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여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0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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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펀트래블이 1월에 주관한 일본근대문학기행과 10월에 주관한 중국현대문학기행을 함께 다녀온 이영혜님께서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의 남성작가편과 여성작가편 두 권을 선물해주셨습니다. 지난주에 떠난 마카오-홍콩 여행길에서 읽었습니다. 낮에는 차를 타고 길게 이동하는 일정이 없고, 밤에서 야경을 보는 일정 때문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은 세계문학에 관한 강의를 오래 해오면서 쌓은 앎을 바탕으로 한국현대문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모색해보는 시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2020년에 남성작가 중심으로 정리했던 것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여성작가편을 별도로 다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90분에 걸쳐 진행된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구성하였습니다.


1960년대의 대표적 여성작가 강신재로부터 2010년대의 대표적 여성작가 황정은에 이르기까지 10인의 여성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196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로는 강신재, 박경리, 전혜린을, 1970년대에는 박완서를, 198년대에는 오정희와 강석경을, 1990년대에는 공지영과 은희경을, 2000년대에는 신경숙을 2010년대에는 황정은 등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다른 작품은 물론 작가의 삶와 어롤까지 두루 섭렵하여 설명해놓았습니다.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에는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기 위하여 여성지를 구매하기도 했습니다만, 그 시기를 지나고서는 소설을 별로 읽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의 대표작 가운데 읽어본 책이 별로 없습니다. 읽어본 책에서도 저자가 짚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내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책들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자칫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는 책읽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저자와는 논할 정도는 아니지만 세대차가 느껴지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강석경의 숲속의 방에 등장하는 소양이 뚜렷한 목적 없이 종로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데, 당시의 표현으로 종로통 아이들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가 재수를 하던 1970년대 초반에는 재수학원을 중심으로 대성학원이 있는 광화문통 아이들과 종로학원이나 양영학원을 다니는 종로통 아이들이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적어도 목적 없이 광화문이나 종로를 헤매고 다니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박경리 작가하면 토지가 떠오르는 이유는 결혼하면서 아내가 가져온 토지를 독파한 것과 그 무렵 최수지 배우가 주연을 맡았던 TV연속극을 본방사수해가면서 시청할 정도로 매몰되어 있었끼 때문일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김약국의 딸들을 중심으로 박경리 작가에 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박경리의 문학은 전반적으로 대작 토지로 대변된다. 그 이전 작품들은 다 토지에 이르는 여정으로 간주된다.”라고 하면서도 말입니다. 이와 같은 박경리 작가의 작품 성격은 기승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귀결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공지영 작가를 이야기하면서 그녀가 활동했던 1990년대에 발표된 작품들의 경향을 후일담 문학이라고 묶었는데, 이는 1989년대의 후유증 내지는 상흔을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다른 분야에서도 흔히 블 수 있는 대목인데, 잘 나가는 무엇이 등장하면 그것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는 대목입니다. 그러니까 고집스럽게 자기만의 무엇을 지켜나갈 수 없는 토양이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다보니 얄팍한 독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질 무렵에서야 새로운 시도가 등장하고 그 가운데 새로운 관심을 끌어낸 경향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동시대의 문학에서 다양성을 논할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책읽기를 마치고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높은 이유에 작가들이 기여한 바는 없었는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면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들지 않고 무기력하게 자살을 선택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경향은 없었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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