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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권 용어사전 2 - 중남미 문학과 문화 ㅣ 스페인어권 용어사전 2
정경원 외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15년 8월
평점 :
년초에 다녀온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 주부터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스페인어권 용어사전>은 라틴아메리카 여행기를 쓰기 위하여 읽은 책입니다. 말 그대로 사전이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의 독특한 구조와 가치에 대하여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 리뷰로 정리합니다. 처음 스페인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쓰면서 자료를 챙기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에 비하면 터키와 발칸반도는 인터넷에 비교적 신뢰할 만한 자료들을 얻을 수 있어서 쉽게 정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남미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자료 때문에 걱정을 했던 것은 저자들이 머리말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자료는 전문적이거나 전문성이 결여된 사람들이 만들어낸 파편적이고 비전문적인 연구결과물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는 정보마저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스페인어 문화권의 인문학 및 문화에 대한 기초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수집, 조사, 분석하여 체계화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기본자료를 구축하기 위하여 <스페인어권 용어사전>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로써 용어의 정확성(사실 스페인어를 배우지 못하였기 때문에 우리말로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옳은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통일성은 물론, 개념의 표준화를 이루고자 하였다는 것입니다.
손에 집히는 대로 책을 열었더니 ‘나스카 라인’이 눈에 뜨였습니다. ‘페루 인헤니오 평지에 그려진 동물 또는 도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나스카 문화의 발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체 크기는 520㎢로 수백 개의 선으로 거대한 도형들이 형성되어 있다. 45m에 달하는 거미, 25m에서 275m까지 크기의 조류들이 그려져 있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체첸이사를 방문했을 때 펠로타 경기장을 구경했는데, 가이드의 설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야사람들에게 펠로타경기는 일종의 의식으로 행해졌는데, 우주의 근원을 형상화한 펠로타 경기를 통하여 마야사람들은 옥수수 창조 신화와 수많은 천문현상들을 재현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고무로 만든 공을 허리와 무릎, 어깨와 팔꿈치로 치면서 게임을 진행하고, 경기장 양쪽의 벽에 걸려 있는 링에 집어넣으면 득점을 하게 됩니다. 경기는 하루 밤과 낮 동안 지속된다고 합니다. 가이드가 설명한 것처럼 경기를 통하여 인신공양을 한다거나, 패배한 진영의 선수를 참수한다거나 하는 식의 역사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더러 목숨을 잃는 선수도 있는데, 이는 승자들을 위해 바쳐진 전쟁포로였다고 합니다. 전쟁포로들은 인신공양의 희생물이 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의식은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마야, 아즈텍, 잉카 문명의 정치, 사회, 경제, 군사 조직 등에 관하여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고,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문학에 대하여도 충분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카를로스 푸엔테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등과 같이 저도 잘 아는 라틴아메리카 작가들과 그들의 대표작들도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여행기를 쓰기 전에 미리 훑어보고 정리를 잘 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440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도 분량이지만, 스페인어 색인 순서대로 나열이 되어 있어서 스페인어를 알면 찾기가 쉽게 되어있는데, 반하여 우리말로 알고 있는 경우에는 쉽게 접근할 수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