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사회를 넘어, 안심사회의 조건 - 위험사회 한국의 소통현실 성찰 그리고 안전국가-안심사회
김원제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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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만 되면 우리나라를 위험에서 반드시 구해내겠다는 공약을 내걸지만, 정권마다 대형참사가 반복되는 일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위험사회를 넘어, 안심사회의 조건>에서는 여전히 위험한 대한민국 사회를 안심사회로 바꾸어놓을 수 있는 중요한 정책제안을 내놓고 있을 것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위험소통’에 두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국가는 ‘안전(安全)을 얘기하지만, 국민은 걱정과 불안으로 ’안심(安心)‘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안전하다고 강조해도 국민이 믿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라고 서문에 적고 있는 것처럼 결국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위험요소에 대한 모든 정보를 국민들과 공유하면서 이를 극복할 방안을 같이 마련해야만 안심사회가 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위험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라는 전제를 내세우고 있는 셈입니다. 이 책은 ‘문제제기-진단-성찰-대안모색’이라는 사회과학적 연구방식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래서 1장에서는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한 성찰적 아젠다 ‘리스크 코리아’에 대한 문제제기”를 다루었습니다. 2장에서는 “한국사회의 리스크 이슈를 선별하여 소통현실을 진단”합니다. 3장에서는 “위험사회를 극복하고 안전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으로서 안심사회가 구현되어야 하는바, 안심사회는 신뢰시스템에 기반할 때 가능함을 성찰”하였습니다. 4장에서는 “안심사회의 조건으로서 사회적 신뢰회복과 커뮤니케이션 합리화 방안에 대해 모색”하였습니다.

한국사회도 선진국처럼 복합적인 위험이 상존하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바, 이를 극복할 방안을 진즉 마련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해왔다는 문제를 지적합니다. 그리고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중요한 소통의 문제는 어떤가를 짚어보았습니다. 모두 다섯 가지의 사건들을 인용하고 있는데,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원자력을 둘러싼 갈등 이슈, 디지털 리스크(아무래도 이는 미래의 사건이 될 가능성 때문인 듯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시생활, 식품, 먹는 물, 가습기 살균제, 기후변화 등 우리네 생활을 둘러싼 위해요소들을 개별적으로 짚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정부가 상황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감추려 하고, 당사자들을 호도하려는 경향이 여전하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움직임은 논외로 한 듯한 인상입니다. 정부나 전문가들이 국민들을 일자무식으로 간주하고 같이 논의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식입니다. 상황을 정리할 때는 상황을 둘러싼 모든 요소들을 대상으로 분석하고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는 과거의 모현역 사고와 겹쳐 보이고, 메르스 사태는 멕시코발 돼지독감 사태가 겹쳐 보입니다. 원자력을 둘러싼 갈등은 사전예방도 중요하겠습니다만, 소련이나 일본에서 일어난 원자로 관련 사고와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의 현황과 면밀하게 비교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은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요소관리의 과정, 즉, 위험분석, 위험관리, 위험소통 등의 요소에서 최선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는 저자의 제안에는 완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문가들에 내놓는 위험분석이나 위험관리 등에 관한 과학적 자료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데서 문제가 출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촛불집회가 망각되고, 왜곡되고, 폄훼되었다는 분석에는 동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과학적 자료가 나타내는 방향을 관련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람이 나서서 왜곡하여 시민들의 사고판단에 오류를 일으킨 부분이 분명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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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카피 - 카피라이터가 말하는 카피 쓰기의 모든 것
민재희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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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copy)’라는 단어를 제대로 챙겨보았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카피는 ‘복제’ 혹은 ‘모방’이라는 의미로 옮김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원래는 파리의 오트쿠튀르(haute couture) 등에서 발표된 오리지널 작품을 다른 어패럴 메이커가 라이선스(license)료를 지불하고 복제, 양산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원작자의 허가를 받지 않고 복제하는 것은 카피가 아닌 셈입니다. ‘카피(copy)’라는 단어에 들어있는 또 다른 의미는 광고나 직접마케팅에서 사용하는 문장을 말한다고 합니다. 패션계에서의 카피는 충분히 숨은 뜻을 알 듯한데, 광고나 마케팅업계에서의 의미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위키피디아에서 카피(copy)의 뜻을 찾아보았습니다. 다양한 형태로 원본을 복제한다는 의미 이외에도 무선통신에서 상대의 말을 제대로 수신했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가하면 MS DOS와 윈도우 체계에서의 명령어 가운데 하나입니다. 광고나 마케팅업계에서 사용한다는 카피는 출판물에서 사진이나 레이아웃 등을 비롯한 다른 요소와는 달리 글로 쓰인 내용을 포괄하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광고나 마케팅에서만 특별하게 적용되는 의미는 아닌 셈입니다. 그러니까 ‘문장’ 정도로 옮기면 어느 정도 의미를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점점 외래어 사용에 거부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올 댓 카피>는 카피를 쓰는 직업, 즉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다가 마케팅을 겸하고 있는 민재희님이 ‘카피에 관한 모든 것’을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쓴 책입니다. 출판사는 리뷰의 첫머리에서 “호캉스 가서 탕진잼. 남은 건 텅장과 롬곰옾눞”이라는 문장이 “이 무슨 끔찍한 혼종인가! 싶다가도 슬쩍 부러운 마음이 든다.”라고 했습니다. ‘나는 왜 이런 생각을 못할까?’ 싶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들은 한탄해야만 할 최근의 우리말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올 댓 카피>에 담아낸 카피에 관한 사실들은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즈음 책을 내기 위하여 초고를 마치고 교정과 가다듬기 작업을 진해하고 있어서 더욱 그러합니다. 저자의 말대로 두서없이 생각을 마구 풀어놓았던 초고를 검토하면서 버릴 것은 버리고 더해야 할 것들은 더하고, 읽는 호흡이 매끄럽게 다음어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제목들을 정해야 하는데, 제목은 일단 글내용을 잘 함축할 수 있도록 하고, 그리 길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광고업계에서 말하는 카피를 잘 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올 댓 카피>에 카피라이팅의 시작인 마케팅 지식, 카피를 발상하는 방법, 카피의 다양한 표현법과 그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사례를 소개하였다고 적었습니다. 촌철살인의 카피를 만나게 되면 도대체 어떤 천재가 이런 카피를 썼을까 싶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카피, 당신도 잘 쓸 수 있다!’라고 합니다. 다만 월등한 카피실력은 배움과 익힘이라는 두 날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처음 책을 내기 위하여 원고를 쓰던 20년전과 비교해보면 글 쓰는 일이 많이 수월해졌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오랜 세월에 걸쳐 꾸준하게 글을 써온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창시절,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꾸준하게 공부하고 공부한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글쓰기 역시 단숨에 잘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저 꾸준하게 쓰고 또 쓰다보면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제가 젊었을 적에는 자기 피알의 시대라고 했습니다. 알릴 것은 알리고 피할 것은 피하는 것이 피알이라고도 했습니다. 요즈음에는 피알이 아니라 카피가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알리기 위하여 줄줄이 사탕으로 사설을 늘어놓는 것보다는 핵심이 되는 내용을 짧고 인상 깊게 전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런 생각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올 댓 카피>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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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밥이다 헌법은 밥이다 1
최진열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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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헌법’을 생각해본 것은 학창시절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꽤 오랜 세월을 잊고 살아오던 것인데, ‘헌법’이라는 단어를 다시 듣게 된 것은 아마도 촛불집회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제1조가 회자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덕분인지 <헌법은 밥이다>라는 제목으로 된 책도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국 중세사를 전공한 저자는 촛불집회에 참가하면서 ‘국민이 법을 알고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실감하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분명 민주공화국으로 국민의 의사를 모으는 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것이 민주주의적 절차라고 잘못 알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지 않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역사 가운데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의 절차가 두 차례나 있었고, 그 가운데 하나는 인용되어 대통령이 물러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모두 민주주의가 성장해가는 절차라 생각합니다.

어떻거나 그동안 별 관심 없던 헌법의 역사가, 정확하게는 개헌의 역사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만, 정리된 것을 읽을 기회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헌법학자들도 견해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법이라는 것이 해석하는 것이 쉽지 않을 터입니다. 법하고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전공을 하신 저자가 헌법이 개정된 역사를 짚어보느라 얼마나 고생하였을 것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헌법은 밥이다>의 후속편까지 집필하여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먼저 이 책의 얼개를 살펴보면, 5부분으로 구성하였는데, 1부에서는 개헌의 역사를 정리하고, 2부에서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이 개헌과정에서 자주 변경되었던 부분을 짚었습니다. 3부에서는 이런 개헌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통렬한 비판을 개진하였습니다. 4부에서는 국민주권을 행사하는 투표제도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그리고 5부에서는 대한민국의 헌법이 이렇게 고쳐졌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을 적었습니다.

개헌의 역사를 조문별로 조목조목 비교한 것은 참으로 지난한 일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아주 꼼꼼하게 잘 정리한 것 같습니다. 개헌 당시의 시대상황과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어서 개헌당시를 모두 살아본 것은 아닙니다만, 배워서 알고 있는 것과 직접 경험한 것들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점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중립적 관점을 유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습니다. 역대 대통령은 모두 직함을 배제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하여 현직 대통령은 대통령 혹은 대통령님이라고 적고 있는 것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사랑이 넘치기 때문은 아닐까? 아니면 두려움의 발로라고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혹은 과연 정말일까 싶은 대목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강남으로 상징되는 서울 혹은 도시 사람들이 투기목적으로 땅을 사고 일확천금을 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땅을 빌려 농사짓는 농민들이 많다(8쪽)”는 대목입니다. 소문에는 정부부처의 이전과 관련하여 토지보상을 받은 분들이 강남에 아파트를 사들이는 바람에 강남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월급 받아 열심히 사는 강남사람들이 대부분일 터인데, 왜 강남사람들은 투기꾼의 전형처럼 지탄받아야 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떻든 국민들이 헌법의 정신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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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챌린지 - 6판
제임스 M.쿠제스.배리 Z.포스너 지음, 정재창 옮김 / 이담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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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는 것도 쉽지 않지만, 출간한 책을 보완하여 개정판을 내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같이 열악한 출판환경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 출판한 책이 20년에 걸쳐서 두 차례 개정판을 낼 수 있었던 제 경우는 그야말로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무려 31년에 걸쳐 여섯 번이나 개정판을 낸 <리더십 챌린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리더십 관련 분야에서 말입니다. 그야말로 도전이 아닐 수 없었겠다 싶습니다. 두 저자는 모두 리더십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오면서 연구성과를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강의도 병행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30년 전에 이 책을 쓰기 위하여 다양한 리더들을 만나면서 저자들은 “당신이 리더로서 전성기를 맞이했을 때, 어떤 일을 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이 질문은 지금까지도 같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리더가 구성원을 통해 조직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을 전하려 합니다.

저자들은 현장에서 얻는 자료를 분석하는 실증적 연구를 해오고 있는데, 연구에서 얻은 수 천 가지의 사례와 수만 명으로부터 얻은 설문결과를 분석하여 5가지의 리더십 행동구조를 도출해냈다고 합니다. 저자들이 도출해낸 리더십의 실천원칙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치와 원칙을 명확히 하라, 2.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 3. 새로움에 도전하라, 4. 스스로 행동하게 만들어라, 5. 열정이 우러나게 하라, 등입니다.

<리더십 챌린지>는 먼저 개인이 경험한 최고의 리더십에 대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 이어서 구성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리더의 특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설명한데 이어, 모두 11개의 장을 두어 다섯 가지 원칙을 설명하였습니다.

책을 쓰면서 책내용을 잘 나타내는 제목, 소제목을 정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그럴 연유에서 이 책이 참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소제목들이 본문의 내용을 참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더십 실천 원칙 다섯 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각 원칙에 붙인 실천방법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가치와 원칙을 명확히 하라’라는 원칙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하여 저자들은 1. 가치와 원칙을 명확히 하라, 2. 본보기를 보여라,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라는 원칙에 대하여는 1. 미래의 비전을 설계하라, 2. 구성원을 동참시켜라, ‘새로움에 도전하라’라는 원칙에 대하여는 1. 기회를 찾아라, 2. 실험과 위험을 감수하라, ‘스스로 행동하게 만들어라’라는 원칙에 대하여는 1. 협력하게 만들어라, 2. 구성원들의 힘을 길러주어라, ‘열정이 우러나게 하라’라는 원칙에 대하여는 1. 공헌을 인정하라, 2. 가치와 승리를 축하라라, 3. 리더십은 모든 사람들의 책무다, 라고 말합니다. 어떻습니까 제목만 보아도 무슨 내용을 담았는지 머리속에 그려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현직에서 한발 물러서있는 제가 보기에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한 저자들의 제안이 참으로 타당하다는 생각입니다. 흔히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우리 모두는 리더의 자질을 타고납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리더십 자질이 있습니다. 다만 필요한 것은 그런 자질을 갈고닦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입니다.”라는 저자들의 생각이 아주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매장의 마지막에는 각 장에서 설명한 내용을 실천에 옮기는 방법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설명하고 설명한 내용을 다시 요약하고 있으니 중요한 사항들이 저절로 몸에 배어들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조직을 관리할 때 잘했던 부분과 잘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기억이 분명하게 떠오르면서 진즉 이런 책을 만났어야 좋았겠다 싶은 생각이 남았습니다. 아쉬운 점을 딱 하나 짚자면, 원고의 분량이 많았기 때문인지 활자가 너무 작아서 저와 같은 독자들에게는 읽는데 다소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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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 다시, ‘저녁 없는 삶’에 대한 문제 제기
김영선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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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장성해서 일을 시작하게 되니 자연 제가 일을 시작할 때와 비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졸업을 하고 처음 인턴으로 병원 일을 시작할 때만해도 과목에 따라서는 한 달 당직을 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직을 서는 동안은 병원의 어느 부서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숙소에서 쉬어도 긴장을 풀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요즈음에는 당직근무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직이 아닌 사람은 칼퇴를 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병원에서 일할 때는 주말에도 출근해서 밀린 일을 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을 떠나서 조직을 관리하는 중간관리자로 일할 때는 정시퇴근을 원칙으로 하였습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눈치를 보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인지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를 읽으면서 긴가민가하는 느낌이 한 켠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장시간 노동의 문제점을 짚은 사회학자 김영선님의 전작 <과로 사회>의 후속작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주52시간 근무제도가 정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제도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 노동현장은 여전히 장시간 근무가 일상처럼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야근이라는 형태의 초과근무를 하는 이유로, 업무량이 많아서, 업무의 특성상, 야근을 강요하는 회사분위기, 업무분장이 제대로 안되어서, 상사가 퇴근하지 않아서, 퇴근시간에 임박한 업무요청이 많아서 등의 순서였다고 합니다. 저와 일했던 분들은 적어도 ‘상사가 퇴근하지 않아서’라는 이유를 들지는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의 강도를 두고 이야기할 때는 하고 있는 일의 특성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직장을 결정할 때 통상적인 근무형태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였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일을 시작해보니 야근을 밥 먹듯 한다는 볼멘소리는 어쩌면 그 직장에서 일할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책의 전반을 통하여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직장의 사례로 게임개발업체를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즉 보편적인 근로현장의 현상을 두루 살펴보지 않고 특정한 작업장의 현상을 보편적인 것으로 단정짓는 것을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혹시 게임개발업계에서는 일년 열두 달이 온통 야근으로 점철되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러니까 개발과정의 막바지에 야근이 집중되어 있지만, 그런 시기가 지나면 전체적으로 근무시간의 운용에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또한 외국의 근로현장의 사정과 곧바로 비교하는 것도 적절치 않을 수 있습니다. 노동의 강도나 근무시간의 철두철미한 관리 등 노동문화가 우리의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근무가 반드시 효율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본다면 적절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겠다는 점에는 저도 분명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죽음 혹은 자살이 지나친 업무로 인한 피로가 누적된 결과인지는 명쾌하게 정의할 수 없다는 한계는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러한 죽음은 최대한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겠다는 점도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과로가 유발하는 신체적, 정신적, 관계적, 사회적 오류를 ‘시간마름병’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정의한 것이 독특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다만 아일랜드에서 18세기 중반 아일랜드에서 있었던 대기근의 원인이 된 감자마름병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감자마름병은 유럽전체를 휩쓸었지만 유독 아일랜드에서만 대기근이 발생한 것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감자를 주식으로 하게만든 정치적, 인종적, 종교적, 사회적 요소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이를 영국의 착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고, 과로사를 유발하는 시간마름병 역시 착취구조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우리사회의 장시간 노동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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