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지도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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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에 펀트래블의 중국현대문학기행을 하면서 읽었던 책입니다. 여행길에 이 책을 읽기로 한 것은 이 세상에는 지금 최대한 많은 지적 낙관주의와 진정한 행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작가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돈키호테 같은 여행길에 나섰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올해 1월에 펀트래블의 일본근대문학기행을 시작으로 10월에는 중국현대문학기행을 하게 된 것은 필자만의 행복추구의 일환이었던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시작한 작가의 여행길은 스위스, 부탄, 카타르, 아이슬란드, 몰도바, 태국, 영국, 인도를 거쳐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이어집니다. 작가가 네덜란드에서 시작한 이유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 있는 에라스무스 대학에서 나온 행복경제학 연구의 내용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루트 벤호벤 교수를 만나 행복을 연구하게 된 이유와 그 결과를 듣고 어디를 찾아갈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던가 봅니다.


세계행복데이타베이스(World Database of Happiness, WDH)는 삶의 질에 대한 주관적 인식에 대한 연구결과를 수집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행복은 개인이 자신의 삶의 질을 전체적으로 호의적으로 판단하는 정도로 정의된다고 합니다. 행복은 정서의 향락적 수준(즐거운 정서가 지배하는 정도)와 만족감(욕구의 인지된 실현) 등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2023년에는 행복에 관한 16,000개의 과학출판물을 분석하여 23,000개의 분포결과(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해)24,000개의 상관관계 결과(더 많은 행복과 더 적은 행복과 관련된 요인에 대해)가 추출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목록을 만드는 데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곳에서 얻은 자료와 자신의 육감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행복의 지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앞서 들은 10개의 국가들이 선정된 이유는 다양합니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행복은 끝없는 관용에서 온다라고 간단하게 정리하였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스위스를 찾아갔다고 합니다. 스위스의 경우는 조용한 만족감이다라고 정리되었습니다. 스위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시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스위스 사람들이 과연 행복한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길지 않은 여행에서 만난 제한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그나라의 행복에 대하여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요?


이어진 나라는 부탄입니다. 행복이 국가의 최대 목표라는 부탄은 흔히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2024년 사이에 143개국의 국가행복지수의 평균점수에 따른 국가행복지수의 순위 60위 안에 들지 못한 것 같습니다. 1위는 핀란드이고, 2위는 덴마크, 3위는 아이슬란드입니다. 작가의 여행이 시작된 네덜란드는 5위에 올라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룬 10개 나라들 가운데 60위 안에 드는 나라는 네덜란드(5), 아이슬란드(3), 스위스(13), 영국(23), 미국(24), 태국(49) 등이며 부탄, 몰도바, 인도, 카타르 등은 60위 안에 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작가가 몰도바를 여행한 이유는 행복한 곳을 돋보이게 해줄 정도로 불행한 나라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몰도바는 행복의 지도에 포함되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행복을 찾아 여행하기 위하여 WDH를 참조했다고 하면서 여행지에서는 상위에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 선택되지 않은 것을 보면 행복에 대한 작가의 주관이 객관적이지 못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방문국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고 묻는 것으로 그 나라가 얼마나 행복한지 가늠한다는 것도 적절한가 싶기도 합니다. 면담할 사람도 알음알음으로 선택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보였습니다. 결국 작가가 이야기하는 행복의 지도라는 제목이 적절한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도달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일하게 기억할만한 대목은 낯선 땅을 떠돌 때, 별 다섯 개짜리 호텔의,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편안한 만큼 위안이 되는 것은 없다.(171)”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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