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은 위대하다
임석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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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임신한 여자동료들이 출산하는 날부터 분만휴가를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분만 휴가라고 해도 1개월인가를 쉬고 업무에 복귀했던 것 같습니다.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만, 요즈음은 분만휴가에 육아휴직까지 더해서 모성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 아빠도 필요한 경우에는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요즘 젊은이들은 참 좋은 세상을 살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아빠의 육아휴직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결정인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육아휴직을 경험하신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쓴 책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빠의 육아휴직은 위대하다> 역시 이런 위대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쓰신 임석재박사님은 <독서사락: http://blog.yes24.com/document/7991268>으로 벌써 만나본 분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재미를 잘 아시는 분입니다. 육아휴직이라는 쉽지 않은 결심을 하시면서 그 과정을 정리해서 누군가와 공유해보자는 숭고한(?) 사명감을 가지셨던 것 같습니다.

임석재님께서 근무하시는 곳에서는 육아휴직으로 1년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4월 2일부터 시작한 육아휴직 기간 동안에 있었던 일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의 순서로 정리해놓았습니다. 글 내용으로 보아서는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직한 1개월 뒤까지의 일도 포함한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육아휴직 기간 중에 일기처럼 매일 글을 쓰셨을 터인데 날자가 적혀있지 않아 언제 적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계절이 언제였다는 정도? 베트남과 라오스를 여름에 다녀오신 것 같습니다만, 사실 이 지역을 여행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계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더운 곳이다 보니 낮 시간에는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516꼭지의 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보면 하루 평균 1.4꼭지의 글을 쓰신 셈입니다. 글들이 한쪽을 넘어가는 것은 없고 어떤 글을 반쪽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글의 주제에 따라서 길이에 구애받지 않고 생각을 정리하신 듯합니다. 다섯 살짜리 사내아이의 생각이 참 깜찍하다는 느낌이 드는 대목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사가 쉽지 않다는 점을 조금은 일깨워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대목도 없지는 않습니다.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과연 앞으로의 삶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 생각해볼 일 아니겠습니까?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가운데 저자의 아내를 제외하고는 아들 중심으로 호칭이 정리되는 것도 흥미로운 점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고모 등은 모두 아이를 중심으로 보았을 때의 촌수관계입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모두 아빠의 시각으로 관찰하거나 해석한 아이의 행동입니다. 즉 아이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듣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육아휴직 기간 중에 동네도서관에서 하는 다양한 특강도 듣고, 독서지도사, 심리상담사, 마술교육지도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으며, 학회에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아들과 함께 281권의 동화책을 읽었고, 아들과 노는 사이사이에 383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사실 저도 1년에 3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보았습니다만, 거의 종일 책과 씨름을 해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물론 독후감을 쓰는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베트남이나 라오스로 여행을 다녀온 과정이나 국내 여행을 다녀온 과정을 보면 참 쉽게 결정을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사 상품으로 떠나는 해외여행도 준비하는데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하고, 자유여행의 경우는 열흘짜리를 준비하는데 두어 달 걸렸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책표지를 보면 <아빠의 육아휴직은 위대하다>라는 제목에서 ‘아·육·대’라는 머리글자를 강조한 것을 보면 작가님이 젊게 사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아·육·대’는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를 줄인 말이기 때문입니다. 감각있다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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