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연구 2 (반양장) - 아놀드 토인비 ㅣ 59클래식Book
아놀드 조셉 토인비 지음, D.C.서머벨 엮음, 김규태.조종상 옮김 / 더스타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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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연구2>에서는 전편에 운을 뗀 문명의 발생에 있어서 환경의 도전과 황금의 중용을 다루었고, 문명의 성장과정에서 확장하지 못하고 스러진 문명들을 짚어보면서 문명성장의 본질을 다루었습니다. 제7장 환경의 도전편에서는 1. 환경의 혹독함이 주는 자극, 2. 새로운 땅의 자극, 3. 타격이라는 자극, 4. 압력이라는 자극, 5. 제재의 자극 등 5가지의 자극이 역사에 주는 영향을 설명합니다. 전편에 설명한 환경의 경우는 여건이 좋은 환경보다는 극복할 요소가 있는 환경에서 문명이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지역별 사례를 들어 설명하였습니다. 두 번째 환경적 요소인 새로운 땅이라는 개념은 선주자에 의하여 개발이 완료되었다가 스러진 땅보다는 역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장소가 유리하다는 것인데, 첫 번째 요소, 환경이 혹독함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새로운 문명을 창출해낸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타격과 압력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대치하는 세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힘의 균형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타격은 새로운 자극이 되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오스만제국과 오스트리아제국이 발칸반도를 경계로 하여 대치하고 있을 때, 서로 타격을 주기도 하였지만, 힘의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할 수 있었던 점을 들었습니다. 물론 정복당한 사회를 절멸시켰을 때는 다른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만, 견제하는 세력이 없는 사회 역시 쇠퇴의 과정을 밟기 마련입니다.

 

한편 도전과 반응에 있어서도 충분함과 과잉을 논합니다. 대응하기에 버거울 정도의 가혹한 도전이 주어질 때는 대체로 응전이 실패하여 소멸의 길을 걷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아이슬란드 정착에 성공한 바이킹이 환경적으로 열악한 그린란드에는 정착하지 못했던 사례를 들었습니다. 이처럼 문명의 씨앗은 틔웠지만, 발육이 정지된 대표적 문명으로 폴리네시아인과 에스키모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을 들었습니다. 이들 문명은 살아남는 일에 온 힘을 쏟아붓다보니 문명을 발전시킬 여력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정착하는데 필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 문명을 발전시킬 능력이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문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도전의 강도는 정도가 극심한 도전과 격렬함이 부족한 도전의 중간 어디쯤되는 도전이 이상적이라고 했습니다. 격렬함이 지나치면 응전에 나설 용기를 내지 못하게 하며, 격렬함이 부족하면 응전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적당한 도전에 대한 응전이 성공하게 되면 그것이 또 다른 도전을 불러와 새로운 응전을 이끌어냅니다. 월트 휘트먼은 이러한 성장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하나의 성공이 달성되면 비록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거기서 더 커다란 노력이 필요한 무엇인가가 생겨난다. 이것은 사물의 본질 속에 갖춰져 있다.(214쪽)”

논리의 전개가 여기에 이르면서 저자는 “문명의 성장 기준이 인문환경과 자연환경을 다 포함하는 외적 환경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전과 응전이 충돌하는 두 영역에서, 중점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점차 바뀌면서 활동 무대가 이동하는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라고 중간요약을 합니다. 문명을 이끌어가는 것이 결국은 사람이고 동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만들고 그 사회가 문명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인문환경 역시 문명발전에서 중요한 요소일수밖에 없으며, 환경적 요소 역시 중요한 것이지만, 결정적 요소는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자기결정을 하는 방향으로 진보는, 환경적 어려움을 극복할 사회적 에너지를 축적하고, 궁극적으로는 외부보다는 내부로, 물질적이라기 보다는 영적인 도전을 맞이하는 ‘승화과정’이 있어야 문명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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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연구 1 (반양장) - 아놀드 토인비 ㅣ 59클래식Book
아놀드 조셉 토인비 지음, D.C.서머벨 엮음, 김규태.조종상 옮김 / 더스타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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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벼르던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를 읽기 시작합니다. 모두 10권으로 되어 있으며, 2권의 축약본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더 스타일에서 8권으로 출간한 <역사의 연구>를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나는 왜 <역사의 연구.를 썼는가’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역사가는 인생에 하나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처럼 신의 소명 속에서 자기의 사명을 따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폴레옹의 이집트원정에 따라간 프랑스 학자들을 필두로 서양의 학자들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11개의 문명을 되살려냈다고 했습니다. 구세계의 이집트, 바빌로니아, 수메르, 미노스, 히타이트, 인더스, 중국 등의 문명이 있고, 신세계에서는 마야, 유카텍, 멕시코 및 안데스 문명 등입니다. 한때는 번성하여 영화를 누렸던 그 문명들을 모두 사라지게 한 ‘죽음의 문’은 어떤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졌던 것이 저자로 하여금 문명의 쇠퇴와 해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만들었다고도 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문명의 발생과 성장가지 연구한 결과가 <역사의 연구>라는 것입니다.

 

<역사의 연구1>는 모두 7개의 장을 담았습니다. 1. 역사 연구의 단위, 2. 문명의 비교연구, 3. 사회의 비교 가능성, 4. 문명발생 문제와 해답의 오류, 5. 문명발생 도전과 응전, 6. 문명발생 역경의 효능, 7. 문명발생 환경의 도전(1) 등입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던가요? 저자는 영국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는데, 그 끝은 영국의 역사가 자족적이거나 고립적인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시각이 영국의 밖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역사에 작용하는 힘은 한 민족뿐만 아니라 좀 더 넓은 범위에 작용하는 원인 때문에 생겨난다(32쪽)”라는 사실을 발견해냈습니다. 저자는 역사의 연구 단위는 사회라고 이름붙인 어떤 종류의 인간집단으로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저자는 19개의 사회를 발견해냈습니다. 서구, 정교 그리스도교, 이란, 아랍, 극동, 헬라스, 시리아, 인도, 중국, 미노스, 수메르, 히타이트, 바빌로니아, 이집트, 안데스, 멕시코, 유카텍, 마야 등입니다. 나아가 정교 그리스도교 사회를 정교 비잔틴 사회와 정교 러시아 사회로 나눌 수 있으며, 극동 사회는 중국 사회와 한국․일본 사회로 나눌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도합 21개의 사회를 찾아냈습니다. 그 가운데는 현존하는 사회도 있으며, 사라진 사회도 있습니다. 저자는 일본 사회가 한국을 통하여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하였으면서도 한국 사회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 듯합니다.

 

저자는 이들 사회를 모두 문명사회로 보았고, 그밖에 이들 사회의 밖에 존재했거나 존재하고 있는 미개사회가 무려 650개나 된다고 했습니다. 미개사회가 문명사회로 전환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고 본 저자는 자연 혹은 인간집단의 상호관계가 가져오는 변화, 즉 사회집단의 흥망성쇠를 그 유명한 ‘도전과 응전’이라는 공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역사의 연구>를 통하여 보여준 저자의 탁월한 시각은 서구중심의 역사관에서 탈피했다는 점입니다. 즉 오직 서구문명만이 문명이라는 ‘문명단일론’이나 혹은 모든 문명이 이집트문명에서 시작되었다는 ‘전파론’은 잘못되었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문명을 시작한 인간이 지닌 특별한 속성이나 당시의 특별한 환경적 특성으로 문명의 발생을 설명하려는 것 역시 잘못되었다는 주장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환경이 서로 작용하는 가운데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저가 그런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만, 책의 말미에는 각장의 내용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서술이 평이하기 때문에 잘 읽힙니다만, 다양한 문명의 역사를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의 역사를 인용하는 경우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어떻든 지금까지 지구상에 출현한 사회의 역사를 씨줄과 날줄로 잘 연결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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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치를? 왜? - 요즘 것들을 위한 최소한의 정치 상식
이형관.문현경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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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러 가지 이유로 흥미 있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내가? 정치를? 왜?>라는 제목부터가 눈길을 끕니다.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대한민국의 백성 누구나 목소리가 높아진다는 것인데, 마치 외계어를 대하듯 ‘정치’를 대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요즘 것들을 위한 최소한의 정치 상식’이라는 부제는 마치 정치에 무관심한 집단이 있고 그들을 훈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요즘 것들’이라고 한 것은 보면 젊은이들을 위하여 정치가 무엇인지 설명해보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의 첫머리가 “대한민국의 청년이 가질 수 있는 여러 신분 중 하나는 ‘취업준비생’이다.”라고 시작하는 것을 보면 분명해집니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려다보니 정치에는 관심을 둘 틈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저자들 역시 취업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겪어 한이 쌓였던 모양입니다. 어떻든 그 과정 가운데 ‘탈락자에게는 통보조차 하지 않아 발표가 난지도 모른 채 하염없이 기다리는 지원자도 있었다’라는 대목에서는 동병상련하는 입장이라서인지 크게 공감이 갔습니다.


그런가하면 ‘정치에 실망했거나 신뢰하지 않는, 혹은 무관심한 우리 세대를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습니다. 역시 젊은이들을 위한 책이 맞는 듯합니다. 하지만 ’정치에 실망했거나 신뢰하지 않는‘ 세대는 젊은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장년들이 아닌가 싶은 시절 같습니다. 삽화는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그려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본론에 들어가면 정치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항들을 객관적으로 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크게 다섯 개로 나뉜 글을 투표, 국회의원, 대통령,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을 주제로 합니다. 간혹 편향된 시각을 들어내는 듯한 대목이 없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이 뽑은 제8대 대통령선거가 민주 선거가 아니라는 대목에서 ‘매수된’이라고 잘라 말한 대목이 그렇습니다. 그 또한 당시의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는 합법적인 것이었으며, 우리의 역사 가운데 하나라는 점과 그들이 ‘매수되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않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입니다.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의 분석과 관련해서도 2012년 대선이 ‘계급 배반 투표’의 전형처럼 이야기하지만, 이는 역대 선거에서도 볼 수 있었던 여촌야도의 변형에 불과하다는 느낌입니다. 일단 재미있는 점은 우리나라의 정치판을 크게 뒤흔든 사건의 벌써 세 차례나 생겼다는 점입니다. 정권이 바뀌는 선거혁명이 세 차례나 있었다는 것은 분명 우리나라 백성들이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성숙했다고 보이는 대목입니다. 물론 촛불이 정의인 것처럼 예단하는 것은 옳은 시각은 아닙니다. 촛불시위에 나선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대표한다고 보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문제는 시간이 많이 흐른 다음에 재평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만, 적어도 2008년의 촛불시위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잘못된 근거에 바탕한 것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투표라는 과정을 통하여 뽑은 정권을 부정하려는 의도가 점점 커진 왜곡된 행위가 아니었나하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런 시도는 드디어 박근혜정권을 전복하는데 성공하기까지 했으니 앞으로가 더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을 우려한 듯, ‘민주주의도 (…) 막역한 정서를 자극하는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린다. 이는 굉장히 위험하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막역한’은 맥락으로 보아서는 ‘막연한’이 옳을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세력에 대한 편견의 편린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듯합니다. 박근혜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하였지만, 그보다 더한 경우는 과연 없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어떻든 젊은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전제가 과연 옳은가 하는 의문이 남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정치가 안고 있는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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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ㅣ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1
강대진 지음 / 지식서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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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작가들의 책을 읽다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인용하는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신화의 맥락 전체를 인용하는 경우에는 그래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등장인물의 특징을 간략하게 인용하거나, 혹은 짤막하게 비유하는 경우에는 의미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http://blog.joins.com/yang412/13345207>를 비롯하여 단테의 <신곡>, 그밖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간추린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어왔지만, 여전히 정리되지 않는 점이 남아있는 느낌입니다.


신화를 전공하시는 강대진교수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게 된 것도 혼란을 정리해보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대학에서 신화를 가르치는 교재를 바탕으로 하여 다시 꾸민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리가 잘 되었다는 느낌이 남는 것 같습니다.


머리말에서도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 꼽으면 그리스 신화가 가장 오래된 저본인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에서 출발해서 어떻게 재해석되어 왔는지 비교하고 있다는 점, 신화를 바탕으로 한 미술, 조각, 도기 작품이 삽화로 아주 많이 소개된 점, 성경을 비롯하여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다른 문화권의 신화나 전설과 그리스 신화를 비교하고 있는 점 등이 되겠습니다.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시리즈’의 첫 번째로 이 책이 나왔고, <북유럽 신화>가 다음번 기획인 것을 보면, 그림을 많이 넣은 것이 이 책을 기획하면서 주안점으로 삼은 듯합니다. 삽화에서도 신화의 내용을 인용한 설명을 붙여놓아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시작부터 로마제국의 건설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흔히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이야기를 합니다만, 로마신화는 대부분이 그리스신화를 로마식으로 바꾸어놓은데 불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이유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자는 책의 얼개를 신들의 시대, 영웅들의 시대, 트로이아전쟁과 귀향, 그리고 로마인들이 들려준 이야기 등 4개의 범주로 묶은 16개의 이야기로 나누었습니다. 한 학기 16주에 다루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을 대학교재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 대부분은 이미 다른 책을 읽어 알고 있는지라 읽는데 어려움이라고는 새로운 표기법으로 적은 이름이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든다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서술이 평이하다는 점입니다. 제우스가 어머니 레아의 변심으로 살아남아 아버지 크로노스에 반기를 드는 과정의 시작을 구토사건이라고 명명하고 있는 점, 제우스 형제들과 크로노스 등 아버지 세대의 티탄과의 전쟁을 세대간의 전쟁으로 규정하는 점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동안 잘못 알고 있거나 미처 모르던 것을 새삼 깨닫게 된 대목도 있습니다. 제우스와 정을 통했다가 헤라의 분노를 사서 고생하던 이오가 도망쳤다는 보스포로스 해협이 이스탄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반도와 그 동쪽의 땅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큰 목성의 이름이 제우스의 로마식 이름 주피터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62개나 된다는 목성의 위성 가운데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등 가장 큰 네 개의 이름은 제우스의 애인이라는 점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네 개의 위성은 모두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1610년에 자신이 개량한 망원경으로 처음 발견했다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래서 이 네 위성을 ‘갈릴레오 위성’이라고 한답니다. 재미있는 것은 네 위성의 이름을 붙인 것은 갈릴레오가 아니라 같은 시기에 이들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시몬 마리우스라고 합니다. 갈릴레오는 그저 목성I(이오), 목성II(유로파), 목성III(가니메데), 목성IV(칼리스토)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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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물리학 - 죽음을 치유하는 의학
아미트 고스와미 지음, 최경규 옮김 / 북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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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소멸을 의미하는 죽음을 두려워했습니다. 사실은 현세에 최선을 다한다면 죽음을 두려워할 이유도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죽음 이후의 세계를 꿈꾸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완성하기 위하여 영혼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이 영혼이 죽음의 세계와 현세를 오가는, 즉 윤회의 매개체로 삼았고, 궁극적으로는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낸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결국은 다양한 형태의 종교로 귀착되어왔던 것 같습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천지창조를 비롯해서 종교적 관점에서 설명하던 것들이 하나 둘 실체가 밝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가 하면 과학적 발견들을 종교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려는 시도 또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혼의 물리학>은 영혼의 존재와 윤회의 개념을 양자물리학의 관점에서 설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생존과 윤회에 관한 양자 모델에 관해 정확한 경험적인 증거들이 많다고 주장합니다. 실험적 증거가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이론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영매가 죽은 사람과 소통하는 기전을 양자역학으로 설명하지만, 소통과정은 양자물리학적 실험으로 입증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윤회의 사례로 티베트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영적 지도자의 환생을 들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놀라운 일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러한 일이 일반화되지 않은 현상이라면 과학적으로 입증가능한 일은 아닐 듯합니다.


물론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개별 원소들이 어떻게 모여 구성되는지 밝혀졌고, 사후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완전히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갔다가 재활용된다는 사실까지도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저자의 주장대로 원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가 되는 소립자가 생명체의 구성과 전후관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밝혀지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반면에 그야말로 무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옳다는 것이 입증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저자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그 해답을 양자물리학에서 찾았다고 합니다. 바로 죽어가는 사람을 위한 안내서로 만들어진 <티베트 사자의 서>에 담긴 아이디어를 현대의 양자물리학으로 통합하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쓴 <양자의사; http://blog.joins.com/yang412/15233353>를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과 연결하여 보면 아직도 설명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불확정성의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양자물리학 자체에 미해결된 전제가 남아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재활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윤회’라는 개념의 기본틀은 틀린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만, 윤회의 완성은 한 생명체가 존재하면서 얻은 경험이 다음 생으로 이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생명체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생전의 경험, 즉 기억이 다음 생으로 이전(移轉)하는 것을 윤회라고 한다면 먼저 기억이 형성되는 기전과 그 기억이 누군가 다른 존재, 현생이 되었건 아니면 세대를 뛰어넘은 존재로던 간에 이전(移轉)돌 수 있다는 것이 설명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억의 형성 기전마저도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근사체험을 통하여 영혼의 존재를 설명하려는 경험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근사체험을 신경생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실험적 가설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고 하겠습니다.


죽음 이후의 세계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바이나 밝혀진 것이 많지 않아 더욱 호기심을 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죽음 이후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것이 현세를 더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죽음 이후의 세계를 양자물리학이라고 하는 현대과학으로 설명하려는 저자의 시도가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만큼은 열어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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