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1
강대진 지음 / 지식서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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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작가들의 책을 읽다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인용하는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신화의 맥락 전체를 인용하는 경우에는 그래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등장인물의 특징을 간략하게 인용하거나, 혹은 짤막하게 비유하는 경우에는 의미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http://blog.joins.com/yang412/13345207>를 비롯하여 단테의 <신곡>, 그밖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간추린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어왔지만, 여전히 정리되지 않는 점이 남아있는 느낌입니다.


신화를 전공하시는 강대진교수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게 된 것도 혼란을 정리해보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대학에서 신화를 가르치는 교재를 바탕으로 하여 다시 꾸민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리가 잘 되었다는 느낌이 남는 것 같습니다.


머리말에서도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 꼽으면 그리스 신화가 가장 오래된 저본인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에서 출발해서 어떻게 재해석되어 왔는지 비교하고 있다는 점, 신화를 바탕으로 한 미술, 조각, 도기 작품이 삽화로 아주 많이 소개된 점, 성경을 비롯하여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다른 문화권의 신화나 전설과 그리스 신화를 비교하고 있는 점 등이 되겠습니다.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시리즈’의 첫 번째로 이 책이 나왔고, <북유럽 신화>가 다음번 기획인 것을 보면, 그림을 많이 넣은 것이 이 책을 기획하면서 주안점으로 삼은 듯합니다. 삽화에서도 신화의 내용을 인용한 설명을 붙여놓아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시작부터 로마제국의 건설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흔히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이야기를 합니다만, 로마신화는 대부분이 그리스신화를 로마식으로 바꾸어놓은데 불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이유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자는 책의 얼개를 신들의 시대, 영웅들의 시대, 트로이아전쟁과 귀향, 그리고 로마인들이 들려준 이야기 등 4개의 범주로 묶은 16개의 이야기로 나누었습니다. 한 학기 16주에 다루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을 대학교재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 대부분은 이미 다른 책을 읽어 알고 있는지라 읽는데 어려움이라고는 새로운 표기법으로 적은 이름이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든다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서술이 평이하다는 점입니다. 제우스가 어머니 레아의 변심으로 살아남아 아버지 크로노스에 반기를 드는 과정의 시작을 구토사건이라고 명명하고 있는 점, 제우스 형제들과 크로노스 등 아버지 세대의 티탄과의 전쟁을 세대간의 전쟁으로 규정하는 점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동안 잘못 알고 있거나 미처 모르던 것을 새삼 깨닫게 된 대목도 있습니다. 제우스와 정을 통했다가 헤라의 분노를 사서 고생하던 이오가 도망쳤다는 보스포로스 해협이 이스탄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반도와 그 동쪽의 땅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큰 목성의 이름이 제우스의 로마식 이름 주피터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62개나 된다는 목성의 위성 가운데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등 가장 큰 네 개의 이름은 제우스의 애인이라는 점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네 개의 위성은 모두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1610년에 자신이 개량한 망원경으로 처음 발견했다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래서 이 네 위성을 ‘갈릴레오 위성’이라고 한답니다. 재미있는 것은 네 위성의 이름을 붙인 것은 갈릴레오가 아니라 같은 시기에 이들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시몬 마리우스라고 합니다. 갈릴레오는 그저 목성I(이오), 목성II(유로파), 목성III(가니메데), 목성IV(칼리스토)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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