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캐나다에서 일한다 - 더 나은 삶을 향한 한 가장의 해외 취업, 이민 생존기 ㅣ 해외 취업/이민 생존기
이홍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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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어렸을 적에는 동화책에 나오는 외국의 동네에서 살아보는 꿈을 자주 꾸었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동화책에 나오는 곳은 아니지만 외국에서 살아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좋은 점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나라에 사는 것하고 비교해보았을 때 외국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사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생각도 시대 상황에 따라서 왔다 갔다 합니다.

외국에서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해보다가 접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서 생소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나라에 들어가 정착하는 것이 과연 쉽겠는가 하는 문제 때문입니다. 이담북스에서 시리즈로 내놓고 있는 외국에서 일하는, 혹은 살게 된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참 대단하신 분들이다’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외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의 장소는 캐나다입니다. 캐나다는 미국에서 살 때도 여러 차례 놀러갔고, 또 학회 때문에 두어 번 가본 적이 있어서 여러 도시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기도 합니다. <나는 캐나다에서 일한다>는 국내의 큰 기업에서 일하시던 저자께서 ‘더 나은 삶을 위하여’ 가족들을 이끌고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정리해주셨습니다. 캐나다는 국토의 규모에 비하여 주민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민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민온 사람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체계도 잘 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정보가 넘쳐난다는 인터넷 세상입니다만, 막상 필요한 정보를 캐내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에 누군가 이런 정보를 잘 정리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직접 겪은 일까지도 소상하게 적어주면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캐나다로) 떠남에 관심 있는 그들의 결정에 다소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 정도로 이 책의 효용가치는 있으리라고 자부한다’라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두신 저자의 생각대로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이 책은 모두 다섯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장, ‘이 부장, 캐나다로 떠나다!’에서는 저자께서 캐나다로 이주하게 된 배경에서부터 캐나다에서 직장을 구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담담하게 정리했습니다. 2장 ‘해리스, 캐내디언 컴퍼니로 출근하다’에서는 첫 직장에서 일하고 해고되었던 경험(물론 해고라는 것이 잘못을 저질러서 징계성으로 해고된 것이 아니라 회사사정이 나빠 구조조정과정에서 생긴 일이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직장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3장, ‘해리스! 두 번째 신입사원’은 두 번째 직장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특히 직장 동료와의 관계가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4장 ‘해리스의 이웃들’은 캐나다에서 살면서 친교를 맺게 된 이웃들에 관한 이야기이고, 5장 ‘캐나다 문화 따라잡기’는 명절, 집사기, 등 캐나다에서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제가 미국에 공부하러 갔을 때, 먼저 와 계신 분들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답을 해야 될 지 고민하던 저에게 그분들은 ‘뒤에 오는 분들을 잘 돌봐주면 된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사람들은 정착하는 방법을 요약한 자료집을 바탕으로 지원해주는 것과는 달리 한국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경험에 따라 직접 나서서 지원해주는 식이었습니다. 그때 정리된 자료가 아쉽더라는 생각에 제가 먼저 정착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정리하기 시작해서 뒤에 오시는 분들에게 넘겨드렸습니다. 물론 제가 정리한 그대로 하시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홍구 부장님께서 캐나다에서 고군분투하시면서 자리를 잡아오기까지의 이야기는 누군가 캐나다로의 이주를 고민하시는 분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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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내 아이, 친구관계 고민상담소 - 아이의 속마음을 살펴보고 도와주는 부모가 되기 위한 필독서
류윤환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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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큰 아이의 결혼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책읽기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던 경향이었음을 본다면, <초등 내 아니, 친구관계 고민상담소>에 관심이 가는 것도 어쩌면 그런 경향과 맞물리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가진 부모보다는 조금 차이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

<초등 내 아이, 친구관계 고민상담소>는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겪은 경험을 녹여낸 현장감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책을 쓰신 류윤환 선생님은 따뜻한 시선과 부드러움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려 애쓰며, 아이들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려고 노력한다고 하십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한 추억이 휘발되는 것이 아쉬워서 기록으로 남기던 것이 글쓰기로 발전하였는데, 학생, 학교, 교육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이 누군가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좋겠다는 소망에서 책으로 엮어내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이 책이 벌써 세 번째 책이라 하십니다.

이 책은 특히 자신의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걱정이 많으신 부모들과의 면담과정에서 들은 이야기, 그리고 그런 걱정의 대상이 되는 아이들의 속마음 등을 각각 듣고, 그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에 대한 선생님의 조언을 붙이는 순서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아이들의 문제가 무려 52가지나 된다는 것에 대하여 놀랐습니다. 또한 그런 걱정들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52가지지나 되는 아이들의 문제들을 다섯 종류로 구분하여 놓았습니다. 1. 아이의 속마음, 부모의 알아차림, 2. 아이의 빨간 신호, 부모의 초록신호, 3. 아이의 한숨, 부모의 토닥임, 4. 아이의 어울림, 부모의 손길, 5. 아이의 도전, 부모의 시작 등입니다.

부모가 보기에 문제일 뿐 알고 보면 문제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만 아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문제들을 52가지나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께서 평소에 정리해오던 교단일지 덕분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계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어느 아이 편에서 상황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개입되어 있는 아이들을 면밀하게 파악하여 해답을 찾아내려 노력하신 흔적이 역력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가 벌써 50년이 넘었기 때문에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에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던 문제들도 있고, 그때도 있던 문제가 지금도 있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옛날 초등학교 다닐 때의 추억을 잠시 되돌려보기도 하였습니다. 시골학교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왕따라거나 괴롭힘을 주고, 당하는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헬리콥터 아빠, 엄마도 그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없지 않았지만 제가 무심해서 몰랐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오히려 왕따의 문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 느낌이 든 적은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자초하여 즐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왕따의 문제도 생각하기 나름이다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는 가지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호들갑을 떠는 것이 문제를 더 키우는 것 아닐까 하는 생뚱맞은 생각도 해봅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무렵에만 해도 ‘아이들은 다 그렇게 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고, 방과후 동네아이들하고 노느라 숙제는 까맣게 잊었다가 다음날 학교에 가서야 숙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후다닥 숙제를 해치던 일을 밥먹 듯이 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어떻는지 모르지만 숙제를 매일 내주는 것이 아니라서 벌어지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학교를 일찍 가는 형님 때문에 같이 아침밥을 먹고 나면 학교에 가서 노는 편이라서 숙제를 하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될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영양가 없는 저의 옛날이야기는 고만 접고, <초등 내 아이, 친구관계 고민상담소>로 돌아가면,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둔 부모님이나 조부모님들이 꼭 한번은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읽기였습니다. 회사 도서관에 비치하면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를 둔 엄마인 동료 직원들에게 인기가 좋을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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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하겠다 ㅣ 시인동네 시인선 119
배연수 지음 / 시인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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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겨울비가 2박3일 오더니, 오늘은 구름이 하늘을 덮었습니다. 사무실 창밖으로 늘어서 있는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치악산 정상도 구름에 살짝 가려졌습니다. 며칠째 미루고 있던 시집『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하겠다』를 읽은 느낌을 정리하는데 안성 맞춤한 날씨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시집은 블로그 친구이신 파란자전거님께서 처음 세상에 내놓으신 시집입니다.

시집을 받아 열어보니, ‘이건 내가 나를 속이는 거짓말 / 네가 빤히 보고 있는데.’라는 시인의 말의 말이 뒷통수를 세게 때리는 듯합니다. 세상 사람들을 모두 속일 수 있으려니 싶어도, 결코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걸 혼자서만 잊고 있는 것 같아서입니다. 시집을 받아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한 꼭지씩 가만히 소리 내어 읽어보았습니다. 단숨에 읽어내기에는 생각거리가 많아지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시, 「봄」을 여는 ‘한 걸음 앞서서 / 차 문을 열어주는 일’을 언제 해보았나 싶었습니다. 젊어서는 아내에게 차문을 열어주기도 했는데, 아내와 함께 차를 타본 게 언제던가 까마득하게 느껴집니다. 이어지는 ‘바람이 매화꽃을 열 듯 /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말입니다.

이어지는 시들을 읽으면서 어디서 많이 본 풍경 같다는 느낌이 머릿속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보니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에서 시제(詩題)를 가져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론가 오민석교수님이 ‘일상생활이 시의 형태로 분출된 한 예로 보아도 좋다’라고 한 것이 참 적절하다 싶었습니다. 다만 ‘그는 마치 환자의 횡설수설을 통해 환자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정신과 의사처럼, 혼란스레 산개(散開)되어 있는 일상성의 기호(sign)들을 통해 세상의 바닥을 들여다본다.’는 대목은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시를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시 평론을 이해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먼집」이라는 제목의 시의 ‘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긴 어머닌 / 걸음 옮기는 일도 잊어버리셨다.’라는 대목을 보면 혹여 시인의 어머니는 요양원에 모셔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샅길에서 만난 개의 걸음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며, 거동이 어려워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떠올린 것 같습니다. 그런 어머니께서 집으로 돌아오실 수 없을까 하는 걱정을, ‘어머니, 어머니의집이 보이나요 / 제 앞에는 자꾸만 눈이 내려요’라고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쏟아지는 눈물을 마침 쏟아지는 눈발로 가리려 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집에서 모시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전처럼 대가족이 모여 산다면 서로 역할을 나누어 돌볼 수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단출한 식구로는 돌봄을 맡은 가족이 버텨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양병원 혹은 요양시설에서 돌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하여 너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오민석교수님은 시인이 자신과 동일시하고 있는 ‘엄마라는 원초적이며 절대적인 대상을 상실하거나 상실할 가능성 앞에 놓인 아이의 불안과 공포를 보여준다’라고 해석하였습니다. 하지만 석가모니께서도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만나면 반드시 이별이 있다’라고 회자정리(會者定離)에 대한 말씀을 하신 것처럼 우리는 언젠가 닥칠 이별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이별을 강제당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 덜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맑았다 흐렸다하는 날씨의 변화에 너무 민감하지 않고 ‘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하겠다’하신 시인께 ‘그냥 맑음이라고 대답’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기억」이라는 시에서는 산통의 기억을 지운 산모를 보면서 기억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는 시인에게 ‘기억’이 신의 선물이라면 ‘망각’은 신의 축복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살면서 겪은 모든 일들을 기억한다면 인간은 분명 제명에 죽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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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휴직은 위대하다
임석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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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임신한 여자동료들이 출산하는 날부터 분만휴가를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분만 휴가라고 해도 1개월인가를 쉬고 업무에 복귀했던 것 같습니다.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만, 요즈음은 분만휴가에 육아휴직까지 더해서 모성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 아빠도 필요한 경우에는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요즘 젊은이들은 참 좋은 세상을 살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아빠의 육아휴직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결정인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육아휴직을 경험하신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쓴 책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빠의 육아휴직은 위대하다> 역시 이런 위대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쓰신 임석재박사님은 <독서사락: http://blog.yes24.com/document/7991268>으로 벌써 만나본 분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재미를 잘 아시는 분입니다. 육아휴직이라는 쉽지 않은 결심을 하시면서 그 과정을 정리해서 누군가와 공유해보자는 숭고한(?) 사명감을 가지셨던 것 같습니다.

임석재님께서 근무하시는 곳에서는 육아휴직으로 1년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4월 2일부터 시작한 육아휴직 기간 동안에 있었던 일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의 순서로 정리해놓았습니다. 글 내용으로 보아서는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직한 1개월 뒤까지의 일도 포함한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육아휴직 기간 중에 일기처럼 매일 글을 쓰셨을 터인데 날자가 적혀있지 않아 언제 적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계절이 언제였다는 정도? 베트남과 라오스를 여름에 다녀오신 것 같습니다만, 사실 이 지역을 여행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계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더운 곳이다 보니 낮 시간에는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516꼭지의 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보면 하루 평균 1.4꼭지의 글을 쓰신 셈입니다. 글들이 한쪽을 넘어가는 것은 없고 어떤 글을 반쪽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글의 주제에 따라서 길이에 구애받지 않고 생각을 정리하신 듯합니다. 다섯 살짜리 사내아이의 생각이 참 깜찍하다는 느낌이 드는 대목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사가 쉽지 않다는 점을 조금은 일깨워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대목도 없지는 않습니다.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과연 앞으로의 삶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 생각해볼 일 아니겠습니까?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가운데 저자의 아내를 제외하고는 아들 중심으로 호칭이 정리되는 것도 흥미로운 점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고모 등은 모두 아이를 중심으로 보았을 때의 촌수관계입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모두 아빠의 시각으로 관찰하거나 해석한 아이의 행동입니다. 즉 아이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듣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육아휴직 기간 중에 동네도서관에서 하는 다양한 특강도 듣고, 독서지도사, 심리상담사, 마술교육지도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으며, 학회에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아들과 함께 281권의 동화책을 읽었고, 아들과 노는 사이사이에 383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사실 저도 1년에 3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보았습니다만, 거의 종일 책과 씨름을 해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물론 독후감을 쓰는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베트남이나 라오스로 여행을 다녀온 과정이나 국내 여행을 다녀온 과정을 보면 참 쉽게 결정을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사 상품으로 떠나는 해외여행도 준비하는데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하고, 자유여행의 경우는 열흘짜리를 준비하는데 두어 달 걸렸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책표지를 보면 <아빠의 육아휴직은 위대하다>라는 제목에서 ‘아·육·대’라는 머리글자를 강조한 것을 보면 작가님이 젊게 사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아·육·대’는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를 줄인 말이기 때문입니다. 감각있다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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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승원 회랑 조각에 나타난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의 종교적 상징 ㅣ 중세 승원 회랑 시리즈
이희숙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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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을 다니다보면 아무래도 오래된 성당과 교회 등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런 건물에서 동물의 형상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되는데, 그 의미가 참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궁궐의 지붕에 보면 귀면와라거나, 지붕마루를 따라 늘어서있는 동물의 형상을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수복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웠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목이 아주 깁니다만, <중세 승원 회랑 조각에 나타난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의 종교적 상징>은 유럽의 성당이나 교회 건물에서 볼 수 있는 동물형상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해주는 좋은 책읽기였습니다. 저자는 <이슬람 캘리그라피; http://blog.yes24,com/document/7875624>를 통하여 이미 만나본 이희숙박사님입니다. <이슬람 캘리그라피> 역시 스페인과 모로코 여행에서 만났던 화려하고 기하학적인 이슬람 캘리그래피와 아라베스크를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이희숙박사님은 노르웨이 국립예술디자인대학에서 회화와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시고, 미국 시러큐스대학에서 이슬람관련 응용미술을, 영국 옥스퍼드브룩스대학에서 흰두교, 불교, 기독교와 이슬람 건축을 비교연구하였다고 합니다. 이슬람 예술과 스칸디나비아에 관한 많은 책들을 내셨는데, 이 책도 그런 연구 성과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본다고 합니다만, 유럽에 갈 때마다 만나는 다양한 건축들을 보면서 그저 기둥이 도리아식인지, 이오니아식인지 아니면 코린트식인지 정도만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희숙박사님은 이 책의 서두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로마네스크 건축 조각 기둥머리는 성경 인물, 영웅, 동물, 꽃-식물로 계층을 만든다.” 그러니까 이 책은 <중세 승원 회랑의 초목과 꽃 조각 장식>의 후속편인 셈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승원 회랑을 장식하는 동물 형상이 옛날부터 전해오는 동물에 관한 우화와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장 ‘동물우화집’은 서양에 전해 내려온 동물우화집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살펴보았습니다. 두 번째 장은 ‘중세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입니다. 같은 주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만, 동물우화집이 동물들의 특성을 설명한 것이라고 한다면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은 그 특성을 종교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이해하였습니다. 세 번째 장 ‘동물 속성과 상징’은 제목 그대로 동물들의 속성과 상징을 정리하였습니다. 동물, 새, 물고기, 곤충, 뱀 등의 순서로 다양한 생물종을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생물학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옛날 자료, 그러니까 우화집을 바탕으로 요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번역기의 도움을 받았는지 문장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남았습니다. 물론 현대의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네 번째 장 ‘로마네스크 이코노그라피와 동물 우화’에서는 앞서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로마네스크 건축에서 나타나는 동물형상에 대하여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로마네스크 건축 조각의 목적 중 하나는 상세한 이코노그라피 프로그램을 통하여 성경 이야기와 그 상징을 전달함이다(186쪽)’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중세 유럽사람들은 사제나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맹이었기 때문에 성경말씀을 사제들의 강론을 통하여 아니면 그림과 조각 등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섯 번째 장 ‘동물기호학’이 바로 그런 상징에 대한 해석을 정리한 것입니다. 여섯 번째 장 ‘로마네스크 건축 조각의 사자와 새’는 특히 사자와 새가 관련되어 있는 성경의 의미를 다시 짚었고, 일곱 번째 장 ‘승원 회랑 기둥머리의 동물’에서는 저자가 돌아본 몇몇 승원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의 형상을 사진과 함께 설명합니다.

다양한 자료를 통하여 중세 사원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 형상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유럽을 다시 찾게 되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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