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승원 회랑 조각에 나타난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의 종교적 상징
이희숙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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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을 다니다보면 아무래도 오래된 성당과 교회 등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런 건물에서 동물의 형상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되는데, 그 의미가 참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궁궐의 지붕에 보면 귀면와라거나, 지붕마루를 따라 늘어서있는 동물의 형상을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수복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웠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목이 아주 깁니다만, <중세 승원 회랑 조각에 나타난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의 종교적 상징>은 유럽의 성당이나 교회 건물에서 볼 수 있는 동물형상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해주는 좋은 책읽기였습니다. 저자는 <이슬람 캘리그라피; http://blog.yes24,com/document/7875624>를 통하여 이미 만나본 이희숙박사님입니다. <이슬람 캘리그라피> 역시 스페인과 모로코 여행에서 만났던 화려하고 기하학적인 이슬람 캘리그래피와 아라베스크를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이희숙박사님은 노르웨이 국립예술디자인대학에서 회화와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시고, 미국 시러큐스대학에서 이슬람관련 응용미술을, 영국 옥스퍼드브룩스대학에서 흰두교, 불교, 기독교와 이슬람 건축을 비교연구하였다고 합니다. 이슬람 예술과 스칸디나비아에 관한 많은 책들을 내셨는데, 이 책도 그런 연구 성과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본다고 합니다만, 유럽에 갈 때마다 만나는 다양한 건축들을 보면서 그저 기둥이 도리아식인지, 이오니아식인지 아니면 코린트식인지 정도만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희숙박사님은 이 책의 서두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로마네스크 건축 조각 기둥머리는 성경 인물, 영웅, 동물, 꽃-식물로 계층을 만든다.” 그러니까 이 책은 <중세 승원 회랑의 초목과 꽃 조각 장식>의 후속편인 셈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승원 회랑을 장식하는 동물 형상이 옛날부터 전해오는 동물에 관한 우화와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장 ‘동물우화집’은 서양에 전해 내려온 동물우화집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살펴보았습니다. 두 번째 장은 ‘중세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입니다. 같은 주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만, 동물우화집이 동물들의 특성을 설명한 것이라고 한다면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은 그 특성을 종교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이해하였습니다. 세 번째 장 ‘동물 속성과 상징’은 제목 그대로 동물들의 속성과 상징을 정리하였습니다. 동물, 새, 물고기, 곤충, 뱀 등의 순서로 다양한 생물종을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생물학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옛날 자료, 그러니까 우화집을 바탕으로 요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번역기의 도움을 받았는지 문장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남았습니다. 물론 현대의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네 번째 장 ‘로마네스크 이코노그라피와 동물 우화’에서는 앞서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로마네스크 건축에서 나타나는 동물형상에 대하여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로마네스크 건축 조각의 목적 중 하나는 상세한 이코노그라피 프로그램을 통하여 성경 이야기와 그 상징을 전달함이다(186쪽)’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중세 유럽사람들은 사제나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맹이었기 때문에 성경말씀을 사제들의 강론을 통하여 아니면 그림과 조각 등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섯 번째 장 ‘동물기호학’이 바로 그런 상징에 대한 해석을 정리한 것입니다. 여섯 번째 장 ‘로마네스크 건축 조각의 사자와 새’는 특히 사자와 새가 관련되어 있는 성경의 의미를 다시 짚었고, 일곱 번째 장 ‘승원 회랑 기둥머리의 동물’에서는 저자가 돌아본 몇몇 승원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의 형상을 사진과 함께 설명합니다.

다양한 자료를 통하여 중세 사원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 형상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유럽을 다시 찾게 되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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