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연구2>에서는 전편에 운을 뗀 문명의 발생에 있어서 환경의 도전과 황금의 중용을 다루었고, 문명의 성장과정에서 확장하지 못하고 스러진
문명들을 짚어보면서 문명성장의 본질을 다루었습니다. 제7장 환경의 도전편에서는 1. 환경의 혹독함이 주는 자극, 2. 새로운 땅의 자극, 3.
타격이라는 자극, 4. 압력이라는 자극, 5. 제재의 자극 등 5가지의 자극이 역사에 주는 영향을 설명합니다. 전편에 설명한 환경의 경우는
여건이 좋은 환경보다는 극복할 요소가 있는 환경에서 문명이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지역별 사례를 들어 설명하였습니다. 두 번째 환경적
요소인 새로운 땅이라는 개념은 선주자에 의하여 개발이 완료되었다가 스러진 땅보다는 역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장소가 유리하다는 것인데, 첫 번째
요소, 환경이 혹독함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새로운 문명을 창출해낸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타격과 압력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대치하는 세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힘의 균형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타격은 새로운 자극이 되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오스만제국과 오스트리아제국이
발칸반도를 경계로 하여 대치하고 있을 때, 서로 타격을 주기도 하였지만, 힘의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할 수 있었던 점을 들었습니다. 물론 정복당한
사회를 절멸시켰을 때는 다른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만, 견제하는 세력이 없는 사회 역시 쇠퇴의 과정을 밟기 마련입니다.
한편 도전과 반응에 있어서도 충분함과 과잉을 논합니다. 대응하기에 버거울 정도의 가혹한 도전이 주어질
때는 대체로 응전이 실패하여 소멸의 길을 걷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아이슬란드 정착에 성공한 바이킹이 환경적으로 열악한 그린란드에는
정착하지 못했던 사례를 들었습니다. 이처럼 문명의 씨앗은 틔웠지만, 발육이 정지된 대표적 문명으로 폴리네시아인과 에스키모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을 들었습니다. 이들 문명은 살아남는 일에 온 힘을 쏟아붓다보니 문명을 발전시킬 여력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정착하는데 필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 문명을 발전시킬 능력이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문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도전의 강도는 정도가 극심한 도전과 격렬함이 부족한 도전의 중간
어디쯤되는 도전이 이상적이라고 했습니다. 격렬함이 지나치면 응전에 나설 용기를 내지 못하게 하며, 격렬함이 부족하면 응전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적당한 도전에 대한 응전이 성공하게 되면 그것이 또 다른 도전을 불러와 새로운 응전을 이끌어냅니다. 월트 휘트먼은 이러한 성장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하나의 성공이 달성되면 비록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거기서 더 커다란 노력이 필요한 무엇인가가 생겨난다. 이것은 사물의 본질
속에 갖춰져 있다.(214쪽)”
논리의 전개가 여기에 이르면서 저자는 “문명의 성장 기준이 인문환경과 자연환경을 다 포함하는 외적
환경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전과 응전이 충돌하는 두 영역에서, 중점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점차 바뀌면서 활동 무대가 이동하는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라고 중간요약을 합니다. 문명을 이끌어가는 것이 결국은 사람이고 동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만들고 그 사회가 문명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인문환경 역시 문명발전에서 중요한 요소일수밖에 없으며, 환경적 요소 역시 중요한 것이지만, 결정적 요소는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자기결정을 하는 방향으로 진보는, 환경적 어려움을 극복할 사회적 에너지를 축적하고, 궁극적으로는
외부보다는 내부로, 물질적이라기 보다는 영적인 도전을 맞이하는 ‘승화과정’이 있어야 문명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