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예술로 걷다 - 가우디와 돈키호테를 만나는 인문 여행
강필 지음 / 지식서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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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페인을 다녀온 것도 벌써 3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스페인여행의 핵심은 미술과 건축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앞두고 미술과 건축을 포함한 스페인에 관한 자료들을 나름대로는 열심히 읽었고, 특히 좋은 가이드를 만난 덕분에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강필작가님의 <스페인 예술로 걷다>에 담긴 그림과 건축물에 대한 내용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미학을 전공하시고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계신 까닭인지 작품을 분석적으로 쪼개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음에도 쉬운 글로 풀어내고 있어 단숨에 읽히면서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책을 열면 먼저 ‘우리가 방문할 스페인 도시’라는 제목의 지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만나게 될 미술과 건축작품이 있는 스페인의 도시를 표시한 것인데, 마드리드-바르셀로나-빌바오를 잇는 삼각형에서 각각 피게라스와 톨레도를 연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 마드리드는 프라도, 테센보르네미사, 레이나 소피아 등 3개의 미술관을 그리고 빌바오에서는 구겐하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지만, 톨레도에서는 돈키호테와 엘그레코, 바르셀로나에서는 가우디, 피게레스에서는 달리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마드리드에서는 프라도미술관을, 바르셀로나의 가우디의 건축작품을, 톨레도에서는 엘그레코의 대표적 작품을 보긴했는데,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꼼꼼하게 작품에 천착한 저자와는 달리 단체여행이라는 시간적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 보았기 때문에 놓친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스페인 예술로 걷다>는 그런 아쉬움을 많이 보완해준 책읽기가 되었습니다.


2003년 유럽을 처음 방문했다던 저자는 그 뒤로 여러 번 방문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렌터카를 예약해 소도시를 찾아나서는 데까지 여행방식을 진화시켜왔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여행은 결국 어떤 길을 갈지 스스로 선택하고 그 길을 가는 과정에서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철학이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제 경우는 퇴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 머물 때는 차를 빌리거나 아니면 저의 차로 여행을 했는데, 그때는 저자의 말씀대로 스스로 선택하고 가서 확인하면서 미리 예상하지 못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요즈음에는 여행사 상품을 따라가다 보니 제한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보는 즐거움은 여전합니다.


저자의 스페인 여행은 ‘예술과 인문 루트’라고 성격을 분명하게 합니다. 여행을 통하여 ‘스페인 사람들의 삶과 문화, 역사를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스페인은 문사철이라고 하는 인문학의 보고인 것 같습니다. 기독교문명과 이슬람문명이 오랫동안 공존하면서 색다른 문화산물을 만들어냈고, 그런 것들이 지금까지 남아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고, 문학과 역사에서도 풍부한 이야깃거리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스페인 작가들의 작품들도 국내에 많이 소개되고 있어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앞서도 적었습니다만, 스페인의 예술품을 소개하는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는 풍부한 사진들을 바탕으로, 그 작품이 탄생하게 된 역사와 작가적 배경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레이나 소피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리히텐슈타인의 <붓자국>으로부터 마르셀 뒤상의 <샘>으로 연결시켜 미학의 흐름을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런 대목에서 저자는 ‘또 너무 멀리 왔다’라고 화제를 다시 스페인의 미술관으로 되돌립니다만, 읽는 이는 새롭다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보니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렘브란트의 <모자와 두 개의 목걸이를 걸친 자화상>을 설명하면서 인용한 <자화상>이 런던에 있는 내셔널 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다는데, 이번 런던 여행길에서 내셔널 갤러리에 들렀음에도 보지 못하여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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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로의 숲을 찾다 - 내셔널트러스트의 여행
요코가와 세쯔코 지음, 전홍규 옮김 / 이후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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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셔널 트러스트의 여행’이라는 부제가 달린 <토토로의 숲을 찾다>는, 1895년 영국에서 시작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탄생과 확산과정을 따라서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부터 미국(엄밀하게 말하면 영국에서 기획되었지만, 조직이 만들어진 것은 미국이 먼저라고 합니다), 호주 일본 등에 이르기까지 현장을 방문하여 취재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내셔널 트러스트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셔널 트러스트가 추구하는 이상에 관심을 가지면서 취재여행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헌금이나 기부를 바탕으로 보전의 가치가 있는 토지, 환경, 문화재, 동식물 등을 매입하고, 이를 영구히 관리해 가는 시민운동을 말하는데, 그 뿌리가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영국의 북서쪽 캠브리아주의 호수지방에 있는 코커머스에서 태어나 소년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으며, 그래스미어 호수에 가까운 라이달 마운트에서 숨졌습니다. 이곳 호수지역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워즈워드는 영국인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이 갖는 참된 의미를 가르친 시인이기도 합니다. 그의 정신은 미술 평론가 존 러스킨을 거쳐 내셔널 트러스트의 창설자 하드윅 론슬리로 이어져 열매를 맺게 된 것입니다.


<토토로의 숲을 찾다>는 탄생, 여행, 그리고 꿈이라는 제목의 3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 ‘탄생’에서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워즈워드가 그려낸 자연에 대한 진정한 귀의, 인간에 대한 진솔한 사랑, 문화와 예술에 대한 아낌없는 예찬이 서로 어우러진 결정체임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존 러스킨을 거쳐 워즈워드까지 거슬러 이들이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미친 영향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하드윅 론슬리(Hardwicke Rawnsley) 신부, 로버트 헌터(Robert Hunter) 그리고 옥타비아 힐(Octavia Hill) 등 세 사람의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의 창설자들의 삶과 역정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2부 ‘여행’에서는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에서 시작하여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공화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유럽 여러 나라들을 차례로 방문하여 내셔널트러스트의 확산과정과 핵심인물 그리고 그들의 활동을 소개합니다. 3부 ‘꿈’에서는 일본에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출범하게 된 배경과 미야자키 하야오가 참여한 모범적인 사례인 '토토로의 숲'을 이야기하면서, 인류의 미래의 자산과 꿈을 지키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어린이들에게 전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옮긴이가 원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만, 일본어로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책에 소개된 워즈워드와 테니슨의 시 몇 편은 중역된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어 번역이 시의 의미를 제대로 담아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Break, break, brea.”라는 제목의 테니슨의 시를 예를 들면, 제목은 ‘파도여, 부서져라’라고 했고, 같은 내용의 첫연은 ‘부서져라, 부서져라, 부서져라’라고 옮겼습니다.


하지만 저자 역시 일본인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사슴고기를 먹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야생사슴을 먹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먹는 것과 보호하는 것은 구별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고래고기를 먹는 일본인에게 쌍심지를 켜고 화를 내는 서구인들도 자신들이 당연한 듯이 먹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지적을 받으면 의외의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눙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먹는 야생사슴과 일본인들이 세계 사람들의 눈을 피해 먹고 있는 고래고기가 멸종의위기에 몰려 있는 것과 야생사슴을 같이 올려놓고 비유해서 물타기를 한 셈입니다. 참 나쁜 일본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도 그렇습니다만, 개발의 광풍은 마땅히 보존해야 할 유물들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의 유물을 재생산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 눈앞의 이익에 매달리기 때문입니다.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라와있는지 궁금해지는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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뮈세의 베네치아 ㅣ 작가가 사랑한 도시 6
알프레드 드 뮈세 지음, 이찬규.이주현 옮김 / 그린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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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를 미로처럼 엮고 있는 수로와 수로를 따라 움직이는 곤돌라를 보면서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연상인 애인 조르주 상드와 베네치아로 숨어들었던 알프레드 뮈세 역시 저와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들의 사랑에서 영감을 얻어 쓴 소설이 바로 <뮈세의 베네치아>라고 합니다.


이야기는 1580년 2월에 시작되며, 주인공은 당대 이탈리아미술의 대표화가 가운데 하나인 티치아노의 둘째 아들 피포입니다.(티치아노에게는 실제로 오라조라는 아들이 있었지만, 아버지와 몇 주 간격을 두고 전염병에 감염되어 죽었다고 합니다), 피포는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유산과 화가로서의 재능을 함께 물려받았습니다. 하지만 재능을 살려 그림을 그리지는 않고 도박과 춤으로 젊음을 낭비합니다. 어느 날 그에게 정성들여 수놓인 주머니 하나가 은밀하게 전해지고, 도박에서 연전연승하는 행운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호사에 다마라고 했던가요? 무도회장에서 만나 불장난 같은 관계를 가졌던 모나 비앙키나가 끼어들면서 상황이 꼬이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포는 선물을 보낸 미지의 여인을 찾으려 노력하고 드디어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됩니다. 미지의 여인은 언젠가 무도장에서 스치듯 만난 베네치아 최고위층의 미망인 베아트리체였습니다. 고결한 귀족 여인과 방탕한 예술가의 금지된 사랑은 시작되고, 베아트리체는 사랑뿐 아니라 피포의 재능까지 피워내려고 합니다.


베아트리체는 도박에 빠진 피포로 하여금 그림 그리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끌어갑니다. 피포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녀를 모델로 하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6주의 시간이 지났고, 피포는 초상화을 완성하였지만, 마지막 순간에 입과 눈을 지워버립니다. 초상화가 미완으로 남게 된 것입니다. 입과 눈을 지워버린 이유를 피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눈길과 미소는 표현하기 어려운 두 가지 것입니다. 그것들을 그리려면 영감이 필요합니다. 저는 제 손에 아직 확신이 없어요. 그리고 언제 그것을 갖게 될는지 알지도 못합니다.(74쪽)”


아무리 천재라고 하더라도 전정 아름다운 작품은 오랜 시간과 몰입의 결과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고 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하여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깨달음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훔쳐 명예를 얻은 티치아넬로와 조우한 피포는 한바탕의 드잡이질 끝에 집으로 돌아와 불과 한 시간 만에 그림을 완성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이름을 ‘왕관을 쓴 비너스’가 아닌 ‘사랑에 빠진 비너스’라고 정합니다.


베아트리체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포가 그린 그림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고 합니다. 어떻든 두 사람은 오랫동안 부부처럼 살았고, 그로 인해서 상처를 받은 로레단 가문에서 이 그림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전해지지 않는다고 뮈세는 전합니다.


뮈세가 묘사하는 베네치아는 정말 환상적입니다. <에스파냐와 이탈리아 이야기(1830)>에 실린 ‘베네치아’라는 시의 한 구절입니다. “오래된 궁전들 / 우람스런 회랑들 / 가시들의 하얀 계단들 / 그리고 다리와 길들 / 음울한 동상들 / 바람으로 / 물결치는 만” 두칼레 궁전을 중심으로 하는 베네치아의 풍경을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는 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베네치아의 풍경 속에 숨어 있는 연인들의 사랑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아! 여기 한 여인이 / 달빛 아래서 / 귀를 쫑긋 한 채/ 젊은 미남 애인을 기다리네 / 준비된 무도회를 위해 치장을 마친 한 여인은 / 거울 앞에서 / 검은 가면을 쓰네” 이 부분은 뮈세와 조르주 상드 사이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이해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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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네트워크로 읽는 북한의 변화
정세진 지음 / 이담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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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외적으로 강경기조를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남한에서 정권이 교체되면서 대북정책의 기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명박정부에 이이 박근혜정부 시절 이어진 대남도발이 빌미가 되어 이전 정권에서 물꼬를 텄던 대북정책이 빠르게 얼어붙어갔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북한의 내부 사정은 남한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막연하게 북한사회가 폐쇄적이며, 통제된 가운데 주민들은 열악한 삶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가치중립적인 정보가 우리 국민들에게도 제공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정세진기자님의 <시장과 네트워크로 읽는 북한의 변화>는 북한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읽기였습니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한국 주도로 한국 기업은 물론 국제사회가 북한과 경제협력을 하면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고 새로운 경제동력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기 위하여 ‘시장의 성장에 따른 북한 사회의 다양한 변화상과 북한 경제의 현실, 향후 발전 가능성을 다각도로 짚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책은 모두 6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철의 장막을 쳤던 구 소련이나, 죽의 장막을 쳤던 중국보다도 더 폐쇄적이었던 북한의 장막을 열어젖히는데 기여한 사람들의 행적을 정리합니다. 남측 인사로는 현대의 고 정주영회장, 대우의 김우중 회장, 그리고 통일교의 고 문선명교주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북한 내부의 인사로는 김달현, 김정남, 그리고 장성택을 들었습니다. 2부에서는 통제경제를 운용하던 북한에서도 시장의 등장은 불가항력이었던 모양입니다. 그 시장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현재의 모습을 정리합니다. 3부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시장을 배경으로 떠오른 새로운 계급에 대한 설명입니다.


4부에서는 북한 경제의 현주소를 짚었습니다. 군부나 당이 주도하는 것이지만, 재벌이라할 정도의 기업이 존재하고, 북한에서의 돈벌이에 관심이 있는 외국기업들의 투자와 철수과정을 정리하고, 최근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빠져나가기 위한 북한 정권의 노력 등을 정리합니다. 5부에서는 북한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예상하며, 적용 가능한 모델을 제시합니다. 6부에서는 북한의 변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주변상황과, 내부요인을 비롯하여 우리의 큰 관심사라할 통일비용에 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개혁개방이 필요하다는 점은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면서도 막상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과감하지 못했던 북한이 결국은 주민들을 먹여 살리지 못하여 명목상 GDP는 2015년 기준으로 1,000달러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는 핵무기를 비롯하여 고고도 미사일 같은 전략무기의 개발에 매달리는 것은 자존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대중정부나, 노무현정부 시절 햇볕정책을 통하여 북한에 막대한 자금을 건넸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 자금이 무기개발에 투입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햇볕정책의 성과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상당히 날카롭다는 생각입니다. 즉 남한은 햇볕정책을 통하여 북한을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에 이를 수 있기를 희망하였다면, 북한은 거꾸로 이를 이용하여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군사정치를 강화하여 햇볕정책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속내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해방 이후 70년을 넘게 갈라져 있던 상황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마도 망상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당장의 성과에 눈이 어두워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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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댈러웨이 부인 - 문예 세계문학선 038 ㅣ 문예 세계문학선 38
버지니아 울프 지음, 나영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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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행길에 의식의 흐름을 묘사한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을 읽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하원의원 리처드 댈러웨이의 아내 클러리서가 1923년 6월 어느 날, 하루의 일상을 통하여 생각하는 바를 중심으로 하고, 그녀의 삶과 관련이 있는 피터 월시와 그녀의 삶과는 무관한 셉티머스 스미스의 의식의 흐름이 더해졌습니다. 피터 월시는 젊은 시절 클러리서를 사랑하였지만 결혼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인도로 떠나갔던 인연이 있습니다. 한편 셉티머스 스미스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다가 걸린 전쟁신경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이날 자살합니다. 그를 치료한 의사가 파티에 와서 한 젊은이의 자살 소식을 전하고, 이 소식을 들은 클라리스는 청년과의 사이에 불가사의한 인연 같은 것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댈러웨이부인이 저녁에 열릴 만찬에 필요한 꽃을 사기 위하여 외출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거리의 모습도 상세하게 묘사되고 있어 1920년대의 런던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런던거리를 걸으면서 빅벤이 울리는 소리를 직접 들어보기도 했습니다만, 그 순간에 대한 울프의 몇 가지 상념을 되새겨보기도 했습니다. “소란한 거리에서나 밤중에 깨어났을 때나 빅벤이 울릴 때면 언제나 독특한 고요함, 장엄함, 무어라 형용키 어려운 침묵, 일말의 불안까지도 인다고 클러리서는 생각했다.(6쪽)”라거나, “빅벤이 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음악적인 예비종, 그 다음엔 불귀(不歸)의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울렸다(184쪽)”


세 사람의 생각이 교차되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흐름으로 기술하고 있어 자칫 누구의 생각인지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세 사람 모두 죽음에 대하여 생각한다는 것이고, 죽음을 실행에 옮긴 사람은 셉티머스라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클러리서는 본드가를 걸어가면서 자문해보았다. 언젠가는 자신도 필연코 죽어 없어진다는 것. 그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 아니냐고, 이 모든 것은 자기 없이도 이대로 움직여갈 것이라고 그 여자는 생각했다.(14쪽)” 쉰두살의 클러리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크게 앓고 난 다음부터의 일인 것으로 보입니다. 흔히 앓고나면 마음이 약해지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젊은 시절 클러리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월시는 인도로 떠났다가 돌아온 길입니다. 클러리서를 다시 만나지만,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한 월시는 다시 상처를 받게 됩니다. 리젠트공원에서 잠시 쉬던 월시 역시 죽음을 생각합니다. “늙은 유모는 리젠트 공원에서 잠든 아기 옆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피터 월시는 코를 골았다. 그는 깜짝 놀라 깨어서 ‘영혼의 죽음’이라고 혼자 중얼거렸다.(93쪽)” 어디 마음 붙일 데를 찾지 못하고 있는 월시는 스스로를 외로운 나그네에 비유하고 저물어가는 해에서 불길함을 느낍니다. 한편으로는 자신과 클러리스의 현 남편 리처드 댈러웨이를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입니다. 클러리스와 자신의 결혼을 상상해보지만, 결혼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월시를 보면서 젊은 날의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세 사람 이외에도 클러리스의 딸 엘리자베스나, 댈러웨이가에서 일하는 킬먼 양, 셉티머스의 아내 루크레치아 등 다양한 등장인물의 생각들도 섞여드는데, 성의 구분이 모호해서 한참을 읽어야 남성인지 여성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것도 책읽기에 방해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체로 영어이름은 남성과 여성을 구분할 수 있음에도 일관되게 ‘그’라고 적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남는 또 하나의 의문은 댈러웨이부인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은 월시라는 것입니다. 물론 마지막은 클러리스이기는 합니다만... “‘나를 이상스러운 흥분으로 채우는 이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클러리스라고 그는 말했다. 클러리서가 거기 와 서 있었다.(308쪽)” 무언가 미진해서 후속편이 짐작되는 대목인데, 후속편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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