한 수업> -낮에는 학교 선생님, 밤에는 화려한 과외선생! 아이비리그 출신 슈퍼 가정교사가 떴다! -
읽는 내내 이런 세계가 정말로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었다. 있을수도 있을테고 없을수도 있을테지만 외국의 상류층에는 이런일이 비일비재 한가보다. 상류층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족집게 과외선생, 현직 교사와의 과외수업... 참 씁쓸하다. 소설로 읽어내려 했지만 그저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살을 붙여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하기엔 평범한 사람들이 알지못하고 보지 못했던 경쟁사회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는듯하여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고 시원하기도 했으며 재미도 있었다.
뉴욕 맨해튼 사립학교 아이들이 받았던 고액과외 만큼은 아니겠지만 우리나라 사교육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초등학교 부터 학원은 기본으로 두세개씩 다녀야하고 야자타임을 마치고 늦은 교문을 나서는 중고등학생들에게도 학원의 대문은 졸음에 겨운 아이들의 무거운 발걸음을 유도하듯 환하게 열려있다. 미치도록 공부하고 싶어서 학교가 끝난 후 학원과 과외를 받는 아이들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싶다. 사회의 흐름과 부모들의 지나친 과열경쟁이 아이들을 그리 만들고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은 늘 해보지만 사교육의 함정은 앞으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듯하다.
빠르게 읽어가던 중 본문 275p에서 마주친 애나와 랜디의 대화장면은 내게 많은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 부모님은 내게 늘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난 그렇게 했어요. 숙제와 성적에 연연하며 살았죠. 부모님은 내게 친구,옷,놀기 같은 건 전부 나중에 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난 내 삶의 첫 13년 동안은 책만 파면서 죽어라 공부했어요. 비참한 삶이었죠. " " 제 부모님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떤 경우에도 명문대 입학이 최우선 과제라고 하셨죠." -
창조적이고,역동적이며 열성적인 마음으로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한 중학교 아이들에게 열정을 다해 수업을 이끌어가리라 다짐했던 애나 태거트는 첫 출근부터 기묘한 랭던홀의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빠르게 흡수하며 맨해튼 최고의 가정교사로 군림하는 랜디와 함께 밤이면 밤마다 타학교 아이들의 고액과외 교사로서 거듭난다. 최고급 아파트, 가구 , 명품 가방, 구두, 옷, 장신구들 모두가 과외비로 충당되니 화려한 자신의 교사 생활이 만족스럽던 어느날 예기치 못했던 사건 하나로 인해 명품으로 둘러쌓였지만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새로운 결심을 하게되는데... 과연 과외로 벌어들이는 부적절한 수입과 이별할 수 있을까? 진정한 교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돈의 노예가 되었던 시간과는 결별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수업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 랭던홀의 학부모들의 반응은?
아이를 가르치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부모,숙제가 많다고 학교에 항의하는 학부모, 고액의 기부금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학부모의 눈치를 봐야하는 랭던홀 사립학교, 타학교의 교사이자 아이의 가정교사가 대신 써준 숙제에 최고점수를 주어야만 하는 담당교사, 진짜 교육이 아닌 피교육자의 눈치를 봐야만하는 일이 소설속에나 등장하는 이야기로만 읽혀지지 않는것은 내가 부모이기 때문일까.? 그저그런 두루뭉술한 담당교사의 평가,교사와 학부모의 웃기는 면담,숙제를 대신해주는 과외교사,, 어쩌면 내가 알지못하는 이런 이상한 세계가 있을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성적 우선순위,서열화가 가져다준 지나친 경쟁으로 발생된 잘못된 일면을 보는것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 " 어떤 선생님들은 조금만 도와줘요. 수학 문제 푸는 요령을 알려주거나 숙제를 손봐주는 정도죠.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해요.그런 선생님은 인기가 없거든요." " 어떤 선생님들이 인기가 있지? " " 그러니까 그게..... 대신해줘요..." -159p-
- 선택받은 소수의 집단인 짱 쿨한 교사와 과외선생. 섹시한 엄마들이 입는 간지 나는 옷만 모아놓은 진정한 패선의 요새. 물론 타월 같은 상하의로 이루어진 그 옷의 200달러 가격표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지만, 학교 로비로 들어서는 나를 흠모의 눈길로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니 그 돈이 아깝지 않았다. 더군다나 200달러는 케이티 칼턴의 과외를 한 번만 하면 벌 수 있는 돈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195p-
- 아빠 말이 옳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아빠 앞에서만 반박했을 뿐이다. 내 학생들이 제출하는 완벽한 숙제가 나 같은 현직 교사들이 대신 해준 것이라는 사실이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아무리 수업에 공을 들여도, 과제물을 아무리 신중하고 신속하게 채점해도, 학생들은 나를 랜디 에이브람스처럼 대하지 않았다. 내가 그녀처럼 변하기 전까지는... 혹시 그게 답일까? - 265p-
꽤 두터운 400p가 넘는 책이지만 대단히 빠르게 읽혀진다. 재미있고 흥미로웠으며 아기자기한 맛과 대담한 흐름을 시종일관 흐트러짐 없이 이끌어가는 작가의 능력이 감탄스럽다. 또한 <화려한 수업>의 작가는 교사이자 과외선생의 길을 지나왔기 때문에 명문 사립교육 현장의 어두운 일면을 폭로하려는 의도였다고 하는데 작가의 의도가 잘 나타나있고 과열경쟁, 명문대 입학에 최고의 목표를 두고있는 우리 현실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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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p 마지막 줄 ~ 104p 첫 번째 줄 : 나는 더듬거리며 대꾸했다. 하지만 집요하게 새러를 관찰하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윽고 새러가 쌀쌀맞게 물었다.
-> 랜디를 관찰하며... 랜디가 쌀쌀맞게 물었다. 가 맞지 않을까요?
304p 첫 번째 줄 : 아이비리그 튜터링 선생님들의 돈 관리를 전담한다는 알지만, 이건 우리만의 비밀로 해요.
-> 돈 관리를 전담한다는 것은 알지만, 이건 우리만의 비밀로 해요.
326p 일곱 번째 줄 : 가죽 소파에 널브러진 에이미의 파란 눈이 텔레비전에 붙박여 있었다.
-> 에밀리의 파란 눈이~~
343p 다섯 번째 줄 : 크면 자기 엄마인 에밀리와 똑같아질 게 뻔했다.
->케이티의 엄마는 어맨더 칼튼. 크면 자기 엄마인 어맨더와 똑같아질 게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