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은 밥이다 헌법은 밥이다 1
최진열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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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헌법’을 생각해본 것은 학창시절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꽤 오랜 세월을 잊고 살아오던 것인데, ‘헌법’이라는 단어를 다시 듣게 된 것은 아마도 촛불집회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제1조가 회자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덕분인지 <헌법은 밥이다>라는 제목으로 된 책도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국 중세사를 전공한 저자는 촛불집회에 참가하면서 ‘국민이 법을 알고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실감하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분명 민주공화국으로 국민의 의사를 모으는 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것이 민주주의적 절차라고 잘못 알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지 않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역사 가운데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의 절차가 두 차례나 있었고, 그 가운데 하나는 인용되어 대통령이 물러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모두 민주주의가 성장해가는 절차라 생각합니다.

어떻거나 그동안 별 관심 없던 헌법의 역사가, 정확하게는 개헌의 역사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만, 정리된 것을 읽을 기회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헌법학자들도 견해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법이라는 것이 해석하는 것이 쉽지 않을 터입니다. 법하고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전공을 하신 저자가 헌법이 개정된 역사를 짚어보느라 얼마나 고생하였을 것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헌법은 밥이다>의 후속편까지 집필하여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먼저 이 책의 얼개를 살펴보면, 5부분으로 구성하였는데, 1부에서는 개헌의 역사를 정리하고, 2부에서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이 개헌과정에서 자주 변경되었던 부분을 짚었습니다. 3부에서는 이런 개헌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통렬한 비판을 개진하였습니다. 4부에서는 국민주권을 행사하는 투표제도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그리고 5부에서는 대한민국의 헌법이 이렇게 고쳐졌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을 적었습니다.

개헌의 역사를 조문별로 조목조목 비교한 것은 참으로 지난한 일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아주 꼼꼼하게 잘 정리한 것 같습니다. 개헌 당시의 시대상황과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어서 개헌당시를 모두 살아본 것은 아닙니다만, 배워서 알고 있는 것과 직접 경험한 것들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점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중립적 관점을 유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습니다. 역대 대통령은 모두 직함을 배제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하여 현직 대통령은 대통령 혹은 대통령님이라고 적고 있는 것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사랑이 넘치기 때문은 아닐까? 아니면 두려움의 발로라고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혹은 과연 정말일까 싶은 대목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강남으로 상징되는 서울 혹은 도시 사람들이 투기목적으로 땅을 사고 일확천금을 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땅을 빌려 농사짓는 농민들이 많다(8쪽)”는 대목입니다. 소문에는 정부부처의 이전과 관련하여 토지보상을 받은 분들이 강남에 아파트를 사들이는 바람에 강남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월급 받아 열심히 사는 강남사람들이 대부분일 터인데, 왜 강남사람들은 투기꾼의 전형처럼 지탄받아야 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떻든 국민들이 헌법의 정신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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