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프라하 (2018) - 여행을 즐기는 가장 빠른 방법 인조이 세계여행 12
문은정, 김지선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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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을 여행할 계획입니다. 물론 여행사에서 가이드를 붙여서 가는 단체여행의 경우 여행지여서 주로 보게 될 것들에 대하여 조사를 하면 준비가 끝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동유럽여행에는 빈과 프라하에서 자유관광을 할 기회가 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나만의 여행일정을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나와 있는 책을 조사하다 보니 넥서스에서 자유여행자를 위한 ‘ENJOY’기획물에서 프라하편을 발견했습니다.

 

이제는 잊혀져가고 있는 TV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프라하이기도 합니다. 유럽에 공부를 하러 갔다가 시작한 유럽여행에 홀렸다는 문은정, 김지선 두 분의 여행작가들이 발품을 팔아 만들었다는 <ENJOY 프라하>는 먼저 여행일정에 따른 추천코스를 먼저 소개합니다. 그리고 프라하를, 신시가지, 말라스트라나(소지구), 프라하 성과 흐라드차니, 구시가지, 유대인지구, 빅셰흐라드 그리고 그 밖의 구역으로 나누어 볼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구역별로 best tour코스를 소개합니다. 예를 들면 신시가지에서는 프라하 오페라극장에서 출발하여 국립박물관, 바츨라프 광장, 무하 박물관, 나프르지코페 거리, 국립극장, 댄싱 빌딩, 드로브자크 박물관까지 걸어서 돌아보는 약 1시간 정도의 코스입니다. 각각의 구역에 대한 작은 지도들을 별책으로 준비하고 있어서 간단하게 들고 길을 나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 노선도는 물론 천문시계탑에서는 시계구경에 빠져 휴대품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경고도 빠트리지 않았군요.

 

각 구역에 있는 대표적인 볼거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은 조금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신시가지에 있는 드보르자크 박물관에서 드보르자크를, 소지구에 있는 카를교에서는 체코에서 가장 존경받는 가톨릭성인 얀 네포무츠키를, 그리고 성 미쿨라세 성당에서는 성 미쿨라세를, 카프카 박물관에서는 프란츠 카프카를, 구시가지광장의 얀 후스동상이 있는 곳에서는 얀 후스를, 스메타나박물관에서는 스메타나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지난 번 발칸을 여행하면서 프라하의 루지네공항으로 입국을 했는데,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리는 순간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의 2악장 ‘블타바’가 흘러나왔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마도 루지네공항에 도착하는 모든 체코항공기에서는 이 음악을 틀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국적기들은 대체적으로 자사의 로고송을 틀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외국에도 많이 알려진 안익태선생님의 코리아 환상곡을 들려주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밖에도 자유여행가들을 위한 프라하인근의 소도시는 물론 성(城), 쇼핑, 이색적인 박물관, 공연, 맛집, 블타바강의 크루즈여행 등 다양한 테마여행에 관한 것들도 다루었습니다. 당연히 프라하의 교통편이라거나, 숙소, 프라하에서 해봐야 할 일 등 다양한 읽을거리들을 챙기고 있어서 자유여행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여행가이드가 될 것 같습니다. 숙소의 경우는 호텔에서부터 호스텔, 민박에 이르기까지 많지는 않지만 다양한 형태의 숙소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우리처럼 짧은 자유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여행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프라하 시내지도와 볼거리 등을 참고해서 일정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물론 가이드를 따라나서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위험이 크지 않은 도시에서는 자유여행 분위기를 만끽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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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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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하여 잘은 모릅니다만, 그래도 어딜 가면 그 곳의 유명한 미술관을 찾아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구경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입니다. 그림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들었기에 나름대로는 그림에 관한 책들도 기회가 될 때마다 읽고는 있지만, 읽고 나면 금세 잊어버리는 것이 한계인 것 같습니다.

<내 생애 마지막 그림>은 재미있게 읽었던 <무서운 그림1;  http://blog.joins.com/yang412/13579670>의 저자 나카노 교코의 작품이라고 해서 관심이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흔히 그림에 관한 책들은 대개 그림에 얽힌 뒷이야기나 작품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내용을 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 생애 마지막 그림>은 보티첼리부터 고흐까지 유럽 미술의 황금기(15~19세기)를 이끈 15인의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하여 두 가지 관점을 주축으로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화가가 갈고 닦은 기술을 바탕으로 살아오면서 경험한 삶에 대한 생각이 작품에 녹아들기 마련일 것 같습니다. 따라서 화가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탄생시키기까지의 노력과 삶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하나의 관점이었고, 두 번째 관점은 화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두 번째 관점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 대하여 저자는 ‘화가가 무엇을 그려왔는지, 삶의 마지막 순간에는 무엇을 그렸는지’라고 요약되는 것이 결국은 ‘화가가 왜 그것을 그릴 수밖에 없었는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기적으로 볼 때 르네상스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활동한 대표적 화가들을 각각 시대적 배경에 맞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교회가 유럽사회을 주도하던 시기에는 성서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 주류를 이루었고, 왕권이 교회보다 강해지면서 왕가와 귀족들이 자신의 성을 장식하기 위하여 신화를 주제로 한 그림과 초상화가 주류를 이루었고, 근세에 이르러 부르주아계급이 등장하면서 현세적이며 일상적인 회화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던 것으로 분류하였습니다. 그래서 신(그리스-로마 신화, 기독교)에 몰두한 화가, 왕과 고용관계를 맺은 화가, 시민계급에 다가선 화가 그룹을 나타내는 ‘화가와 신’. '화가와 왕‘, 화가와 민중’으로 나누었습니다.

라파엘로가 미완으로 남긴 <그리스도의 변용>이나 티치아노의 마지막 작품 <피에타>의 경우처럼 절정기와 비교해 보아도 마지막까지 혁신적인 시도를 꾀한 화가가 있는가 하면, <아펠레스의 중상모략>을 마지막으로 남긴 보티첼리처럼 젊은 날의 모방에 불과할 뿐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 그림을 마지막으로 남긴 경우도 있습니다.

스페인의 톨레도에 갔을 때 산토 토메 교회에 걸려 있던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을 감상하면서 가슴이 뭉클하던 경험이나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걸려 있던 <제 아이를 잡아 먹는 사투르누스> 등의 작품에 전율했던 경험도 있습니다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고야의 마지막 작품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처음 대하는 작품인데, ‘텁수룩한 머리카락과 긴 수염이 모두 하얗게 센 노인이 등을 구부린 채 양손에 지팡이 두 개를 짚고 간신히 서 있다. 배경은 어둡고 깜깜하지만 두 눈은 아직도 번뜩이고 있다’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고야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작품에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라는 제목을 붙여 자신의 의지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시작으로 고흐의 <까마귀 나는 밀밭>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명화를 그려낸 화가들의 삶과 그 삶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읽고 그림을 다시 감상하면서 새로운 느낌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원제는 잘 모르겠으나, 책의 내용으로 보아 <내 생애 마지막 그림>이라는 제목은 저자의 생각이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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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스페인을 걷고 싶다 - 먹고 마시고 걷는 36일간의 자유
오노 미유키 지음, 이혜령 옮김 / 오브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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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를 버킷리스트의 맨 위에 올려놓은 지가 꽤 되었습니다. 그 동안 여기 관련된 책을 수도 없이 읽으면서 꿈을 키워왔던 것인데, 한달반 정도의 시간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서 여전히 꿈에 머물고 있습니다. 언젠가 관련 도서에 리뷰를 쓰면서 ‘반드시 가볼 것’이라고 마무리를 했더니 상사께서 ‘안된다’고 댓글을 달아주셨던 기억도 있습니다.


‘카미노 대 산티아고’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일상이 되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유행을 타고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다녀온 분들이 써낸 책들도 넘쳐나고 있는데, 이젠 외국서적까지 번역하여 소개하기에 이른 것을 보면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가 여행의 대세가 되어가는 모양입니다. <나는 혼자 스페인을 걷고 싶다>는 일본의 여행작가 오노 미유키의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에 관한 기록입니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성년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만, 이 책의 작가 역시 그런 젊은이인가 봅니다. 학생 때 벌써 세계 일주를 떠나 22개국을 돌았다고 하니 말입니다.


작가는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를 세 번이나 다녀왔다고 합니다. 금년에 31살인데 8년 전에 300km를 다음해 나머지 500km를 걸었고, 2년 전에는 전 코스를 따라 갔다고 합니다. 저자가 이 길을 처음 걸은 것이 23살 때였는데, 졸업하고서 취직을 못해 전전긍긍하다 들어간 직장에서 3년쯤 되었을 때 갑자기 생긴 공황장애가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자를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로 이끈 사람은 배제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연구하시는 김양주교수님이었다고 합니다. 21살 때 이스라엘에서 만난 김교수로부터 ‘카미노 대 산티아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였고, 그곳은 무엇을 얻는 곳이 아니라 버리는 곳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고 합니다.


전체 여정을 다시 걷게 된 것은 처음에 나누어 걸었던 것이 아쉬웠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출판사의 기획에 따라 갔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 적은 내용과 현실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은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에 관한 가장 최근의 동향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책읽기의 수확이었다고 할 수 있겠는데, 결론을 말씀드리면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를 버킷리스트의 맨 위에서 한참은 내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곳은 이미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한 여행지라기보다는 누군가와 만나서 사교하는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자 역시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에서 만난 외국인들에 대하여 이름 나이, 하고 있는 일,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에 나선 이유 등을 미주알고주알 적고 있고, 자신이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에 나선 이유를 화두로 삼아 어떤 고민을 했는지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혼자서 생각에 잠길 시간도 없이 바로 카페를 찾아온 순례자들에게 이끌려 함께 수다를 떨었다.(114쪽)”라고 적은 부분이 순례길 전체의 분위기를 한 마디로 요약하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해서 다시 바닷가에 있는 피스테라(저자는 이곳이 땅끝이라고 합니다만, 저는 유럽대륙의 끝은 까보다 호카라고 알고 있습니다)까지는 버스로 다녀왔다는 것입니다. 그곳까지 동행한 마르코스로부터 ‘인생이란 무얼까?’라는 질문을 받고서 ‘글을 쓰며 사는 것’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고 적었습니다. 저자는 이미 3년 전에 작가의 길에 들어서 있었다면서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나는 혼자 스페인을 걷고 싶다>는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에 뜻을 둔 사람들에게는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습니다. 제1부에는 저자가 800km를 주파하는 동안의 기록을, 제2부에서는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의 기초지식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카미노 대 산티아고 걷기’를 다녀온 몇 사람의 짧은 칼럼을 곁들인 것도 특색이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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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권 용어사전 2 - 중남미 문학과 문화 스페인어권 용어사전 2
정경원 외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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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초에 다녀온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 주부터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스페인어권 용어사전>은 라틴아메리카 여행기를 쓰기 위하여 읽은 책입니다. 말 그대로 사전이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의 독특한 구조와 가치에 대하여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 리뷰로 정리합니다. 처음 스페인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쓰면서 자료를 챙기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에 비하면 터키와 발칸반도는 인터넷에 비교적 신뢰할 만한 자료들을 얻을 수 있어서 쉽게 정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남미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자료 때문에 걱정을 했던 것은 저자들이 머리말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자료는 전문적이거나 전문성이 결여된 사람들이 만들어낸 파편적이고 비전문적인 연구결과물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는 정보마저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스페인어 문화권의 인문학 및 문화에 대한 기초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수집, 조사, 분석하여 체계화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기본자료를 구축하기 위하여 <스페인어권 용어사전>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로써 용어의 정확성(사실 스페인어를 배우지 못하였기 때문에 우리말로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옳은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통일성은 물론, 개념의 표준화를 이루고자 하였다는 것입니다.


손에 집히는 대로 책을 열었더니 ‘나스카 라인’이 눈에 뜨였습니다. ‘페루 인헤니오 평지에 그려진 동물 또는 도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나스카 문화의 발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체 크기는 520㎢로 수백 개의 선으로 거대한 도형들이 형성되어 있다. 45m에 달하는 거미, 25m에서 275m까지 크기의 조류들이 그려져 있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체첸이사를 방문했을 때 펠로타 경기장을 구경했는데, 가이드의 설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야사람들에게 펠로타경기는 일종의 의식으로 행해졌는데, 우주의 근원을 형상화한 펠로타 경기를 통하여 마야사람들은 옥수수 창조 신화와 수많은 천문현상들을 재현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고무로 만든 공을 허리와 무릎, 어깨와 팔꿈치로 치면서 게임을 진행하고, 경기장 양쪽의 벽에 걸려 있는 링에 집어넣으면 득점을 하게 됩니다. 경기는 하루 밤과 낮 동안 지속된다고 합니다. 가이드가 설명한 것처럼 경기를 통하여 인신공양을 한다거나, 패배한 진영의 선수를 참수한다거나 하는 식의 역사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더러 목숨을 잃는 선수도 있는데, 이는 승자들을 위해 바쳐진 전쟁포로였다고 합니다. 전쟁포로들은 인신공양의 희생물이 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의식은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마야, 아즈텍, 잉카 문명의 정치, 사회, 경제, 군사 조직 등에 관하여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고,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문학에 대하여도 충분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카를로스 푸엔테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등과 같이 저도 잘 아는 라틴아메리카 작가들과 그들의 대표작들도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여행기를 쓰기 전에 미리 훑어보고 정리를 잘 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440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도 분량이지만, 스페인어 색인 순서대로 나열이 되어 있어서 스페인어를 알면 찾기가 쉽게 되어있는데, 반하여 우리말로 알고 있는 경우에는 쉽게 접근할 수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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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으로 그린 베이징
왕천 지음, 임화영 옮김 / 이담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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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방법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글로 쓰기를 들었고, 이어서 그림으로 남기기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였던 것 같습니다. 보고 들은 것을 모두 정리하기에는 글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본 것을 남기는 방법으로는 그림이 더 나을 듯합니다. 요즈음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막상 나중에 사진을 들여다보면 별로 남은 기억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본 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려면 사물을 잘 관찰해야 하고, 그런 가운데 느낌이 강하게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그림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스케치의 경우는 사물의 핵심 인상을 굵고 간략하게 표현하는데 반하여 세밀화의 경우는 미세한 부분까지도 표현하기 때문에 더욱 현장감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펜으로 그린 베이징>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수년 전에 업무차 베이징을 방문했지만, 체류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천안문 광장에 잠시 서 있었던 것 외에 별다른 구경을 할 여유가 없었가 때문에 베이징에 대한 기억이 별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펜으로 그린 베이징>에 담은 다양한 소재들이 생소하기만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관점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베이징이라는 도시의 역사성이 될 것 같고, 두 번째는 베이징의 모습을 기억에 담아두려는 저자의 놀라운 정성이 될 것 같습니다.


<펜으로 그린 베이징>의 그리고 쓴 작가는 베이징영화학원의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중국국가천문에서 미술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왕천입니다. 중국의 수도로 유구한 역사를 가진 베이징이 최근 들어 불어닥친 개발의 바람을 타고 예스러운 모습들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골목골목에 배어 있는 전통과 문화, 역사의 흔적들을 담아내기 위하여 누각, 고성, 후퉁(胡同)이라고 부르는 골목,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포(老圃), 그리고 발전의 표상이 되는 신도시의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베이징의 다양한 모습들을 펜으로 그려내고 간략한 설명을 붙여두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되면 사진을 찍을 때 어쩔 수 없이 끼어드는 불필요한 존재나 거치장스러운 것을 생략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생략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듯, 골목에 세워둔 자동차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을 슬쩍 그려 넣어 풍광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건물에 가지만 앙상한 나무를 그려 넣거나, 풍성한 숲을 그려 넣음으로 해서 계절감을 담아내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2층의 창밖에 걸어둔 새장까지도 적절하게 배치함으로서 분위기를 달리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돌다리를 그리면서 물 위로 뛰어오르는 잉어를 그려 넣어 역동감을 주기도 합니다.


작가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은 그려낸 건물 가운데 적지 않은 것들이 붕괴의 위험이 있다던가, 개발붐을 타고 사라져 지금은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외세의 침략을 받는 가운데 훼손된 역사적 유적을 그려 침략자들의 반달리즘을 고발하기도 합니다. 그런가하면 베이징 원인(猿人)의 유적이라거나 1,200년이나 된 은행나무를 그려낸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와는 다른 풍물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허녠탕(鶴年堂)이라는 약국은 명나라 가정(嘉靖) 4넌(1525년)에 문을 열었다고 하는데, 중국 역사상 최초로 문인(文人)이 개업한 가장 오래된 약국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과거 중국에서는 약국을 개설하는데 특별한 자격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중국신문만화연구회 쑨이쩡(孫以增)회장은 추천사에서 “이 책이 놓인 내 책상 위에서 마치 천 년 고도 베이징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라고 했는데, 베이징 역사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베이징을 갈 기회가 있으면 들고가서 현장을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섬세한 작품과 설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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