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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2 ㅣ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이영혜님께서 선물해주신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의 남성작가편은 마카오-홍콩 여행에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완독해냈습니다. <로쟈의 한국문학수업(남성작가편)>은 2020년 발표한 초판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수정보완하였다고 합니다.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에서는 1950년대의 대표적 작가 손창섭로부터 1990년대의 이승우에 이르기까지 10인의 남성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개정판에서는 1950년대의 손창섭을 제외하고 1960년대의 최인훈, 이병주, 김승옥을, 1970년대에는 황석영, 이청준, 조세희, 이문구를, 1980년대에는 김원일, 이문열, 이인성을, 1990년대에는 이승우와 김훈에 이르기까지 12인의 남성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남성 작가들의 경우는 여성 작가들과 비교하여 읽어본 책들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초반에 인용된 작가들의 경우 정치적 성향을 굳이 밝힌 까닭은 잘 모르겠습니다.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은 읽어보았습니다만, 이 작품이 1967년에 김수용감독에 의하여 『안개』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되었고 가수 정훈희씨가 주제가 『안개』를 불렀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안개』라는 노래는 저도 즐겨 불렀던 노래였습니다. 노랫말은 『무진기행』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저자는 1960년대 후반에 유독 ‘안개’가 제목에 들어가는 노래가 많았던 것은 기존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성립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상징하는 것으로 ‘안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사실은 정치상황을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AI에게 제목에 ‘안개’가 들어가는 노래를 검색해보았습니다. 1962년에 현미씨가 『밤안개』로 등장한 것을 필두로 1964년의 한명숙씨의 『밤안개 블루스』, 1966년에는 박지연씨의 『안개낀 영산강』, 1967년에는 정훈희씨의 『안개』, 배호씨의 『안개낀 장춘단 공원』, 주현미씨의 『안개 속에 가버린 사랑』등이 있습니다. 노랫말은 대체적으로 외로움과 슬픔을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정치적 색채나 가치관의 변화를 이야기할 정도로 형이상학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이해됩니다.
조세희 작가를 이야기하면서 중산층이 궤멸된 이유로 자본주의의 모순을 짚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이 몰락한 주요 원인으로는 집값 상승, 고용불안과 소득 불균형, 극단적인 양극화 등의 사회적 불안과 갈등, 세대간의 갈등의 심화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현상을 촉발시킨 것이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면 자본주의의 모순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로쟈의 한국문학수업(여성작가편)>의 독후감에서도 짚었습니다만, 이 책의 저자 역시 한국 소설에서는 유난히 자살로 끝을 맺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고 했습니다. 흠모하던 유명인이 죽은 뒤에 따라 목숨을 끊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합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 뒤로 독일에서 다수의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의 죽음을 따라 자살했던 것에서 나온 용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율이 높은 원인 가운데 유명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문제해결이 어려운 상황에서 처한 주인공이 죽음으로 문제를 회피한다는 설정을 선택하는 것도 일조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죽음을 선택하는 것 말고 신박한 해결방안을 내놓는 것도 작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가 작가 지망생의 습작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상황이 꼬이면 등장인물이 죽는다고 설정하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수습하다보니 작품이 끝날 때까지 적지 않은 등장인물이 죽음을 맞아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죽음으로는 문제가 해결된다기보다는 문제를 회피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수동적이가 가학적인 문제해결방안보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문제해결방은을 창안해내는 것이 작가로서의 소명이 아닐까 합니다.
로쟈의 한국문학수업(남성작가편)
이현우 지음
352쪽
2021년 01월 28일
추수밭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