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확장 - 일상과 비일상에서 발견한 깨달음과 삶의 풍요
나승유.김선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께서 보내주신 <삶의 확장>이었습니다. 아마도 전작인 <여행의 확장>을 읽고 독후감을 남긴 인연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11월 초에 다녀온 마카오-홍콩을 여행을 시작하면서 읽어냈습니다. 마카오-홍콩 여행은 1년이 넘는 기간 중단되었던 아내와 함께 가는 해외여행이었습니다. 그 사이 필자 혼자서 다녀온 일본과 중국은 아주 미안하고 마음이 불편했던 여행이었습니다.


전작인 <여행의 확장>1여행의 확장에서 히말라야, 동북아, 아프리카, 순다열도 등 일반적인 해외여행객들에게는 쉽지 않은 곳을 다루었으며, 2일상의 확장에서는 동네, 거실, 우주여행에 관한 사유를 담았던 것처럼 <삶의 확장>에서는 1세상여행에 남미, 인도, 메콩강, 남태평양 등을, 2마음여행에서는 무돌길 한바퀴, 이상한 세계, 식탁여행, 회복여행 등의 제목으로 여행길에서의 사유를 담아냈습니다.


작가들은 서문에서 진정 행복한 삶은 의외로 따분함과 불만에서 시작한다.”라면서 이 책은 불만스러운 삶에서 점차 만족을 얻고, 행복을 채굴하여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사유의 길을 일상과 비일상의 여덟 개 여행을 통하여 제시한다. 이것이 삶의 확장이다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체적으로 앎을 확장하기 위하여 국내와 해외를 여행하는 것과는 다른 맥락인 듯싶습니다. 살아가는 것이 불만족스러워서 여행에 나서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자들은 삶이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면, 지루하다고 느껴진다면 훌쩍 집을 나서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무돌길 여행에서도 저자들의 삶이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처럼 해외여행길 역시 다소 충동적으로 여행지를 결정한 듯하면서도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공들여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수십년 동안 80여개국을 여행한 이유가 사는 것이 지루하고 불만족스러웠기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전작에서처럼 <삶의 확장>에서 다녀온 세상여행길, 남미, 인도, 메콩강, 남태평양 등은 남들이 쉽게 찾지 않는 행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세계테마여행이나 걸어서 세계속으로, 혹은 한국기행과 같은 TV편성에서 보여주는 여행길을 닮았다는 생각입니다. 필자는 사람보다는 그들이 이루어낸 문명이나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을 살펴보는 여행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 이 책의 저자들의 여행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필자가 여행사에서 기획한 상품을 주로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저자들은 스스로 여행계획을 세우고 현지에서 세부사항을 결정하는 자유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하는 방식은 선을 따라가며 점을 찍는 여행사 상품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점에서 머무는 시간이 그리 여유롭지는 않아보인다는 것입니다.


<여행의 확장>에서 히말라야, 동북아, 아프리카, 순다열도 등 저에게는 생소한 장소를 담아냈던 것과는 달리 <삶의 확장>에 담고 있는 남미, 인도, 메콩강, 남태평양 등의 여행길은 저도 다녀온 장소들이 적지 않아서 익숙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건축물이나 그들이 사는 방식을 시시콜콜하다 싶을 정도로 적곤 하는 저의 여행기와는 달리 이 책의 저자들은 소략하게 언급하는데 그치는 차이가 있습니다.


선과 점으로 구성되는 여행길에서 점에 해당하는 여행지에 관하여 이야기한 다음에는 길 위의 단상이라는 난을 두어 그곳에서 느낀 점을 아주 짧게 정리해 놓은 것도 눈길을 끌게 만듭니다. 이번에 계획했다가 모객이 되지 않아 무산된 파타고니아를 여행하고서 남긴 눈앞의 경이로운 풍경도 후일 기쁨이나 용기를 줄 수 있는 스토리로 정리하여 간직하지 않는다면 별로 가치가 없다라는 길 위의 단상에 공감하면서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2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영혜님께서 선물해주신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의 남성작가편은 마카오-홍콩 여행에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완독해냈습니다. <로쟈의 한국문학수업(남성작가편)>2020년 발표한 초판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수정보완하였다고 합니다.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에서는 1950년대의 대표적 작가 손창섭로부터 1990년대의 이승우에 이르기까지 10인의 남성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개정판에서는 1950년대의 손창섭을 제외하고 1960년대의 최인훈, 이병주, 김승옥을, 1970년대에는 황석영, 이청준, 조세희, 이문구를, 1980년대에는 김원일, 이문열, 이인성을, 1990년대에는 이승우와 김훈에 이르기까지 12인의 남성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남성 작가들의 경우는 여성 작가들과 비교하여 읽어본 책들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초반에 인용된 작가들의 경우 정치적 성향을 굳이 밝힌 까닭은 잘 모르겠습니다.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은 읽어보았습니다만, 이 작품이 1967년에 김수용감독에 의하여 안개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되었고 가수 정훈희씨가 주제가 안개를 불렀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안개라는 노래는 저도 즐겨 불렀던 노래였습니다. 노랫말은 무진기행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저자는 1960년대 후반에 유독 안개가 제목에 들어가는 노래가 많았던 것은 기존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성립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상징하는 것으로 안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사실은 정치상황을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AI에게 제목에 안개가 들어가는 노래를 검색해보았습니다. 1962년에 현미씨가 밤안개로 등장한 것을 필두로 1964년의 한명숙씨의 밤안개 블루스, 1966년에는 박지연씨의 안개낀 영산강, 1967년에는 정훈희씨의 안개, 배호씨의 안개낀 장춘단 공원, 주현미씨의 안개 속에 가버린 사랑등이 있습니다. 노랫말은 대체적으로 외로움과 슬픔을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정치적 색채나 가치관의 변화를 이야기할 정도로 형이상학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이해됩니다.


조세희 작가를 이야기하면서 중산층이 궤멸된 이유로 자본주의의 모순을 짚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이 몰락한 주요 원인으로는 집값 상승, 고용불안과 소득 불균형, 극단적인 양극화 등의 사회적 불안과 갈등, 세대간의 갈등의 심화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현상을 촉발시킨 것이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면 자본주의의 모순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여성작가편)>의 독후감에서도 짚었습니다만, 이 책의 저자 역시 한국 소설에서는 유난히 자살로 끝을 맺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고 했습니다. 흠모하던 유명인이 죽은 뒤에 따라 목숨을 끊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합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 뒤로 독일에서 다수의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의 죽음을 따라 자살했던 것에서 나온 용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율이 높은 원인 가운데 유명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문제해결이 어려운 상황에서 처한 주인공이 죽음으로 문제를 회피한다는 설정을 선택하는 것도 일조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죽음을 선택하는 것 말고 신박한 해결방안을 내놓는 것도 작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가 작가 지망생의 습작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상황이 꼬이면 등장인물이 죽는다고 설정하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수습하다보니 작품이 끝날 때까지 적지 않은 등장인물이 죽음을 맞아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죽음으로는 문제가 해결된다기보다는 문제를 회피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수동적이가 가학적인 문제해결방안보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문제해결방은을 창안해내는 것이 작가로서의 소명이 아닐까 합니다.

 

로쟈의 한국문학수업(남성작가편)

 

이현우 지음

352

20210128

추수밭 펴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여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0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사 펀트래블이 1월에 주관한 일본근대문학기행과 10월에 주관한 중국현대문학기행을 함께 다녀온 이영혜님께서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의 남성작가편과 여성작가편 두 권을 선물해주셨습니다. 지난주에 떠난 마카오-홍콩 여행길에서 읽었습니다. 낮에는 차를 타고 길게 이동하는 일정이 없고, 밤에서 야경을 보는 일정 때문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은 세계문학에 관한 강의를 오래 해오면서 쌓은 앎을 바탕으로 한국현대문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모색해보는 시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2020년에 남성작가 중심으로 정리했던 것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여성작가편을 별도로 다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90분에 걸쳐 진행된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구성하였습니다.


1960년대의 대표적 여성작가 강신재로부터 2010년대의 대표적 여성작가 황정은에 이르기까지 10인의 여성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196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로는 강신재, 박경리, 전혜린을, 1970년대에는 박완서를, 198년대에는 오정희와 강석경을, 1990년대에는 공지영과 은희경을, 2000년대에는 신경숙을 2010년대에는 황정은 등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다른 작품은 물론 작가의 삶와 어롤까지 두루 섭렵하여 설명해놓았습니다.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에는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기 위하여 여성지를 구매하기도 했습니다만, 그 시기를 지나고서는 소설을 별로 읽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의 대표작 가운데 읽어본 책이 별로 없습니다. 읽어본 책에서도 저자가 짚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내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책들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자칫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는 책읽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저자와는 논할 정도는 아니지만 세대차가 느껴지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강석경의 숲속의 방에 등장하는 소양이 뚜렷한 목적 없이 종로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데, 당시의 표현으로 종로통 아이들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가 재수를 하던 1970년대 초반에는 재수학원을 중심으로 대성학원이 있는 광화문통 아이들과 종로학원이나 양영학원을 다니는 종로통 아이들이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적어도 목적 없이 광화문이나 종로를 헤매고 다니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박경리 작가하면 토지가 떠오르는 이유는 결혼하면서 아내가 가져온 토지를 독파한 것과 그 무렵 최수지 배우가 주연을 맡았던 TV연속극을 본방사수해가면서 시청할 정도로 매몰되어 있었끼 때문일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김약국의 딸들을 중심으로 박경리 작가에 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박경리의 문학은 전반적으로 대작 토지로 대변된다. 그 이전 작품들은 다 토지에 이르는 여정으로 간주된다.”라고 하면서도 말입니다. 이와 같은 박경리 작가의 작품 성격은 기승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귀결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공지영 작가를 이야기하면서 그녀가 활동했던 1990년대에 발표된 작품들의 경향을 후일담 문학이라고 묶었는데, 이는 1989년대의 후유증 내지는 상흔을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다른 분야에서도 흔히 블 수 있는 대목인데, 잘 나가는 무엇이 등장하면 그것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는 대목입니다. 그러니까 고집스럽게 자기만의 무엇을 지켜나갈 수 없는 토양이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다보니 얄팍한 독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질 무렵에서야 새로운 시도가 등장하고 그 가운데 새로운 관심을 끌어낸 경향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동시대의 문학에서 다양성을 논할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책읽기를 마치고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높은 이유에 작가들이 기여한 바는 없었는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면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들지 않고 무기력하게 자살을 선택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경향은 없었는지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생연 - 열여덟 번째 봄
장아이링 지음, 홍민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지난 10월 말에 펀트래블의 중국문학기행의 후반은 상하이에서의 일정이었습니다. 상해 일정의 첫날 루쉰공원에 있는 윤봉길의사 기념관을 살펴보고 상해임시정부청사를 방문하는 애국적(?)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두 번째 날 아침에는 예원이라는 중국정원을 구경하고 그 동네에서 점심을 먹은 뒤에는 상하이수청(上海書城)이라는 서점에 갔는데, 4층 건물이 온통 서점이어서 놀랐습니다. 이어서 서가응서원을 방문했다가 장아이링의 소설 ,(.)를 촬영한 우캉맨션과 근처에 있는 바진 고택을 찾아갔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귀국 후에 장아이링의 반생연을 읽게 되었습니다.


장 아이링(張愛玲 )1920년 청나라의 장관이었던 장페이룬(張佩綸)과 리홍장(李鴻章)의 장녀 사이에서 태어난 아버지 장지이(张志沂)와 청나라 해군 장성 황이성(黄翼升)의 손녀 황이판(黄逸梵)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1928년까지 텐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가족이 상하이로 이주하면서 1939년까지의 청년시절을 상하이에서 보냈습니다. 1939년 장학금을 받아 영국의 런던대학에 입학하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홍콩대학 예술학부로 이적하였으나, 1941년 태평양전쟁으로 일본이 홍콩을 점령하면서 1942년 학업을 중단하고 상하이로 돌아왔습니다. 상하이에서 1952년까지 작가로 활동하면서 다수의 선정적인 단편소설과 중,장편 소설을 출판했습니다. 1949년 중국공산당이 상하이를 점령한 뒤에 하향하였지만 당에서 요구하는 바를 다하지 못하여 정치적 압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1952년 중단된 학업을 계속한다는 구실로 홍콩으로 이주하였다가 1955년 난민자격으로 미국에 정착하여 작품활동을 이어갔습니다.


1948열여덟 번의 봄(十八春)이라는 제목으로 상하이의 이바오(亦报)라는 신문에 연재된 소설로 1950년에 출판사 황관(皇冠)에서 출간되었던 것을 1966년 미국에서 개정하여 반생연(Half a Lifelong Romance)이라는 제목으로 타이완에서 재출간되었습니다. 2014년 카렌 킹스베리가 영어로 번역하였습니다. 반생연열여덟 번의 봄의 내용과는 다소 다른 점이 있다고 합니다.


반생(Half a Lifelong)이란 의미가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한 끝에 반생이 삶의 절반을 의미한다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통상은 삶의 과정에서 살아온 날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반생연의 줄거리는 센스쥔(沈世鈞)과 구만전(顧曼楨)이라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맺어지지 못하는 과정은 한 마디로 한 편의 막장 연속극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을 읽은 아내가 신문소설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는데, 독후감을 쓰면서 찾아보니 처음에 신문에 연재되었던 것이라고 해서 닭살이 돋았습니다.


이야기의 무대는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진 상하이와 스쥔의 본가가 있는 난징입니다. 대학을 졸업한 스쥔은 대학친구 주수후이(許叔惠)가 일하는 회사에 취직하여 만전을 만나게 됩니다. 셋이서 어울리는 사이 스쥔과 만전을 서로에게 끌리면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결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들까지 개입되기 마련입니다. 만전의 가족들은 언니 만루가 무희로 활동하면서 번 돈으로 살아오다가 나이가 든 언니가 주홍차이(祝鴻才)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홍차이가 만전에게 눈독을 들였던 것이 화를 부르게 됩니다.


만전과 결혼을 결심한 스쥔이지만 만전의 집안과 가까운 장무진이 중간이 끼어들면서 오해가 생겨 두 사람이 다투게 되는데, 그 사이에 홍차이가 밖으로 나도는 것이 불안했던 언니 만루의 지원을 받아 홍차이가 만전을 강간하고 감금한 것입니다. 강간의 결과 아이까지 들어서면서 스쥔과 만전은 재회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한편 스쥔의 집에서도 형수의 사촌동생 쉬추이즈(石翠芝)와 혼담을 추진하지만 스쥔이 미적거리는 바람에 이펑이라는 사람과 약혼까지 했다가 만전과 함께 난징을 찾아왔던 수후이에게 끌린 추이즈가 약혼을 깨고, 이펑은 추이즈의 친구와 전격적으로 결혼을 하게 됩니다. 만전을 만날 수 없었던 스쥔은 만전이 장무진(张慕瑾)과 결혼한 것이라 오해하고 추이즈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스쥔이 만전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처럼 추이즈 역시 수후이를 마음에 담고 살아왔던 모양입니다.


스쥔과 만전이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눈 기간이 4년이고, 14년 뒤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는 18년의 세월이 반생이라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수쥔과 만전을 둘러싼 젊은이들의 사랑과 결혼 과정은 신문소설을 끌어가는 힘이었다고 한다면 형부 홍차이가 언니 만루의 도움을 받아 만전을 강간하고 임신을 시키기까지 한다는 설정을 막장 연속극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중국 전통의 가정형태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에 우연히 만난 스쥔과 만전이 흘러간 세월을 되돌릴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사이 스쥔의 아내 추이즈 역시 오랜 세월 마음에 담고 있던 스후이와 이별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매조지하는 것은 만전이 형부 홍차이가 만전을 강간하고 감금하는 등 파격적인 이야기 전개와는 달리, 이야기의 마무리가 애매모호하다는 점도 짚어야 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의 지도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10월에 펀트래블의 중국현대문학기행을 하면서 읽었던 책입니다. 여행길에 이 책을 읽기로 한 것은 이 세상에는 지금 최대한 많은 지적 낙관주의와 진정한 행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작가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돈키호테 같은 여행길에 나섰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올해 1월에 펀트래블의 일본근대문학기행을 시작으로 10월에는 중국현대문학기행을 하게 된 것은 필자만의 행복추구의 일환이었던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시작한 작가의 여행길은 스위스, 부탄, 카타르, 아이슬란드, 몰도바, 태국, 영국, 인도를 거쳐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이어집니다. 작가가 네덜란드에서 시작한 이유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 있는 에라스무스 대학에서 나온 행복경제학 연구의 내용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루트 벤호벤 교수를 만나 행복을 연구하게 된 이유와 그 결과를 듣고 어디를 찾아갈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던가 봅니다.


세계행복데이타베이스(World Database of Happiness, WDH)는 삶의 질에 대한 주관적 인식에 대한 연구결과를 수집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행복은 개인이 자신의 삶의 질을 전체적으로 호의적으로 판단하는 정도로 정의된다고 합니다. 행복은 정서의 향락적 수준(즐거운 정서가 지배하는 정도)와 만족감(욕구의 인지된 실현) 등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2023년에는 행복에 관한 16,000개의 과학출판물을 분석하여 23,000개의 분포결과(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해)24,000개의 상관관계 결과(더 많은 행복과 더 적은 행복과 관련된 요인에 대해)가 추출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목록을 만드는 데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곳에서 얻은 자료와 자신의 육감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행복의 지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앞서 들은 10개의 국가들이 선정된 이유는 다양합니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행복은 끝없는 관용에서 온다라고 간단하게 정리하였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스위스를 찾아갔다고 합니다. 스위스의 경우는 조용한 만족감이다라고 정리되었습니다. 스위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시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스위스 사람들이 과연 행복한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길지 않은 여행에서 만난 제한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그나라의 행복에 대하여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요?


이어진 나라는 부탄입니다. 행복이 국가의 최대 목표라는 부탄은 흔히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2024년 사이에 143개국의 국가행복지수의 평균점수에 따른 국가행복지수의 순위 60위 안에 들지 못한 것 같습니다. 1위는 핀란드이고, 2위는 덴마크, 3위는 아이슬란드입니다. 작가의 여행이 시작된 네덜란드는 5위에 올라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룬 10개 나라들 가운데 60위 안에 드는 나라는 네덜란드(5), 아이슬란드(3), 스위스(13), 영국(23), 미국(24), 태국(49) 등이며 부탄, 몰도바, 인도, 카타르 등은 60위 안에 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작가가 몰도바를 여행한 이유는 행복한 곳을 돋보이게 해줄 정도로 불행한 나라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몰도바는 행복의 지도에 포함되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행복을 찾아 여행하기 위하여 WDH를 참조했다고 하면서 여행지에서는 상위에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 선택되지 않은 것을 보면 행복에 대한 작가의 주관이 객관적이지 못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방문국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고 묻는 것으로 그 나라가 얼마나 행복한지 가늠한다는 것도 적절한가 싶기도 합니다. 면담할 사람도 알음알음으로 선택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보였습니다. 결국 작가가 이야기하는 행복의 지도라는 제목이 적절한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도달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일하게 기억할만한 대목은 낯선 땅을 떠돌 때, 별 다섯 개짜리 호텔의,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편안한 만큼 위안이 되는 것은 없다.(171)”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